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마지막 여의도 퍼즐 맞추나…비은행 타운 구상 본격화

김연수 기자 / 기사승인 : 2026-07-16 16:4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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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생명 이전으로 재건축 속도
우리투자증권·카드·보험 집결 땐 비은행 강화 상징

▲ 기사를 바탕으로 생성된 AI 이미지

 

미래에셋생명의 본사 이전을 계기로 우리금융그룹의 여의도 비은행 전략도 구체화되고 있다. 우리금융은 미래에셋증권빌딩 재건축을 통해 우리투자증권을 중심으로 비은행 계열사를 한 곳에 모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5대 금융지주 가운데 상대적으로 늦게 증권·보험 포트폴리오를 다시 갖춘 우리금융이 여의도에 비은행 거점을 마련하는 마지막 퍼즐에 들어간 셈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여의도 미래에셋증권빌딩 재건축을 위한 인허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빠르면 올해 하반기 건축허가를 받은 뒤 2027년 착공, 2031년 준공하는 일정이 목표다. 다만 인허가 진행 상황과 공사 계획에 따라 일정은 변동될 수 있다.

해당 건물은 우리금융이 2024년 우리자산운용이 운용하는 부동산 펀드를 통해 약 3727억원에 인수했다. 미래에셋생명이 이달 서울 마포구 신공덕 아이파크로 본사를 옮기면서 기존 여의도 건물 재건축도 본격적인 추진 단계에 들어가게 됐다.

이번 재건축은 단순한 사옥 개발보다 의미가 크다. 우리금융은 그동안 은행 중심 금융지주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NH농협금융이 증권·보험·카드·자산운용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키워온 것과 달리 우리금융은 증권 공백과 보험 부재가 약점으로 지적돼왔다. 여의도 신사옥은 이 공백을 메우는 과정에서 필요한 물리적 거점이 될 수 있다.

 

우리금융은 2024년 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을 합병해 우리투자증권을 출범시키며 약 10년 만에 증권업에 재진출했다. 이후 기업금융(IB)과 자산관리(WM)를 중심으로 사업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현재 여의도 TP타워에 입주해 있지만, 재건축이 완료되면 미래에셋증권빌딩 신사옥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계획대로 2031년 준공될 경우 해당 건물 입주를 검토하고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우리금융 입장에서는 증권업 재진출 이후 독자 사옥을 확보하는 효과가 있다. 여의도는 국내 증권사, 자산운용사, 사모펀드, 회계·법률 자문사, 기관투자자 네트워크가 밀집한 지역이다. 증권사 성장에는 인력 확보와 딜 네트워크가 중요한 만큼 여의도 거점은 상징성과 실무적 효용을 함께 갖는다.

 

우리카드 이전 가능성도 거론된다. 우리카드는 광화문 사옥 임대계약 종료 시점과 여의도 신사옥 준공 일정이 맞물리는 만큼 2031년 이전을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사가 증권사와 같은 건물 또는 같은 권역에 자리 잡을 경우 데이터 기반 마케팅, 자산관리 고객 연계, 소비금융 상품 개발 등에서 협업 여지가 생긴다.

 

보험 계열사 배치도 관전 포인트다. 우리금융은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하며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보험으로 넓혔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향후 통합 또는 기능 재편 가능성이 거론되는 만큼, 여의도 신사옥이 보험 계열사까지 아우르는 금융 캠퍼스로 활용될지 관심이 모인다.


다만 보험 계열사 입주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ABL생명은 재건축 완료 시점에 계열사 입주 가능성을 예상할 수는 있지만 현재 확정된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여의도 사옥 매각 검토 역시 자산 효율화 차원의 사안으로, 이번 재건축 계획과는 별개라는 입장이다.

 

우리금융이 여의도 거점을 키우려는 배경은 명확하다. 은행 중심 수익구조만으로는 금융지주 경쟁에서 한계가 있다. 금리 하락기에는 순이자마진이 압박을 받고, 대출 성장만으로 이익을 키우기도 쉽지 않다. 금융지주의 기업가치는 증권·보험·카드·자산운용 등 비은행 계열사의 이익 기여도와 성장성에 따라 달라진다.

여의도 신사옥은 이 전략의 상징적 공간이 될 수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기업금융과 자산관리에서 그룹의 새 성장축이 돼야 한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은행 고객 기반과 연계해 보험·퇴직연금·자산관리 상품을 확장해야 한다. 우리카드는 소비 데이터와 결제 기반을 활용해 그룹 내 리테일 금융을 보완할 수 있다. 이들이 물리적으로 가까워질 경우 상품 개발과 고객 연계, 공동 영업, 인력 교류 측면에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같은 건물에 모인다고 시너지가 자동으로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금융의 과제는 입주 자체가 아니라 비은행 계열사의 실질적 경쟁력 강화다. 우리투자증권은 자기자본과 인력, 딜 소싱 능력을 키워야 한다. 보험 계열사는 자본비율과 판매채널, 상품 포트폴리오를 안정시켜야 한다. 카드 부문도 조달비용과 연체율 관리 속에서 수익성을 회복해야 한다.

재건축 비용과 일정도 변수다. 여의도 핵심 업무권역의 노후 건물을 새 사옥으로 바꾸는 작업은 인허가, 공사비, 임시 이전, 임대 수익 공백, 준공 후 입주율 등 여러 조건에 영향을 받는다. 공사 기간이 길어지거나 비용이 늘어날 경우 부동산 투자 수익성과 그룹 계열사 입주 전략에도 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

결국 이번 사안의 핵심은 미래에셋생명의 이전 자체가 아니다. 우리금융이 여의도에 어떤 비은행 거점을 만들 것인지다. 재건축이 예정대로 진행되고 우리투자증권, 우리카드, 보험 계열사 등이 단계적으로 모인다면 우리금융은 은행 중심 그룹에서 증권·보험·카드를 갖춘 종합금융그룹으로 전환하는 상징적 공간을 확보하게 된다.

우리금융의 여의도 입성은 단순한 주소 이전이 아니다. 비은행 경쟁에서 뒤처졌던 우리금융이 자본시장 중심지에서 다시 존재감을 세우려는 시도다. 2031년 준공 목표가 현실화될 경우 여의도 신사옥은 우리금융 비은행 전략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토요경제 / 김연수 기자 ky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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