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발 대신증권, 알파카 손잡고 외국인 통합계좌 경쟁 합류

위아람 기자 / 기사승인 : 2026-07-16 19:2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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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키움보다 늦은 진입…API·글로벌 브로커 연결망이 차별화 변수
▲ 대신증권 사옥[대신증권]

 

대신증권이 미국 브로커리지 인프라 기업 알파카와 손잡고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중개 시장에 뛰어들었다. 삼성증권과 키움증권 등 대형 증권사가 글로벌 온라인 증권 플랫폼을 앞세워 시장을 선점한 가운데, 대신증권은 알파카의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와 글로벌 브로커 연결망을 활용해 후발주자의 약점을 보완한다는 전략이다.

대신증권은 지난 1일 미국 브로커·딜러이자 자체 청산 자격을 갖춘 알파카와 크로스보더 사업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외국인 통합계좌를 활용한 국내 주식 중개 서비스를 추진하고, 국내 기관과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미국 주식 중개 분야에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외국인 통합계좌는 해외 투자자가 국내 증권사에 개인 명의 계좌를 별도로 만들지 않고도 현지 증권사나 투자 플랫폼을 통해 한국 주식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해외 증권사가 고객 주문을 모아 국내 증권사에 전달하면 국내 증권사가 한국거래소에서 주문을 집행하는 구조다. 올해 초 규제 완화 이후 증권사들이 별도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없이 외국인 통합계좌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되면서 해외 주문 유치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다만 대신증권의 시장 진입은 경쟁사보다 늦다. 삼성증권은 지난 5월 글로벌 온라인 증권사 인터랙티브브로커스(IBKR)와 외국인 통합계좌 서비스를 시작했다. 외국인이 IBKR에 주문을 내면 삼성증권이 국내 시장에서 주문을 처리하는 방식이다. IBKR은 당시 약 460만개의 고객 계좌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키움증권도 미국 디지털 투자 플랫폼 위불과 외국인 통합계좌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위불은 북미와 아시아태평양, 유럽, 남미 등 14개 시장에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며 지난해 말 기준 2500만명의 고객을 확보했다. 해외 투자자는 위불 플랫폼 안에서 별도의 국내 증권사 계좌 없이 한국 주식을 거래할 수 있다.

대신증권의 차별점은 최종 투자자에게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형 증권 플랫폼이 아니라 증권사와 핀테크 기업의 거래 시스템을 뒷단에서 지원하는 인프라 사업자를 선택했다는 데 있다.

알파카는 미국에 본사를 둔 자체 청산 브로커·딜러로, 40여개국의 수백 개 금융회사와 핀테크 기업을 대상으로 1000만개 이상의 브로커리지 계좌를 지원하고 있다.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 옵션, 채권, 가상자산 거래 기능을 API 형태로 제공한다.

알파카는 투자자를 직접 모으는 단일 리테일 플랫폼이라기보다 금융회사들이 자사 앱에 주식 거래 기능을 탑재할 수 있도록 계좌 개설과 주문, 보관, 청산·결제 기능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알파카 측은 사업 모델을 청산과 결제, 자산 보관 등 증권업의 미들·백오피스 기능을 API로 제공하는 ‘금융의 아마존웹서비스’에 비유하고 있다.

이 구조는 대신증권에 기회이자 과제다. 알파카와 연결된 여러 글로벌 브로커와 핀테크 플랫폼이 한국 주식 서비스를 채택할 경우 대신증권은 단일 해외 증권사와 제휴하는 것보다 넓은 판매망을 확보할 수 있다. 자체적으로 대규모 해외 영업망을 구축하는 데 필요한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반면 알파카가 지원하는 1000만개 계좌가 곧바로 대신증권의 외국인 고객이 되는 것은 아니다. 알파카와 연결된 개별 금융회사가 한국 주식 서비스를 실제로 도입해야 하고, 해당 플랫폼 이용자가 한국 주식을 주문해야 대신증권의 거래대금과 수수료 수익으로 이어진다. IBKR이나 위불처럼 투자자가 직접 사용하는 단일 플랫폼과 비교하면 제휴 효과가 실적으로 나타나는 과정이 한 단계 더 복잡한 셈이다.

결국 이번 제휴의 성과는 협약 자체보다 서비스 출시 이후 드러날 전망이다. 해외 브로커가 얼마나 참여하는지, 실제 주문량이 어느 정도인지, 대신증권과 알파카가 중개 수수료를 어떻게 나누는지가 핵심이다. 원화 환전 방식과 주문 처리 속도, 장중 변동성이 커졌을 때의 결제 안정성도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다.

현재 공개된 협약 내용에는 서비스 개시 시기와 예상 거래 규모, 수수료 배분, 환전·결제 구조 등 구체적인 사업 조건은 포함되지 않았다.

대신증권이 알파카의 기술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외국인 국내 주식 중개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울 가능성은 열려 있다. 그러나 ‘1000만 계좌’라는 외형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로 한국 주식을 거래하는 활성 고객과 주문을 얼마나 확보하느냐다. 이번 제휴가 단순한 글로벌 업무협약을 넘어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 잡을지는 향후 거래 실적이 판가름할 것으로 보인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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