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금융권, 갈 길 먼 주 4.5일제…국민은행 주 4.9일제 ‘제동’

김소연 기자 / 기사승인 : 2026-01-20 17:3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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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임단협 합의안 찬반투표서 61.8% 반대로 부결
이달 7일 기업은행 4.9일제 공식 시행…시중은행은 검토 단계

[토요경제 = 김소연 기자] 은행권에서 기대를 모았던 ‘금요일 오후 5시 퇴근’이 당분간 현실화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최초로 주 4.9일제 도입을 추진하던 KB국민은행의 노사 합의안이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되면서다.

 

▲ 국민은행의 임단협 합의안이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되면서 주 4.9일제 시행에 제동이 걸렸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 노동조합은 ‘2025년 임금·단체협약(이하 임단협) 잠정 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투표에 참여한 9006명 가운데 5567명(61.8%)이 반대표를 던지며 합의안이 부결됐다. 2019년 임단협 찬반투표 제도 도입 이후 노사 합의안이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잠정 합의안에는 금요일 퇴근 시간을 오후 6시에서 5시로 1시간 앞당기고 오후 5시에 은행 내 모든 PC 전원을 자동으로 종료하는 방식의 주 4.9일제 도입 방안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임금 인상안 성과급, 특별격려금 지급 등 보상안도 포함됐다.

그러나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성과급과 특별격려금에 대한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근무시간 단축’이라는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처우 개선에 대한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면서 합의안이 제동이 걸린 셈이다.

국민은행은 주 4.9일제가 도입될 경우 시중은행 가운데 최초 사례가 될 것으로 주목받아 왔다. 하지만 이번 합의안 부결로 도입 시점은 사실상 불투명해졌다.

반면 국책은행을 중심으로 근무시간 단축 실험은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지난해 12월 수요일과 금요일 1시간 조기 퇴근을 시범 운영한 데 이어, 이달 7일부터 이를 정식 제도로 시행 중이다. 지난해 10월 금융 노사가 합의한 ‘금요일 1시간 단축’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수요일까지 대상을 확대한 것이다.

기업은행은 조기 퇴근 시간에 맞춰 ‘엣지 연수’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조기 퇴근하는 날에는 1시간짜리 온라인 직무 교육을 이수하도록 해 해당 시간을 자기계발 시간으로 대체했다. 온라인 강의는 당일 오후 9시까지 수강을 완료하면 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기존에는 오후 6시 퇴근으로 교통 혼잡이 심했는데 1시간 일찍 퇴근하면서 여유가 생겼다”며 만족감을 들어냈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근무시간 단축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상반기 내 주 1시간 단축근무 시행을 예고했으며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역시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다. 우리은행은 오는 23일 신임 노조위원장 취임 이후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금융산업사용자협회는 지난해 10월 노사 협의를 통해 금요일 1시간 단축근무 시행과 주 4.5일제 도입을 위한 태스크포스(TF) 구성에 잠정 합의한 바 있다.

다만 국민은행 사례처럼 노사 합의 이후에도 조합원 공감대라는 현실적 문턱을 넘지 못할 경우 금융권 전반의 주 4.5일제 논의 역시 속도 조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우리나라의 연간 근로시간은 1872시간으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 1742시간 보다 여전히 길다. 이와 관련해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연간 근로시간을 OECD 평균 수준인 1700시간대로 줄이기 위해 4.5일제 도입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토요경제 / 김소연 기자 ksy@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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