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칼럼] 강남 아파트 팔아 ‘유럽 성’ 살까?

김영린 / 기사승인 : 2021-09-26 19: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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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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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부 때인 2006년, 웃어넘기기 힘든 얘기가 네티즌 사이에 회자된 적 있었다.


“10여 평 남짓한 서울 강남의 아파트를 팔면 유럽의 ‘고성(古城)’ 한 채를 살 수 있다”는 얘기다. 어떤 네티즌이 ‘중세 유럽의 성 vs 한국 강남 apt’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것이다.


이 네티즌은 “당장에라도 중세 기사가 말을 타고 마중을 나올 것 같은 주변 풍경을 자랑하고 저택 높이만큼이나 자란 나무를 바라보며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거실이 딸린 프랑스의 고저택의 가격”을 강남구 대치동의 34평짜리 아파트 한 채 값과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그 가격이 109만 유로, 우리 돈으로 13억 원이라고 했다.


또 역삼동 50평 아파트는 “넓은 정원이 딸린 프랑스의 3층 고저택”과 맞먹고, 삼성동 47평 아파트는 “수영장과 정원이 딸린 이탈리아의 하얀 3층 저택”과 가격이 비슷하다고 했다.


당시, 노무현 정부는 온갖 부동산정책을 쏟아내고 있었다.


‘8·31 부동산종합대책’을 발표했을 때는 경제부총리가 “부동산투기는 끝났다”고 선언까지 했다. 시간이 흘러도 정책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는 말도 나왔다. “군대 가는 셈치고 기다려보자는 말을 하지만 그러려면 직업군인이 되어야 할 것”이라는 장담도 있었다.


노무현 대통령부터 “강남 집값만은 반드시 잡겠다”고 강조하고 있었다. “하늘이 두 쪽 나도 잡겠다”고도 했다.


그러나 집값은 치솟았다. 그래서 유럽의 ‘고성’과 강남 아파트를 비교한 주장까지 나온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은 결국 “부동산 빼면 꿀릴 것 없다”는 말로 정책 실패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당시와 ‘닮은꼴’인 보도가 나오고 있다.


서울 반포동의 34평형 아파트가 무려 42억 원에 거래되었다는 보도다. 이 아파트는 작년 10월 34억 원에 ‘평당 1억 원 시대’를 열어 유명세를 탔는데, 1년 남짓한 사이에 다시 8억 원이 치솟아 40억 원을 넘겼다고 했다. 집 한 채가 ‘어지간한 빌딩값’이라는 해석이다.


‘닮은꼴’은 또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9 국민과의 대화’에서 “전국적으로는 부동산 가격이 하락했을 정도로 안정화되고 있다”고 주장한 게 그렇다. 문 대통령은 부동산 문제는 “자신 있다”고도 했었다.


하지만, 서민들에게 문제는 전셋값이다. 서민들은 벌써 ‘내 집’은 포기 상태다. 전셋값이라도 안정되기를 바라고 있을 뿐이다.


그렇지만 그 전셋값마저 ‘천정부지’가 되고 있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자료를 분석한 결과, 개정 주택임대차법 시행 1년 만에 서울 전세가격이 27나% 뛰었다고 했다. 작년 7월 평균 전셋값은 4억8874만 원이었는데, 올해 7월에는 6억2402만 원으로 치솟았다는 것이다. 그 오름폭이 무려 1억3528만 원이었다.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5대 시중은행의 전세자금 대출이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6월 52조8189억 원에서 올해 6월말 148조5732억 원으로 자그마치 2.8배로 늘었다고 했다. 전세자금을 빌리지 않으면 전세도 얻을 수 없게 된 현실이다.


이런 상황인데,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하반기 전세대출을 ‘스퀴즈’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전세대출을 억제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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