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리스크 급부상…이란 최고지도자 사망에 한국 기업 ‘비상 대응’

최성호 기자 / 기사승인 : 2026-03-01 14: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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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한화 긴급 안전 점검…항공·해운업계는 호르무즈 봉쇄 가능성 촉각
미국의 이란 공격 당시 상황을 함께 지겨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 참모진들./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 = 최성호 기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이란 최고지도자가 사망하면서 중동 정세가 급격히 불안정해지자 중동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긴급 대응 체제에 들어갔다. 삼성전자·LG전자·한화 등 주요 기업들은 현지 주재원 안전 점검과 비상대책회의를 진행했고, 항공·해운업계는 두바이 노선 결항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에 대비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1일 재계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동 지역에는 전자·건설·방산·에너지 분야를 중심으로 한국 기업들의 사업 기반이 넓게 형성돼 있다. 특히 이란을 비롯해 이라크,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은 한국 기업들의 주요 해외 사업 거점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현재까지 중동 주재원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현지 직원과 주재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 역시 중동 근무 직원들의 안전 여부를 확인하고 이동 자제 등 안전 지침을 전달했다. 이란에 파견됐던 한국인 직원 1명은 이미 지난주 출국한 상태이며 이스라엘 지점 직원과 가족은 대사관 안내에 따라 대피 절차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산·건설 사업 비중이 높은 한화그룹은 중동 사업 현장의 안전 관리에 특히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화는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카타르, 쿠웨이트 등에서 방산과 금융, 기계 분야 사업을 진행 중이며 이라크에서는 대형 도시개발 사업인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현지 체류 임직원은 가족을 포함해 약 172명 규모다. 김승연 회장은 임직원 안전을 최우선으로 할 것을 지시하며 실시간 소통 체계를 구축하도록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이란과 이라크에서 직접적인 사업을 운영하지는 않지만 사우디아라비아에 생산 거점을 두고 있어 중동 정세 변화를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 

 

현대차는 2018년 미국의 대이란 제재 이후 이란 판매 사업을 중단했으며 현재는 사우디 킹살만 자동차 산업단지에 중동 첫 생산 거점인 현대차 사우디 생산법인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회사 측은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항공·해운 등 운송 산업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한항공은 미국의 이란 공습이 발생한 지난달 28일 인천과 두바이를 오가는 항공편을 긴급 회항 및 결항 조치했다. 특히 1일부터 5일까지 해당 노선을 추가로 결항하기로 결정했다. 대한항공은 국내 항공사 가운데 유일하게 인천–두바이 노선을 매일 운항해 왔다.


해운업계 역시 긴장 상태다. 중동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해상 물동량의 상당 부분이 통과하는 전략적 해상로로, 봉쇄 가능성이 현실화할 경우 국제 해운과 에너지 공급망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은 현재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 중인 선박 1척과 인근 항로에 위치한 선박 6~7척의 운항 상황을 점검하고 있으며 사태 확산 시 회항이나 우회 운항 등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벌크선 중심의 해운사인 팬오션도 상황 변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기적인 안전 문제를 넘어 에너지 가격과 물류비 상승 등 경제 전반으로 파급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중동 시장은 최근 건설·방산·에너지 프로젝트 확대와 함께 한국 기업들의 핵심 해외 시장으로 부상해 왔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중동 지역은 한국 기업들이 생산과 수출 거점을 확대하고 있는 전략 시장”이라며 “정세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현지 사업뿐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과 물류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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