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덕 의원 “금융위-은행 본사 직원 밀실서 계획 수립·인가…이해안돼”
이해관계자 사전협의 없는 심사 대출가산금리 등 '소비자 피해' 야기 지적
▲ 14일 한국씨티은행노조는 금융위원회 앞에서 금융당국의 씨티은행 국내소매금융부문 철수의 인가과정이 졸속행정이라며 이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한국씨티은행지부>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한국씨티은행지부(이하 씨티은행 노조)가 금융위원회의 씨티은행 소비자금융부문 국내 철수 인가는 ‘짜고 치는 고스톱’이고 소비자 보호 대책도 부족하다며 거세게 비판했다.
씨티은행 노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금융정의연대 관계자들은 14일 오전 11시 금융위원회 정문에서 ‘제2의 씨티은행 사태 방지를 위한 은행법 개정 기자회견 및 금융위원회 조치 명령 밀실 승인 규탄대회’를 개최했다.
씨티은행 노조가 집회를 연 것은 지난 12일 금융당국이 씨티은행의 소매금융 단계적 폐지 관련 이용자 보호 계획을 정례회의에 보고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씨티은행 이용자를 보호 계획으로 △씨티은행 만기연장 대상 대출 연장 △2022년 9월까지 카드 유효기간 만료회원 5년 갱신 △만기 예적금 가입 고객 만기 시 동일서비스 제공 △펀드, 신탁상품 환매 시까지 서비스 지속(일부 투자상품 수수료 인하) △보험상품 영업점당 1~2명 전담직원 배치해 관리 서비스 지속제공 등을 제시했다.
씨티은행 노조는 이러한 당국의 결정이 먼저 국내 소매금융 철수 ‘조치명령’에 이은 졸속행정이라는 입장이다.
한국씨티은행 진창근 노조위원장은 “노동조합, 국회, 언론의 자료 공개 요구는 철저히 무시하고 은행과 금융당국만이 머리를 맞대 소비자보호방안이라고 내놓았다”며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이후 첫 번째 조치 명령이라고 했으나 10월 27일 발표 이후 2개월 반 만에 승인됐다”고 비판했다.
▲ 한국씨티은행지부 진창근 위원장이 14일 금융위원회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한국씨티은행지부>2013년 외국계 은행으로는 처음으로 소매금융을 철수한 HSBC은행은 자산규모가 한국씨티은행의 7.6% 수준임에도 6개월간의 인가를 거쳤다.
반면 한국씨티은행은 220만명 이용자와 전국 36개 지점이 운영됨에도 2개월 반 만에 철수와 소비자 보호 계획까지 이뤄진 것은 ‘탁상행정의 전형’이라는 것이 노조의 시각이다.
금융당국은 한국씨티은행의 영업점을 올해 하반기 이후 점진적·차례대로 폐쇄해 2025년까지 수도권 점포 2개, 지방점포 7개 이상으로 지속 운영할 방침이다. ATM기기는 최소 2025년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씨티은행 노조는 “수도권 지역별 고객분포나 접근성을 고려할 때 단 2개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최소 6개 이상의 수도권 거점 점포 확보다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은 해외사례와 비교하며 금융당국의 무책임을 비판했다. 민 의원은 이달 7일 이와 관련 ‘은행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2021년 4월 씨티은행 본사의 신임 CEO로 취임한 제인 프레이저 대표가 유럽과 아시아 지역 13개 국가의 소비자 금융 매각 결정을 내렸다.
이후 대만의 경우 현지 금융관리위원회가 직접 나서 씨티은행의 대만 소비자금융시장에서 철수하는 과정을 심사했고 ‘직원의 고용안정’, ‘고객보호’, ‘후속 경영안정’ 등을 보장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국내 금융위원회의 대응은 달랐다는 설명이다.
민병덕 의원은 “금융위원회는 은행법상 해산 또는 은행업의 폐업은 금융위 인가를 받아야 하지만 ‘소비자 금융’ 부문만을 매각 또는 철수하는 경우는 인가대상이 아니라는 해석을 늦게 내놓았다”며 “법을 매우 편협하고 자의적으로 해석한 금융위원회에 다시 한번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민 의원은 “한국씨티은행 소비자금융 단계적 폐지에 따른 이용자 보호 계획이 어제 발표되었고 이 역시 문제가 많다”며 “왜 밀실에서 금융위원회와 씨티은행 본사 직원 일부만이 이러한 계획을 수립하고 인가하고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씨티은행 노조는 ‘대출자산 매각 금지’에 대한 계획도 꼬집었다.
노조는 “금융위는 개인신용대출의 타행 대환대출 취급에 있어 ‘제휴 협의’ 표현을 사용했고 은행장은 ‘타 시중은행과의 제휴를 통한 대환프로그램 제공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발표했다”며 “신용대출의 5년 연장과 타행 이전을 권유하겠다는 것인데 문제는 가산금리 인상”이라고 밝혔다.
타행 중 토스뱅크나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으로 대출이 넘어갈 경우 만기가 도래할 시 가산금리가 1% 내외로 인상한 사례가 있다는 것이다.
노조는 “무엇이 금융소비자를 위한 길인지 금융당국이 각성해 면밀히 재심사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조치 명령 계획안이 사전에 이해관계자와 공유, 의견 청취 되었다면 미비점을 보완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토요경제 / 김자혜 기자 kjh@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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