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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은행과 우리금융그룹.[연합뉴스] |
우리은행이 지난해 정보보호 예산의 절반 가까이를 집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측은 사업비 지급 방식과 클라우드 전환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지만 실제 이월 규모와 사업별 집행 내역은 확인되지 않았다.
1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당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행장 정진완)은 지난해 정보보호 예산 786억5900만원 가운데 423억2700만원을 집행했다.
집행률은 53.8%로 전산장애 발생 상위 20개 금융회사 중 가장 낮았다. 미집행액은 363억3200만원으로 전체 예산의 46.2%에 달했다.
조사 대상 20개 금융회사의 평균 집행률은 69.6%였다. 우리은행은 이보다 15.8%포인트 낮았다.
우리은행은 집행률이 낮다고 해서 "정보보호 투자가 축소된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은행 측은 대규모 보안시스템 구축사업의 경우 착수금과 중도금, 잔금 등을 단계적으로 지급한다고 설명했다. 사업이 다음 연도로 이어지면 해당 연도 집행액이 편성 예산보다 적을 수 있다는 것이다.
클라우드 전환도 이유로 들었다. 기존 하드웨어를 일괄 구매하던 방식에서 구독형 서비스로 바뀌면서 초기 비용이 줄었다고 밝혔다.
다만 이 같은 설명만으로 미집행액의 구체적인 발생 원인을 파악하기는 어렵다. 지난해 집행하지 않은 예산 중 실제 이월된 금액이 얼마인지, 당초 계획한 사업 가운데 지연되거나 변경된 사업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사업비 지급이 다음 연도로 넘어간 것과 보안사업 자체가 지연된 것은 구분해야 한다. 이미 계약한 사업의 대금을 나중에 지급했다면 집행률이 낮더라도 사업은 계획대로 진행됐을 수 있다. 반면 사업이 연기되거나 축소됐다면 보안체계 개선 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클라우드 전환 역시 초기 비용을 줄일 수 있지만 실제 보안 수준이 개선됐는지는 별도의 검증이 필요하다.
정보보호 예산에는 시스템 구축과 유지보수 등 다양한 비용이 포함된다. 따라서 집행률만으로 보안 역량을 판단하거나 전산장애와 직접 연결할 수는 없다.
다만 정보보호 투자의 실효성을 평가하려면 편성액과 집행액뿐 아니라 계획한 사업의 실제 이행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우리은행은 예산 미집행의 원인을 비용 지급 방식과 투자 구조 변화로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월 규모와 사업별 집행 현황이 확인되지 않아 지난해 계획한 정보보호 투자가 실제로 얼마나 이행됐는지는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토요경제 / 김연수 기자 ky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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