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 수명 관리·글로벌 확장력이 성적 갈라
[토요경제 = 황세림 기자] 국내 대형 게임사들의 올해 1분기 성적표가 ‘IP(지식재산권) 체력’에서 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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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엔씨·넷마블·넥슨·크래프톤(3N1K) CI |
1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넷마블·엔씨·크래프톤 등 이른바 ‘3N1K’로 불리는 대형 게임사들이 1분기 모두 흑자를 기록했다.
다만 업체별 온도차는 뚜렷했다. 넥슨과 크래프톤은 단일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냈고 엔씨는 ‘아이온2’와 ‘리니지 클래식’을 앞세워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다.
반면 넷마블은 흑자 흐름을 이어갔지만 신작 마케팅비 부담과 기존작 매출 둔화로 실적 개선 폭이 제한됐다.
◆ 넥슨·크래프톤 역대급…해외 IP 확장이 실적 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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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크 레이더스/이미지=넥슨 |
넥슨은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4201억원, 영업이익 542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4%, 40% 증가하며 단일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새로 썼다.
실적을 이끈 것은 ‘메이플스토리’ 프랜차이즈와 ‘아크 레이더스’였다. 메이플스토리 프랜차이즈는 ‘메이플 키우기’와 ‘메이플스토리 월드’ 성과를 바탕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 성장했다.
지난해 10월 출시한 ‘아크 레이더스’도 글로벌 흥행을 이어갔다. 1분기 460만장을 추가 판매해 누적 판매량 1600만장을 넘어서며 넥슨의 신규 글로벌 IP 성과를 뒷받침했다. 기존 프랜차이즈를 지역별로 확장하는 동시에 신규 글로벌 IP를 붙인 구조가 실적을 밀어 올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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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UBG: 배틀그라운드/이미지=크래프톤 |
크래프톤도 1분기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연결 기준 매출은 1조3714억원, 영업이익은 5616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6.9%, 영업이익은 22.8% 증가했다.
핵심은 여전히 ‘PUBG: 배틀그라운드’였다. PUBG IP 프랜차이즈 매출은 분기 기준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신년 이벤트와 9주년 이벤트, 프리미엄 콘텐츠, 지역별 업데이트가 이용자 체류 시간과 결제 이용자 수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배동근 크래프톤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지난달 30일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이용 시간, 결제 유저, 유저당 평균 매출 등 전반적인 지표가 모두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노 포인트 출시는 기존 콘텐츠에 대한 자기 잠식 없이 전체 트래픽을 한 단계 도약시켰다”며 “역대 아케이드 모드 중 최고 동시접속자 수를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실적 대부분이 PUBG IP에 집중돼 있다는 점은 장기 과제로 꼽힌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펍지 기반 IP 쏠림 현상이 크고 글로벌 메가 IP 기반 다수 신작 성과가 아직 가시적으로 나타나지 않았다”며 “주요 IP별 신작 개발을 통한 멀티 IP 기제 마련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 엔씨는 PC IP 회복, 넷마블은 기대치 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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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온2/이미지=엔씨 |
엔씨는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5574억원, 영업이익 113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5%, 영업이익은 2070% 증가하며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다. 전년 동기 낮은 기저효과와 비용 효율화 영향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적 회복의 중심에는 ‘아이온2’와 ‘리니지 클래식’이 있었다.
아이온2 매출은 온기 반영되며 1368억원을 기록했고 2월 출시한 리니지 클래식은 영업 매출 1088억원을 냈다. 한동안 모바일 리니지 시리즈 의존도가 높았던 엔씨가 PC 기반 기존 IP를 다시 수익화하며 회복 폭을 키운 모습이다.
박병무 엔씨소프트 대표는 컨퍼런스콜에서 “리니지 클래식은 3개월이 지났지만 MAU나 PC방 점유율이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어 롱런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장년층뿐 아니라 2030대도 유입되고 있어 상당히 오랫동안 유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반기에는 지역 확장이 관건이다. 엔씨는 리니지W 동남아 출시, 리니지M·리니지2M 중국 진출, 아이온2 글로벌 출시를 앞두고 있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CFO는 “아이온2가 3분기에 글로벌 출시를 앞두고 있다”며 “현지 특성에 맞는 라이브 운영과 기존 게임의 틀을 뛰어넘는 콘텐츠 경쟁력을 바탕으로 일시적 흥행에 그치지 않는 MMO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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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곱 개의 대죄: Origin/이미지=넷마블 |
넷마블은 1분기 매출 6517억원, 영업이익 53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5%, 영업이익은 6.8% 늘었지만 전분기 대비로는 모두 감소했다.
‘스톤에이지 키우기’와 ‘일곱 개의 대죄: Origin’이 지난 3월 출시되며 매출에 일부 기여했지만 기존작 매출 하향 안정화와 신작 마케팅비 증가가 수익성을 눌렀다. 1분기 마케팅비는 1682억원으로 매출 대비 25.8%까지 올라갔다.
다작 전략은 유지되고 있지만 장기 흥행작 비중이 낮아 신작 공백기에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넷마블은 내달 ‘SOL: enchant’를 비롯해 하반기 ‘나 혼자만 레벨업: KARMA’, ‘프로젝트 옥토퍼스’, ‘이블베인’, ‘프로젝트 이지스’ 등을 순차 출시할 예정이다. 다작 포트폴리오는 유지되고 있지만 출시작이 장기 매출로 이어질지는 아직 검증이 필요하다.
증권가에서는 대형 게임사의 실적 변수가 신작 출시 자체보다 IP 수명 관리와 글로벌 매출 지속성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넷마블에 대해 “일곱 개의 대죄: Origin과 몬길: STAR DIVE로 기존 넷마블의 약점으로 꼽혔던 PLC(제품 수명 주기) 관리 역량에 대한 증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이종원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단발성 히트 가능성만으로는 높은 멀티플을 오래 유지하기 어렵다”며 “반복 업데이트 능력과 플랫폼 확장, 후속 IP 개발력이 장기 프리미엄의 지속성을 만드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게임산업에 대해 전망했다.
토요경제 / 황세림 기자 hsr@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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