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사 4만명 넘긴 메리츠화재…1200%룰 앞두고 남은 ‘정착률 39.85%’ 숙제

김연수 기자 / 기사승인 : 2026-06-15 13:5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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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 순이익 손보업계 2위권 도약했지만, 13회차 정착률은 대형사 평균 밑돌아
▲ 메리츠화재 전경. [연합뉴스]

 

오는 7월 법인보험대리점(GA) 설계사까지 ‘1200%룰’이 확대 적용되면서 보험업계의 설계사 확보 경쟁이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 공격적인 영업조직 확대 전략으로 손보업계 2위권까지 올라선 메리츠화재도 이제는 외형 성장보다 조직 안정성과 소비자 신뢰를 증명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1200%룰은 보험계약 첫해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모집수수료와 정착지원금 등 판매비용을 월납 보험료의 12배 이내로 제한하는 제도다. 월 보험료가 10만원인 계약이라면 첫해 지급 가능한 수수료와 지원금은 최대 120만원이다. 과도한 수수료 경쟁과 설계사 스카우트, 기존 계약을 해지하고 새 계약으로 갈아타게 하는 부당 승환계약을 막기 위한 장치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2024년 비대면 영업 플랫폼 ‘메리츠 파트너스’를 도입하며 부업형 설계사 유입을 확대했다. 자영업자, 직장인, 주부, 대학생 등이 모바일로 교육부터 계약 체결까지 진행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하면서 영업조직 규모를 빠르게 키웠다.

성과는 숫자로 나타났다. 메리츠화재의 전속 설계사는 지난해 말 기준 4만3358명으로, 전년 3만2150명보다 1만명 이상 늘었다. 부업형 설계사도 2024년 말 4200명 수준에서 지난해 말 1만2000명, 올해 3월 말 1만5000명으로 증가했다.

실적도 따라왔다. 메리츠화재의 지난해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은 1조6811억원으로 DB손해보험 1조5349억원을 웃돌았다. 삼성화재에 이어 손보업계 2위권으로 올라선 것이다. 설계사 확대와 장기보험 영업 강화가 외형 성장과 이익 개선을 이끈 셈이다.

문제는 성장의 질이다. 공시 자료에 따르면 메리츠화재의 지난해 말 설계사 13회차 정착률은 39.85%였다. 주요 대형 손보사 평균 56.37%보다 약 16.5%포인트 낮다. 최근 3년 연속 주요 손보사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으로 알려졌다.

13회차 정착률은 신규 등록 후 13개월이 지난 시점에도 정상적으로 영업을 이어가는 설계사의 비율이다. 보험업계에서는 이 지표를 단순 인력 유지율이 아니라 계약 유지, 사후 관리, 소비자 신뢰와 연결된 지표로 본다. 설계사 이탈이 잦으면 담당자 변경과 계약 관리 공백이 반복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금융당국도 모집질서 관리에 나서고 있다. 금감원은 보험협회와 함께 ‘판매수수료 제도 안착 TF’를 운영하며 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최근 메리츠화재를 대상으로 모집수수료와 설계사 스카우트 비용 관련 점검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메리츠화재는 “금감원에 접수된 민원 내용의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차원의 점검으로 알고 있다”며 “특별한 위법 사안이 발생해 검사를 받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정착률 지표에 대해서도 메리츠화재는 “회사마다 정착률 관련 지표 산출 기준이 다르며, 당사는 보수적인 기준을 적용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수치가 낮게 나타나는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매달 신규 설계사 유입이 타사 대비 많아 모수가 커지는 구조적 특징도 정착률 산출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메리츠화재의 설계사 확대 전략은 실적 성장의 동력이 됐다. 그러나 1200%룰 시행 이후 보험업계 경쟁의 기준은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단순히 설계사를 많이 확보하는 것보다 확보한 인력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정착시키고, 소비자 계약을 제대로 관리하느냐가 더 중요해진다.

결국 메리츠화재의 다음 과제는 외형이 아니라 신뢰다. 손보업계 2위권 경쟁을 지속하려면 설계사 수 증가만으로는 부족하다. 정착률, 계약 유지율, 사후 관리 체계로 성장의 질을 증명해야 한다.

 

토요경제 / 김연수 기자 ky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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