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국내 시장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수입차 집중 해부에 나섰다. 일반적으로 차량 품평회는 개발 중인 차량이나 신차 또는 페이스 리프트 모델 등 신규 차량을 중심으로 매달 한두차례씩 진행하지만, 이날은 자사의 제네시스와 수입차인 BMW 5시리즈를 비교하는 자리로 알려져 그룹 내부에서도 이목이 집중됐다.

자동차 전문 미디어인 <오토데일리>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 14일 서울 양재동 본사 사옥에서 품질 본부 주최로 레이EV, 블루온, 아반떼 블루세이브 등 3종의 ‘환경차 품질 회의’를 진행했다.
이날 회의에는 정의선 부회장을 비롯해 신종운 부회장, 양웅철 부회장, 김충호 사장, 김정훈 부사장, 신명기 부사장, 임태순 부사장 등 그룹 주요 임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그러나 현대차는 환경차 품질 회의에 앞서, 제네시스와 BMW 5시리즈를 사옥 내부에 위치한 품평회장으로 들였다.
일반적으로 매달 한두차례씩 진행되는 차량 품평회는 개발 중인 차량이나 신차 또는 페이스 리프트 모델 등 신규 차량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본사나 연구소 등에서 실시되는 수입차와의 비교 품평 역시 신차를 중심으로 활발히 진행된다.
때문에 판매가 수년이상 지난 차량을 두고 수입차와 비교 품평을 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특히, 이날 회의의 중심인 환경차보다 앞서 별도로 진행된 품평이라 그룹 내부에서도 이목이 집중됐다.
이번 비교 품평이 진행된 것은 최근 많은 국내 소비자들이 두 모델을 두고 구매를 고려하기 때문이다. BMW 5시리즈는 국내 시장에서 제네시스의 주요 고객층인 ‘30대 중반~40대 후반 중상류층 소비자’ 선택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게다가 조만간 출시될 BMW의 신형 3시리즈는 고성능 퍼포먼스와 리터당 22km를 웃도는 연비를 갖춘 프리미엄 컴팩트 세단으로, ‘비슷한 가격대’의 현대 그랜저는 물론 제네시스, 기아 K9 등 프리미엄 세단들을 위협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현대차그룹은 연구본부는 물론, 국내영업본부, 경영지원본부, 전략기획실 등 중역급에서 일반 영업사원들까지 광범위하게 수입차 시승에 나서고 있다.
◇ 수입차, 이젠 ‘경쟁상대’
현대·기아차의 이러한 움직임은 그동안 수입차를 국산차 시장과 별개로 여겼지만, 지난해 이후 수입차 시장이 급부상하면서 ‘국산차 시장을 위협할 정도의 경쟁상대’로 여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데일리>의 보도에 따르면, 올초부터 현대·기아차는 수입차에 맞서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기아자동차는 오는 2분기 출시할 대형세단 K9(오피러스 후속)으로 BMW 7시리즈 등 수입 대형 세단에 맞서겠다는 각오다.
기아차 재경본부장 이재록 부사장은 최근 “K9은 품질, 브랜드 가치, 디자인 경영의 실질적인 결과물”이라며 “고급 수입차와 비교해도 경쟁력이 큰 차”라고 언급, 그룹 최고경영층에서도 국내 프리미엄 시장의 독일차 견제를 주문할 정도로 K9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기아차는 국내에서 5000만원 이상의 대형세단 가운데 40% 이상을 수입차들이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제네시스와 에쿠스의 중간급인 K9 역시 수입차와의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기아차는 “5000만원 이상의 수입차를 타는 고객들은 국산 준대형차를 타다 대형급으로 올라가는 성향을 지녔다”고 분석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에쿠스는 너무 딱딱하고 제네시스는 너무 가볍다는 느낌에 BMW나 벤츠 등의 수입차로 옮겨간다”며 “K9으로 수입차로 옮겨가는 것을 차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역시 수입차에 대응하기 위한 각종 마케팅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다. 최근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저가모델을 내놓은 것 역시 도요타의 신형 캠리 하이브리드를 의식한 전략이기도 하다. 수입차를 타던 고객이 에쿠스나 제네시스를 사면 100만원 깎아주거나 이들 프리미엄 차종과 수입차를 비교 시승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올해 수입차시장이 더 확대되고 중소형차 출시도 늘어 현대기아차의 내수시장을 갉아먹을 정도”라면서 “현대·기아차도 가격과 마케팅전략 등에서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수입차도 이제는 현대·기아차의 주요 경쟁 대상이다”며 “수입차와 경쟁을 하기 위해 수입차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경영층)지시가 내려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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