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한 끼는 건강하게 간식은 재미있게…간편식 시장 다시 쪼개진다

황세림 기자 / 기사승인 : 2026-06-15 15:5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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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오뚜기, 영양·든든함 앞세운 식사 대체 제품 출시…롯데웰푸드는 토이 스토리 협업으로 경험 소비 공략

식품업계가 간편식 시장을 다시 나누고 있다. 대상과 오뚜기는 바쁜 일상 속 한 끼를 대신할 수 있는 건강·든든함 중심 제품을 내놨고, 롯데웰푸드는 인기 캐릭터 협업으로 초콜릿 소비에 재미를 더했다. 고물가와 1인 가구 증가로 간편식 수요가 커지는 가운데, 식품업체들이 ‘식사 대체’와 ‘경험 소비’라는 두 축으로 시장을 공략하는 모습이다.

간편식 시장은 이미 일상 소비로 자리 잡았다. 집에서 긴 조리 과정을 거치기보다 사무실, 학교, 자취방에서 빠르게 먹을 수 있는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었다. 다만 단순히 간편하기만 한 제품으로는 부족해졌다. 한쪽에서는 단백질, 식이섬유, 저칼로리 등 영양 균형을 따지는 소비가 커지고, 다른 한쪽에서는 캐릭터와 굿즈, 이벤트를 결합한 경험형 소비가 확산되고 있다.
 

▲ 대상 청정원이 ‘밸런스 오트밀’ 2종을 신규 출시했다. [대상]

 

대상 청정원은 이 흐름에 맞춰 초간편 영양 편의식 ‘밸런스 오트밀’ 2종을 출시했다. 제품은 ‘감자크림’과 ‘소고기미역’으로 구성됐다. 뜨거운 물만 부으면 3분 만에 먹을 수 있는 오트밀 간편식이다. 밥을 먹기는 부담스럽지만 따뜻한 포만감은 원하는 소비자를 겨냥했다.

제품의 차별점은 영양 설계다. 캐나다산 퀵롤드오트를 사용했고, 제품의 55% 이상을 귀리로 구성했다. 여기에 대두단백과 해바라기단백을 더했다. 1봉지 50g 기준 단백질은 6.6g, 식이섬유는 3.6g이다. 칼로리는 190kcal 이하다. 식단 관리 수요와 간편식 수요를 동시에 겨냥한 제품이다.

맛 구성도 기존 오트밀의 약점을 보완하는 쪽으로 잡았다. ‘감자크림’은 치즈와 유크림, 감자를 더해 부드러운 식감을 강조했다. ‘소고기미역’은 SNS에서 확산된 오트밀 미역죽을 편의식 형태로 구현했다. 사골 국물, 국산 미역, 소고기, 참기름 향을 더해 한식형 오트밀로 풀었다.

▲ 오뚜기가 컵밥 전주식콩나물국밥을 선보였다. [오뚜기]

 

오뚜기는 더 익숙한 메뉴로 접근했다. 신제품 ‘컵밥 전주식 콩나물국밥’은 전주 남부시장식 콩나물국밥을 컵밥 형태로 구현한 제품이다. 시원하고 칼칼한 국물, 콩나물의 아삭한 식감, 오징어와 김가루 토핑을 앞세웠다.

오뚜기의 전략은 분명하다. 국밥이라는 대중적 메뉴를 컵밥으로 옮겨 학생, 직장인, 1인 가구를 겨냥했다. 무·마늘·멸치 등을 활용한 액상소스로 국물 맛을 살리고, 오징어·김·파·깨·고추 등을 건더기스프로 넣었다. 또 ‘따로국밥’ 조리법을 적용해 시간이 지나도 밥이 쉽게 붇지 않도록 했다.

대상과 오뚜기의 신제품은 방향은 다르지만 목표는 같다. 대상은 오트밀을 건강한 한 끼로 바꾸고, 오뚜기는 국밥을 간편식으로 압축했다. 하나는 건강관리형 식사 대체이고, 다른 하나는 익숙한 한식 메뉴의 편의식화다. 간편식 시장이 단순 도시락과 즉석밥을 넘어 메뉴와 영양 기준으로 세분화되고 있다는 뜻이다.

▲ 롯데웰푸드가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와 협업해 가나초콜릿 ‘토이 스토리 5’ 테마를 공개했다. [롯데웰푸드]

 

반면 롯데웰푸드는 간식 시장에서 경험 소비를 택했다. 대표 초콜릿 브랜드 ‘가나’에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 5’ 테마를 입힌다. ‘우디’, ‘버즈’, 새 캐릭터 ‘릴리패드’ 등을 패키지 디자인에 적용해 총 5가지 디자인으로 선보인다.

초콜릿은 맛만으로 차별화하기 어려운 품목이다. 롯데웰푸드는 캐릭터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구매 이유를 넓혔다. 3040 세대에게는 추억을, 잘파세대에게는 캐릭터 경험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제품 후면 QR코드를 활용한 SNS 댓글 이벤트도 붙였다. 소비자가 가나 초콜릿 또는 애착 인형과 관련한 추억을 남기면 영화관람권과 캐릭터 봉제인형 등을 제공한다.

최근 식품업계에서 캐릭터 협업이 늘어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제품 자체의 기능만으로는 소비자 주목을 끌기 어렵다. 특히 간식류는 가격 경쟁과 유행 변화가 빠르다. 유명 IP와 결합하면 제품은 단순 식품에서 팬덤 상품으로 바뀐다. 패키지는 진열대에서 광고 역할을 하고, 이벤트는 SNS 확산을 만든다.

이번 신제품 흐름은 식품업계의 고민을 보여준다. 소비자는 더 싸고 빠른 제품을 찾지만, 동시에 건강과 재미도 요구한다. 기업은 같은 간편식 안에서도 영양식, 한식형 컵밥, 캐릭터 간식처럼 다른 해법을 내놓고 있다.

결국 경쟁의 기준은 ‘간편함’ 하나로는 부족해졌다. 식사 대체 제품은 영양과 포만감을 증명해야 한다. 간식 제품은 재미와 브랜드 경험을 더해야 한다. 대상의 오트밀, 오뚜기의 콩나물국밥, 롯데웰푸드의 토이 스토리 가나는 각각 다른 방식으로 같은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바쁜 소비자의 한 끼와 간식을 어떻게 다시 선택받을 것인가다.

 

토요경제 / 황세림 기자 hsr@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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