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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범수 카카오 전 의장이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 SM엔터테인먼트 인수 주가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법인 등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면서 카카오가 창립 이래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최근 소환 조사를 받은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의 이름이 이번 검찰 송치 대상에서는 빠졌지만 여전히 검찰의 칼날이 그를 겨누고 있어, 김 창업자의 신병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금감원, 카카오‧카카오엔터 등 검찰 송치
금감원 특사경은 앞서 구속된 카카오 배재현 투자총괄대표를 포함해 투자전략실장 A씨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전략투자부문장 B씨 등 3명과 카카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6일 밝혔다.
특사경에 따르면 배 대표 등은 지난 2월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전 경쟁 상대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사모펀드 운용사인 원아이사파트너스와 공모했다.
이들은 고가 매수 주문, 종가 관여 주문 등 전형적인 시세조종 수법에 2400여억원을 투입해 SM엔터테인먼트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 가격 이상으로 끌어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이 과정에서 금융당국에 주식 대량 보유 보고를 하지 않은 혐의도 있다.
특사경은 “이들의 행위가 공정한 증권 거래와 기업 지배권 경쟁을 위한 자본시장법의 핵심 제도인 불공정거래 규제, 공개매수제도, 대량보유보고의무(‘5% 룰’) 등을 무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주가 급등락 과정에서 일반투자자들의 합리적 투자 판단을 저해해 손해를 끼친 것은 물론, 인수 경쟁에서 ‘불법과 반칙’이 승리한다는 잘못된 선례를 남길 수 있다”며 “금융전문가그룹, 법률전문가그룹까지 조직적으로 가담한 사건으로 자본시장의 근간을 해치는 중대한 범죄”라고 강조했다.
이후 법원에서 카카오 범인의 유죄가 확정되면 카카오의 카카오뱅크 대주주 적격성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이 경우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보유 지분(27.17%) 중 10%만 남긴 채 나머지는 모두 처분해야 하기 때문에 카카오뱅크에 대한 지배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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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18일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 이복현에 찍힌 김범수 시범케이스 되나?
특사경은 지난 23일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를 소환해 SM엔터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15시간이 넘는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검찰 송치에서는 김 창업자의 이름이 빠졌지만 금융당국이 카카오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밝힌 만큼, 김 창업자가 사법당국의 그물망을 피해가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4일 여의도 63컨벤션에서 열린 ‘금융의 날’ 기념식 후 기자들과의 자리에서 “권력이나 돈이 있는 분들, 제도권에서 제도를 이용한 활동을 할 수 있는 분들의 불법에 대해서는 저희가 여러 차례 경고해왔다”며 “최근 발생한 건은 경고 이후에 발생했고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커 관련자들에 대한 책임 등에 대해 엄정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국민의 신뢰를 쌓기 위해서는 불공정이나 불법이 있을 경우, 정부 당국이 적절히 대응을 한다는 명확한 시그널이 가야한다”고도 덧붙였다.
이 원장의 해당 발언은 카카오의 주가조작 의혹을 염두에 둔 것으로, 사실상 김범수 창업자를 정조준한 것으로 봐도 무리가 없다. 실제 달러 강세와 공매도 등으로 피로도를 느끼는 국내 주식투자자들의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해 김범수 창업자가 시범케이스가 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이를 증명하듯 특사경은 지난 13일 배 대표 등 3명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서울 남부지방검찰청에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현재 배 대표는 구속된 상태다. 그동안의 주가조작 혐의를 수사해온 금감원의 지난 행보와 비교해보면 상당히 신속한 조치다.
이와 관련해 특사경은 “이번에 송치한 피의자 5명은 ‘우선 송치한 것’이며 나머지 피의자들도 추가 송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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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금감원에 대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복현 금감원장이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 초유의 경영권 공백 사태…신사업도 ‘올 스톱’
카카오 주요 경영진의 연이은 구속에 사실상 카카오는 패닉 상태에 빠진 상태다. 윤석 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홍은택 카카오 대표 등 이사회, 그룹 전략 방향을 조율하는 CA(Corporate Alignment) 협의체(옛 공동체얼라이먼트센터)를 중심으로 대응 전략을 모색하고 있지만, 사실상 뽀족한 해결책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현재 카카오 측은 “하이브와의 SM 경영권 인수 경쟁 과정에서 지분확보를 위한 합법적인 장내 주식 매수였고 시세 조종을 한 사실이 없다”며 앞으로 진행될 검찰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충실하게 소명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문제는 카카오 사내이사와 CA협의체 투자부문을 총괄했던 배재현 투자총괄대표가 구속된 후 사실상 카카오가 추진해온 초거대 인공지능(AI), 모바일 헬스케어, 글로벌 콘텐츠 사업 등에 제동이 걸렸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모빌리티의 IPO는 올 스톱된 상태다.
무엇보다도 카카오의 해외 진출 또한 추진 동력을 잃게 됐다. 김 창업자는 지난해 3월 카카오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며 2025년까지 해외사업 매출 비중을 전체의 3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비욘드 코리아’ 비전을 발표했다.
카카오는 카카오웹툰을 앞세워 해외 매출 비중이 60%를 넘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글로벌 거래액을 내년까지 3배까지 늘리고 수퍼 지적재산(IP) 기획 제작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었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도 이 같은 전략을 위한 전술적 행보였지만, 모든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게 됐다.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금감원이 카카오 최고경영진을 소환할 당시 엄격한 모습을 보인 만큼 향후 일부 경영진의 검찰 송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당분간 CA협의체가 해당 경영진의 공석을 메우는 비상 경영 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이라고 말했다.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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