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아닌 구조 문제”…비용 전가·수요 위축 가능성 제기
[토요경제 = 황세림 기자] 플랫폼 규제 방향을 둘러싸고 가격 통제 중심 접근의 한계와 시장 구조 개선 필요성이 동시에 제기됐다.
1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지속가능한 플랫폼 산업을 위한 규제 정책 토론회’에서는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를 포함한 규제가 소비자와 시장 전반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와 필요성이 동시에 제기됐다.
◆ “가격 규제, 소비자 후생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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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일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 열린 ‘지속가능한 플랫폼 산업을 위한 규제 정책의 쟁점과 과제 토론회’에서 김태영 중앙대 동북아물류유통연구소 소장(왼쪽)이 발언하고 있다/사진=황세림 기자 |
이날 발제에 나선 김태영 중앙대 동북아물류유통연구소 소장은 배달 플랫폼을 단순 중개가 아닌 물류·결제·마케팅이 결합된 유통 인프라로 규정하며 수수료를 비용 구조의 일부로 설명했다.
김 소장은 “수수료는 플랫폼이 제공하는 물류·운영 기능을 반영한 결과”라며 “상한 규제는 단기적으로 부담을 낮추는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서비스 축소나 비용 전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14개 도시와 주에서 수수료 상한제가 도입된 사례를 언급하며 “가격 규제 이후 배달료 상승과 배달시간 증가 등 운영 효율 저하가 나타났고 프랜차이즈 대비 소형 음식점 매출이 감소하는 경향도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소비자 측에서도 비용 전가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수수료 상한제가 도입될 경우 응답자의 77.6%가 배달비 인상을 예상했다”며 “무료배달이 중단되면 70% 이상이 이용을 줄이거나 중단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8월 한국소비자교육지원센터가 실시한 ‘배달앱 이용행태 및 서비스 만족도 인식 조사’에 따른 결과다
이 교수는 이어 “소비자는 가격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배달비가 증가할 경우 외식으로 이동하기보다 배달과 외식을 모두 줄이고 내식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12월 같은 기관이 실시한 배달앱 인식 조사에서도 배달비가 증가할 경우 외식으로 전환하겠다는 응답은 약 6%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 수수료가 아니라 ‘구조’ 문제…“비용·시장 전반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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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속가능한 플랫폼 산업을 위한 규제 정책의 쟁점과 과제 토론회’ 참가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있다/사진=황세림 기자 |
토론에서는 수수료를 단일 변수로 접근하는 데 대한 한계가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이시승 한국온라인쇼핑협회 실장은 플랫폼의 수익 구조 자체를 문제로 짚으며 “현재 다수 플랫폼이 중개수수료만으로는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배달비보다 라이더 비용이 더 높은 경우도 많아 단순 수수료 규제로는 구조를 설명하기 어렵다”며 “규제가 도입될 경우 비용이 소비자나 입점업체로 전가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고경진 배달플랫폼입점사업자협회 회장은 “외식업은 원재료비 30~40%, 인건비 20~30%, 임대료 10% 이상 등 고정비 부담이 큰 구조”라며 “수수료 1~2% 조정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배달 시장이 외식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규제로 성장이 위축될 경우 사업자에게 직접적인 타격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플랫폼·라이더·입점업체가 얽힌 구조에서 특정 부분만 규제할 경우 다른 영역으로 부담이 이동할 수 있다”며 “획일적인 제도보다는 구조 전반을 고려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규제 방식 자체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배관표 충남대 교수는 “시장에 맡길 경우 시장 실패가 발생할 수 있고, 정부가 개입하면 정부 실패도 나타날 수 있다”며 “어떤 수준의 규제가 적절한지 판단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특히 가격 규제에 대해서는 “부작용이 반복적으로 나타난 영역”이라며 “규제를 통해 단기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접근보다는 이해관계자 간 조정과 자율적 해결 구조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배 교수는 “정치권이 문제를 정의하는 순간 해결하려는 압박이 커지지만, 모든 문제를 법으로 해결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별도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시장 구조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혜선 공정위 디지털공정거래정책과 과장은 “상위 사업자 중심 구조에서 발생하는 거래 불균형은 자율조정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며 “입점업체 선택권 확대와 경쟁 촉진을 위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가격 규제로 인한 부작용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시장 구조를 왜곡하지 않는 방식의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토요경제 / 황세림 기자 hsr@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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