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美, '3월 빅스텝' 복귀 가능성...韓, 자본시장 다시 출렁

양지욱 기자 / 기사승인 : 2023-02-17 15:3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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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 긴축 속도조절 늦춰질 우려감에 환을과 증시 불안감 커져
한-미 기준금리 동반 인상 가능성...경기 회복에 새 변수 떠올라
▲ 다음달 연준 FOMC정례회의를 앞두고 매파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진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연합뉴스제공>

 

온기가 다시 냉기로 바뀌고 있다. 미국이 오랜 고강도 긴축 시대를 끝내고 본격적인 긴축완화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이 사라지고, 긴축이 보다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감이 확산되며 한국의 자본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경기침체에 아랑곳없이 완전 고용에 가까운 고용 호조에 소비자물가, 도매물가, 생산자물가 등 물가지표가 일제히 고개를 치켜들면서 미국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준비제도(Fed)의 강경파(매파)들이 득세하고 있다.


지난 1일에 열린 올해 첫 FOMC 정례회의에서 긴축 속도조절에 나서며 베이비스텝(기준금리0.25%인상)을 단행한 연준이 다음달 FOMC회의에선 다시 빅스텝(0.5%인상)으로 보폭을 키울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최근 연준의 대표적인 매파로 분류되는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 길 것이란 게 종합적인 판단"이라며 3월 FOMC정례회의에서 빅스텝 단행 가능성을 시사했다.

연준 '매파' 득세에 환율 오르고 증시는 떨어져

미국이 긴축 속도를 조절하느냐, 아니면 긴축을 계속하느냐는 미국의 자본시장에 1차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그치지 않는다. 거의 실시간으로 한국 자본시장에 반영된다. 복합위기 발발 이후 이 같은 한-미 자본시장의 '커플링 현상'은 이제 일상이 됐다.


긴축의 장기화 우려감으로 위험 회피 심리가 커지며 간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1.26%)를 필두로 S&P500지수(1.38%), 나스닥지수(1.78%) 등이 모두 1% 이상 급락했다.


미국의 긴축이 다시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증시가 급락한 까닭에 한국 자본시장도 고스란히 타격을 받는 모양새다. 긴축 장기화와 강달러 현상의 재개 우려속에서 17일 원달러 환율은 장중 1300원을 돌파했다.


오후 12시 7분 현재 달러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4.65원 오른 1,299.45원을 나타내고 있다. 환율이 장중이었지만 1300원을 넘어선 것은 장중 고가 기준으로 작년 12월 20일(1,305.00원) 이후 처음이다. 1200원대 초반까지 떨어지던 환율이 슬금슬금 오르더니 1300원을 넘나들고 있는 것이다.


미국 소비자 물가에 이어 도매 물가까지 예상치를 웃돌았다는 소식에 인플레이션 장기화 우려와 연준의 빅스텝 가능성이 맞물리며 원달러 환율이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증시도 당장 영향을 받았다. 코스피, 코스닥, 코스피200 등 모든 지수가 1% 안팎의 높은 하락률을 보였다. 기술주 위주인 코스닥이 상대적으로 낙폭이 컸다. 어제 2% 가까이 상승 마감하며 2480대로 올라섰던 코스피는 하루 2450대로 밀려났다.

美 '빅스텝' 유력...韓 선제적 '베이비스텝' 가능성

환율과 증시의 부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여러가지를 종합해볼 때 연준이 다음달 빅스텝을 밟을 가능성이 매우 커졌기 때문이다.


조만간 금리조정을 앞둔 한국은행은 난감한 상황이다. 경기침체가 예상보다 심각, 이번엔 금리동결 가능성이 점쳐졌는데 미국의 분위기 반전으로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딜레마에 빠질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금융권에선 다음달 미국의 빅스텝이 유력해진 상황에서 한은이 이달에 먼저 선제적으로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를 고려해 한은이 또 다시 베이비스텝을 밟을 것이란 얘기다.


그러나, 최근 한국 경제가 심각한 둔화 국면을 맞았다는 정부의 첫 공식 진단이 나온만큼 미국만 보고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하는 것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기획재정부는 17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2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이어가는 가운데 내수 회복 속도가 완만해지고 수출 부진 및 기업 심리 위축이 지속되는 등 경기 흐름이 둔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의 경기 둔화 진단은 2020년 코로나19 충격 이후 경기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첫 언급이다. 정부는 작년 6월 그린북에서 '경기 둔화 우려'를 언급한 이후 최근까지 비슷한 평가를 해왔다. '우려'에서 더 나아가 경기 둔화 국면에 들어섰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다.

기재부 '경기둔화' 확인...한은의 고민 깊어져

최근 우리 경제는 작년 4분기에 역성장을 기록하고 수출도 부진한 모습이다. 작년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0.4% 감소해 2020년 2분기(-3.0%) 이후 10분기 만에 역성장했다. 1월 수출은 1년 전보다 16.6% 줄어 작년 10월부터 4개월째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수출 감소에 1월 무역적자는 월간 기준 역대 최대인 126억5천만달러를 기록했다. 기재부는 "지난 1월 경상수지는 무역적자 확대 등을 감안할 때 전월 대비 악화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작년 12월 제조업 생산은 전월보다 3.5% 감소하는 등 수출 부진의 여파가 미치는 모습이다.


서비스업 생산도 0.2% 줄어 4개월째 감소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이러한 영향으로 전산업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전월보다 1.6% 감소했다. 2020년 4월(-1.8%) 이후 32개월 만의 최대폭 감소다. 다만 12월 소매판매는 동절기 의류 판매 증가 등에 힘입어 1.4% 반등했다.


경기 부양을 위한 긴축 완화이냐, 미국과의 금리 차이를 감안한 긴축의 계속이냐. 고용호조와 물가급등에서 촉발된 미국발 빅스텝 단행 가능성이 커지자 금융통화위원회를 1주일 가량 앞둔 한은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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