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환노위,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 법안 가결

박미숙 / 기사승인 : 2023-02-15 18: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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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접고용 노동자 교섭권 보장 및 쟁이행위 막기 위한 손해배상·가압류 금지 법안
'노란봉투법' 통과에 경제단체들 일제히 비판 성명 발표
▲ 1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회의실에서 열린 환노위 고용노동법안 심사소위원회 회의가 열리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노조법 2·3조를 개정하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법률안 등을 심사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15일 고용노동법안 심사소위원회 회의를 열고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을 가결 처리했다.

일명 ‘노란봉투법’은 간접고용 노동자의 단체교섭권을 보장하고 쟁이행위 탄압 목적의 손해배상 청구와 가압류를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이다. 

 

발단은 2009년 쌍용자동차 파업 진압 과정에서 발생한 피해를 배상하라며 쌍용차와 경찰이 파업노동자와 상급단체인 금속노조에게 손배소를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1심과 2심에서는 경찰의 손을 들어주며 30억원의 손해배상 판결이 내려졌지만 최종 2018년 노사가 해고 노동자 전원복직에 합의하고, 같은 해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화가 파업 진압을 공권력 과잉행사로 인정하며 손배소 취하를 권고하면서 쌍용차는 파업노동자들에게 걸었던 손배소를 취하했다.

 

그러나 금속노조를 상대로 낸 30억원대 손배소는 대법원에 계류중 이다. 2심에서는 지연이자까지 합쳐 80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났다.

 

이후 기업들은  파업노동자들에게 수십억~수백억원의 손배소를 진행하면서 쟁이행위를 억압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해 왔다.


국회 환노위 고용노동법안심사소위는 총 8명으로 구성된 소위의 과반을 점한 민주당(4명)·정의당(1명)이 의결을 주도했다. 3명의 국민의힘 위원들은 법안 처리에 반발하며 모두 반대표를 던졌다.

의결 직후 환노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야당의 '강행 처리'를 규탄했다.

이번 개정안은 이 법 2조 제2호에서 규정한 사용자 범위를 넓혀 ‘근로계약 체결의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도 노조법상 사용자로 볼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2조 제5호에 명시된 노동쟁의의 정의도 확대했다. 현행법에선 ‘노동조합과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 간에 임금·근로시간·복지·해고 기타 대우 등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로 인하여 발생한 분쟁상태’를 노동쟁의로 정의하는데, 이를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주장’ 대신 ‘근로조건에 관한 주장’으로 고쳤다.

임금 인상이나 단협 갱신·체결 등 이익분쟁을 넘어, 체불임금 청산, 해고자 복직, 단체협약 이행, 부당노동행위 구제 등 권리분쟁의 영역까지 노동쟁의 대상에 폭넓게 담아내기 위한 것이다.

또 사쪽의 손해배상 청구 제한에 대해 다룬 노조법 3조에는 법원이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경우, 각 손해배상 의무자별로 귀책 사유와 기여도에 따라 개별적으로 책임 범위를 정해야 한다는 조항을 새로 만들었다. 또 신원보증인이 이같은 손해에 대해 배상할 책임이 없다는 조항도 담았다.


노동계 "노동쟁의 범위가 확대된 것은 의미있는 진전" 이라며 환영하는 입장


노동계는 '노란봉투법'이 1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위를 통과한 데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노총은 이날 논평에서 "지금까지 사측의 보복성 손해배상·가압류 폭탄으로 수많은 노동자의 희생과 고통이 있었다"며 "한참 늦었지만, 이번 국회에서 부족하게나마 해결의 실마리를 마련하게 된 것은 다행"이라고 밝혔다.

한국노총은 "여전히 진짜 사장을 찾기 위해 숨바꼭질을 해야 하고, 정당한 파업을 하기가 사막에서 바늘 찾기보다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정부의 노조 탄압이 거세지고 있는 와중에 사용자와 노동쟁의의 범위를 확대하는 것 역시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노총은 한상진 대변인 명의 입장문에서 "간접고용, 특수고용 노동자들이 원청을 상대로 교섭할 길이 열렸다는 점과 권리 분쟁까지 쟁의 범위가 확대된 것은 커다란 진전"이라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에 대한 일부 아쉬움도 나왔다.

한국노총은 "헌법상 노동삼권 보장을 구체화하려면 노조법상 일부 조항을 고치는 수준이 아닌 전면 개정이 필요하다"며 "이를 통해 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노조를 자유롭게 설립·가입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 한 대변인은 손해배상에 있어 '개인 배상' 부분에 대한 개선이 없고 '근로자' 범위 확대가 없는 점은 미흡하다고 했다.


경제단체들 "불법 조장 · 경제 악영향" 일제히 비판…노조법 개정안 추진 중단 요청

 

반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이 1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법안 소위를 통과하자 경제단체들은 강력하게 반발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날 강석구 조사본부장 명의 논평에서 "노조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노조법 개정안은 사업장점거·생산방해 등 노조의 불법파업을 보호하고, 계약관계가 없는 원청업체에 대해 하청노조가 파업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이라며 "우리 경제와 산업생태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일자리 창출에도 악영향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입장문을 내고 "국민 여론을 무시한 야당의 무리한 입법 추진에 대해 경영계는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우려하며 "개정안의 사용자 개념 확대는 원·하청 간 산업생태계를 교란하고, 노동조합법상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사용자 범위를 예측불가능할 정도로 확대시켜 죄형법정주의에도 반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특히 노동조합의 불법쟁의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을 개별적으로 책임범위를 정하도록 하는 것은 민사상 손해배상법리에 반한다"고 덧붙였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추광호 경제본부장 명의의 논평에서 "노조법 개정안은 산업현장 혼란을 가중시켜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큰 법안"이라며 "노조법 개정안 추진을 중단해달라"고 촉구했다.

전경련 역시 노조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노사 간 분쟁이 늘어나고 기업의 투자와 고용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손해배상 청구를 어렵게 하는 것은 기업의 재산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입장문을 통해 "노동조합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한 것에 대해 강한 분노를 표한다"며 "이번 노동조합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산업현장에서 노동조합의 불법 쟁의행위가 더욱 늘어나 기업과 국가경쟁력에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노사관계에도 돌이킬 수 없는 파탄이 초래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무역협회도 김병유 회원서비스본부장 명의로 논평을 내고 "갈라파고스적 과잉 입법이 양산된 사례"라며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는 일은 없어야 하며, 통과될 경우 대통령이 적극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협은 "우리나라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이 2015년 3.2%에서 2021년 2.9%로 하락하면서 일자리는 41만개가 사라졌다"며 "개정안은 무역업계의 경쟁력을 약화시켜 일자리를 사라지게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도 논평에서 "올해 역대 최악의 경기가 전망되는 상황에서 기업의 의견을 무시하고 통과시킨 노란봉투법은 기업의 활력을 근본적으로 잠식하는 무책임한 처사"라며 "논의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요경제 / 박미숙 기자 toy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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