자기자본 8.16조·리테일 고객자산 652조…발행어음 판매기반 갖춰
2분기 IB 수익 906억·26% 증가…인가 시 기업금융 운용재원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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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증권 [연합뉴스] |
8월 금융위원회 정례회의 휴지기를 지나 9월로 접어들면서 삼성증권(대표이사 박종문)의 발행어음 인가 절차가 다시 움직일지 주목된다. 지난 7월 거점점포 관련 제재가 기관경고로 확정되면서 심사를 멈춰 세웠던 주요 불확실성은 해소됐다. 삼성증권은 그 사이 자기자본을 8조원 이상으로 늘렸고 리테일 고객자산도 652조원을 넘어섰다. 금융위가 인가 절차를 재개하면 삼성증권은 강점을 가진 자산관리(WM) 고객기반에 발행어음이라는 자체 조달수단을 더해 기업금융(IB)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된다.
31일 금융위원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는 지난 7월31일 정례회의 이후 8월에는 정례회의를 열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삼성증권의 발행어음 인가안이 9월 다시 심사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다만 금융위는 31일 현재 삼성증권 인가안의 9월 상정일이나 의결일을 공식 발표하지 않았다. 따라서 9월은 인가 시점을 단정할 단계라기보다 중단됐던 심사가 실제 재개되는지를 확인할 시점에 가깝다. 금융위원장의 공개 일정에서도 7월31일 정례회의 이후 8월 정례회의는 확인되지 않는다.
삼성증권은 2025년 7월 발행어음 사업을 위한 단기금융업 인가를 신청했다. 이후 금융감독원이 삼성증권 거점점포의 불건전 영업행위와 관련한 제재 절차를 진행하면서 인가 심사가 멈췄다. 금융위가 지난 7월31일 제재 수위를 기관경고로 확정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당초 거론됐던 일부 영업정지보다 제재 수위가 낮아졌고 기관경고은 단기금융업 인가의 결격사유에 해당하지 않아 인가를 가로막던 주요 변수가 해소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삼성증권이 인가를 기다리는 동안 사업 기반도 커졌다. 6월 말 별도 기준 자기자본은 8조1566억원으로 지난해 말 7조6445억원보다 5121억원 증가했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별도 인가를 받아 영위할 수 있다. 발행한도는 자기자본의 200% 이내다. 삼성증권의 6월 말 자기자본을 단순 적용하면 규제상 최대 한도는 약 16조3000억원이다. 실제 조달액은 회사의 발행계획과 시장금리, 자금수요에 따라 이보다 달라질 수 있다.
발행어음 사업에서 삼성증권의 강점으로 꼽을 수 있는 부분은 WM 고객기반이다. 2분기 말 리테일 고객자산은 652조4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31.6% 늘었다. 금융자산 1억원 이상 고액자산가(HNW) 고객도 57만2000명으로 27.5% 증가했다. 랩어카운트 순수수료는 495억원으로 52.1%, 퇴직연금 예탁자산은 28조1000억원으로 20.7% 늘었다.
이 가운데 652조4000억원은 삼성증권이 직접 운용할 수 있는 회사 자금이 아니다. 고객이 주식과 금융상품 등에 맡긴 자산을 합친 규모다. 이 숫자의 의미는 다른 데 있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자기 신용으로 발행하는 상품이어서 삼성증권은 기존 리테일과 HNW 고객을 판매기반으로 활용할 수 있다. 고객이 발행어음을 사면 그때 삼성증권이 받은 자금이 회사의 조달재원이 된다.
삼성증권이 발행어음 사업에 진출하면 조달한 자금의 상당 부분은 기업금융과 연결된다. 금융위는 발행어음 운용자산 가운데 기업금융 관련 자산 비중을 50%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반대로 부동산 관련 자산 한도는 지난해 30%에서 올해 15%로 낮췄고 2027년에는 10%로 더 낮춘다. 대형 증권사가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을 부동산보다 기업금융에 더 공급하도록 유도하는 구조다.
모험자본 공급 의무도 올해부터 강화됐다. 금융위는 올해 발행어음·종합투자계좌(IMA) 조달액의 10%에 해당하는 규모를 종투사의 전체 운용자산에서 모험자본으로 공급하도록 했다. 비율은 2027년 20%, 2028년 25%로 올라간다. 다만 금융위는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돈의 10%를 그대로 모험자본에 투자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별도로 설명했다. 조달액을 기준으로 산출한 의무규모만큼 전체 운용자산에서 모험자본을 공급하면 된다.
삼성증권에는 새로운 조달수단을 받아낼 기업금융 사업도 성장하고 있다. 2분기 IB 부문 수익은 906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6.1% 증가했다. 구조화금융이 794억원을 기록했고 채비와 져스텍 기업공개(IPO), 휴젤 인수금융 등을 수행했다. 발행어음 인가를 받으면 삼성증권은 회사채 발행이나 차입 외에 고객에게 직접 발행어음을 판매해 자금을 조달하고 이를 기업금융 자산 운용에 활용하는 선택지를 추가하게 된다.
이익창출력도 확대됐다. 삼성증권의 2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6758억원, 순이익은 4882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보다 119.0%, 108.1% 증가했다. 1분기에 기록한 분기 최대 실적을 다시 넘어섰다.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은 1조2853억원, 순이익은 9391억원이다. 증시 거래 활성화에 따른 브로커리지뿐 아니라 WM과 IB가 함께 성장했다.
후발주자라는 점은 변수다. 발행어음으로 자금을 많이 조달하는 것만으로 수익성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삼성증권은 고객에게 지급하는 발행어음 금리보다 높은 운용수익을 확보해야 하고 기업대출과 채권·투자자산의 신용위험도 통제해야 한다. 올해부터 강화된 모험자본 의무도 자산 선별 능력을 요구한다.
다만 삼성증권은 과거 인가를 추진할 때보다 출발 기반을 넓혀 놓았다. 자기자본은 8조원을 넘어섰고 리테일 고객자산은 652조원까지 커졌다. IB 수익도 증가하고 있다. 금융위가 9월 인가 절차를 다시 가동하면 쟁점은 단순히 삼성증권이 발행어음 사업자가 되느냐에 그치지 않는다. 대규모 WM 고객기반을 발행어음 판매 경쟁력으로 연결하고, 새로 확보한 조달수단을 기업금융 성장으로 이어갈 수 있느냐가 삼성증권의 다음 사업 확장을 가르는 지점이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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