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산업, 넥스플렉스 8000억 딜 접어…다음 M&A 카드는

임종호 기자 / 기사승인 : 2026-09-14 15: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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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월 검토 끝 최종 불참…애경산업 이어 추가 대형 인수 일단 멈춤
2030년 매출 5조·ROE 8% 목표…신사업 M&A 여전히 핵심
자사주 24.4% 활용 놓고 트러스톤과 충돌…다음 투자처가 관건

태광산업이 넥스플렉스 인수전에서 빠지면서 다음 M&A와 자사주 24.4% 활용 방향이 다시 관심사로 떠올랐다. 2030년 매출 5조원을 목표로 사업재편을 추진 중인 만큼 새 투자처와 트러스톤자산운용과의 자본배치 갈등이 핵심 변수란 얘기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태광산업은 지난 11일 넥스플렉스 인수와 관련해 “다양한 관점에서 검토했으나 최종적으로 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5월부터 인수 가능성을 검토해온 뒤 약 4개월 만에 내린 결론이다.

넥스플렉스는 연성동박적층필름(FCCL)을 생산하는 업체다.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등에 들어가는 소재를 만든다. MBK파트너스가 보유하고 있으며 시장에서는 매각가격이 8000억원 안팎에 이를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태광산업 입장에서 적지 않은 규모의 신사업 후보 하나가 사라진 셈이다.

그렇다고 M&A 전략 자체가 끝난 것은 아니다.

태광산업은 올해 6월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계획에서 2030년 매출 5조원과 자기자본이익률(ROE) 8%를 목표로 제시했다. 기존 고수익 사업 확대만으로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아니라 신규사업 진출과 부동산 개발까지 동시에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2025년부터 2030년까지 목표 매출성장률은 연평균 22%다.

쉽게 말하면 기존 석유화학과 섬유만 잘해서는 목표에 도달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결국 새로운 회사를 사거나 새로운 사업을 키워야 한다는 얘기다.

이미 방향은 상당히 달라졌다.

태광산업은 지난해 호텔을 인수한 데 이어 올해 애경산업을 품었다. 애경산업 지분 취득에 투입된 금액은 최종 2220억9187만원이다. 동성제약 인수와 화장품 전문법인까지 더하면서 뷰티·헬스케어 사업도 키우고 있다. 애경산업과 동성제약 사이에서는 생산과 원료 공동구매 등 실제 통합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석유화학 회사였던 태광산업의 사업 지도가 호텔과 화장품, 제약으로 빠르게 넓어진 것이다.

넥스플렉스는 이 사업 재편을 첨단소재까지 확장할 수 있는 후보였다. 이번에 인수를 포기하면서 태광산업은 다시 투자처를 골라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카드가 자사주다.

태광산업은 전체 주식의 24.4%인 27만1769주를 자사주로 보유하고 있다. 회사는 이 자사주를 앞으로 전략적 M&A의 교환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다.

구조는 어렵지 않다.

회사를 인수할 때 모든 대금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대신 태광산업이 보유하고 있는 자기주식을 상대방 지분과 맞바꾸는 방식이다. 현금 부담을 줄이면서 대형 M&A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주주 입장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자사주가 소각되면 전체 주식 수가 줄어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 반대로 M&A 과정에서 자사주가 외부로 넘어가면 다시 의결권을 가진 주식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트러스톤이 문제를 제기하는 이유다.

태광산업 2대 주주인 트러스톤은 태광산업 주가가 기업가치에 비해 크게 할인된 상황에서 자사주를 M&A에 사용하는 것은 사실상 회사 자산을 낮은 가격에 넘기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태광산업이 지난 6월 자사주를 M&A 교환수단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히자 즉각 반발한 이유다.

트러스톤은 배당 확대와 액면분할 등도 요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양측의 갈등이 자사주 문제를 넘어 태광그룹 경영협의회의 경영 개입 여부까지 번졌다.

결국 넥스플렉스 인수 철회 이후 태광산업이 풀어야 할 문제는 두 가지다.

첫째는 2030년 매출 5조원을 만들어낼 다른 성장사업을 찾는 것이다. 애경산업과 동성제약을 중심으로 뷰티·헬스케어를 더 키울지, 첨단소재나 부동산 등 새로운 분야에서 다시 대형 M&A에 나설지가 관건인 셈이다.

둘째는 그 과정에서 자사주 24.4%를 어떻게 처리할지다. 태광산업은 M&A 재원으로 활용하려 하고 트러스톤은 주주환원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넥스플렉스를 포기했다고 태광산업의 사업재편이 멈춘 것은 아니다. 오히려 다음 인수 대상과 자사주 활용 방식을 통해 회사가 생각하는 ‘5조원 태광산업’의 모습이 더 분명해질 가능성이 크다.

 

토요경제 / 임종호 기자 yimjongho196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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