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애플 “현 수수료 체계 합당” vs 업계 “공정한 앱 생태계 기대”
[토요경제=김동현 기자] 이른바 ‘구글 갑질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지난달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구글이 오는 10월부터 국내에 강제 도입하려 했던 ‘인앱 결제’는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법안이 발효되면 한국 정부가 거대 플랫폼의 ‘수수료 갑질’에 제동을 건 세계 첫 사례가 되는 셈이다.
◆ 세계 최초 ‘수수료 갑질’ 제동…변화는?
국회는 지난달 31일 본회의를 열고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안을 재석의원 188명 중 찬성 180명, 기권 8명으로 가결했다. 개정안은 앱 마켓 사업자가 자신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해 모바일 콘텐츠 제공 사업자에 특정한 결제방식을 강제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았다.
다만, 다른 앱 마켓에 모바일 콘텐트 등을 등록하지 못하도록 강요·유도하는 행위, 모바일 콘텐트 제공 사업자에게 차별적 조건·제한을 부당하게 부과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조항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중복 규제’ 의견을 받아들여 법안에서 제외됐다.
개정안 통과로 구글이 오는 10월부터 강제 적용하기로 한 인앱결제 정책은 무효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앱 마켓 사업자의 수수료 징수 행태를 규제하는 세계 첫 사례로, 미국·유럽 등에서 추진 중인 유사 규제의 참고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인앱 결제’ 금지에 속타는 구글…“법률 준수 방안 모색 중”
구글은 전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구글 갑질 방지법’과 관련, 현재 사업을 유지하면서 법률을 준수할 방안을 조만간 발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구글은 입장문을 통해 “고품질의 운영체제와 앱 마켓을 지원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유지하면서 해당 법률을 준수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향후 수 주일 내로 관련 내용을 공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통과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구글·애플 등 앱 마켓 사업자가 자신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해 모바일 콘텐츠 제공 사업자에 특정한 결제방식을 강제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인앱 결제란 구글·애플이 자체 개발한 내부 결제 시스템으로만 유료 앱·콘텐츠를 결제하도록 하는 방식을 일컫는다.
앞서 구글은 게임 앱에만 적용하던 인앱 결제를 오는 10월부터 모든 앱과 콘텐츠에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게임과 음악, 웹툰 등 자사 앱 장터인 ‘구글플레이’에서 팔리는 모든 앱과 콘텐츠 결제 금액에 30% 수수료를 물리겠다는 것이다. 애플 또한 현재 자사 앱마켓인 ‘앱스토어’에서 인앱결제에 30%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에 따르면 앱 마켓 사업자가 특정 결제 수단을 강제하면 국내 관련 산업 매출이 연간 약 2조3000억원 줄고 생산 감소 효과는 2조900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구글은 이 같은 수수료 체계가 합당하다는 주장이다.
구글은 “구글플레이는 단순한 결제 처리 이상의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며 “구글플레이 서비스 수수료는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계속 무료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물론 개발자가 여러 툴과 글로벌 플랫폼을 활용해 전 세계 수십억명의 소비자에게 보다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비자가 기기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사용하고 플랫폼과 개발자 모두가 재정적으로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라며 “개발자가 앱을 개발할 때 개발비가 소요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구글도 운영체제와 앱 마켓을 구축, 유지하는 데 비용이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애플도 이번 개정안에 대해 “앱스토어가 아닌 다른 경로로 상품을 구매한 이용자들을 사기 위험에 노출시키고 개인정보보호 기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한 바 있다.
◆ 플랫폼 규제정책 입법화 ‘시금석’ 될까…업계 “환영”
반면 업계에선 이번 법안 통과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이날 처리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에 대해 “한국이 최초로 앱 마켓 사업자의 의무를 법률로 규정해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개발자·이용자에 대한 권익침해를 해소하는 한편 공정하고 개방적 모바일 생태계 조성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유럽 등에서도 유사한 내용의 법안이 발의되는 만큼 세계적으로 플랫폼 규제정책 입법화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네이버‧카카오 등이 회원사로 속해있는 한국인터넷기업협회도 입장문에서 “이번 법안 통과로 창작자와 개발자의 권리를 보장하고 이용자가 보다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공정한 앱 생태계가 조성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