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삼성, ‘스마트TV’ 갈등 일단락

전성운 / 기사승인 : 2012-02-20 14: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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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발 가능성 높아, "징벌적 과징금 부과해야"

KT의 삼성전자 스마트TV 인터넷망 접속 차단으로 인해 빚어진 KT와 삼성 간의 갈등이 일단 접속 차단 해제와 함께 봉합됐다. 삼성 측도 KT에 대한 가처분신청을 취하하기로 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5일 전체회의를 열고 지난 5일간 벌어진 삼성 스마트TV 접속 제한사태에 대해 논의했으나 별다른 제재조치를 내놓지 못했다. 다만, 이번 사태에 대해 징계가 필요하다는 상임위원들의 지적에 따라 이용자 피해 등을 고려해 제재방안을 더 검토해본다는 계획이다.


▲ 지난 5일간의 KT의 접속차단 덕분에 판매점에 진열된 삼성 스마트TV에선 ‘연결중’ 안내만 계속 나오고 있다.


KT의 막가파식 정책이 또 한번 힘을 발휘 했다. KT는 지난 9일 삼성 스마트TV에 대한 접속 제한 계획을 밝힌 뒤 이튿날인 10일 실제로 접속을 차단했으며 이후 5일간 이 같은 사태가 지속되다 14일 오후 KT와 삼성이 합의하면서 일단락됐다.


이번 합의로 KT는 삼성 스마트TV에 대한 접속 제한 조치를 해제했고 삼성도 KT의 접속 제한 행위 중지 등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취하하기로 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정확한 이용자 피해를 파악하긴 어렵지만 잠재적 피해가 약 3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양사 모두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특별한 재제조치는 없을 전망이다.


◇ 양사, ‘자율협의체’ 적극 참여 시사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14일 브리핑을 통해 “신속한 서비스 재개 및 이용자 불편 최소화를 위한 방통위의 중재에 따라 KT와 삼성전자 양사가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에 따라 KT는 삼성 스마트TV에 대한 접속 제한 조치를 이날 오후 5시30분 해제했다. 또 삼성은 KT의 접속 제한 행위 중지 등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취하하기로 했다.


아울러 양사는 방통위의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에서 규정안 사업자 자율협의체에 적극 참여하는 한편, 협의체 내에 스마트TV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세부분과를 즉시 구성해 운영키로 했다.


또한 세부분과 구성 및 운영은 양사가 협의해 정할 계획이다. 또 스마트TV가 미래 성장동력이고 정보통신망이 필수적인 기반이라는 점에 공감하고, 국내 ICT산업의 발전과 생태계 조성을 위해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방통위는 이번 사례와 관련해 “트래픽 증가 및 망 투자비용 분담 등과 관련한 논의는 양사의 세부 분과와 별도로 망 중립성 정책자문위원회와 트래픽 관리 및 신규서비스 전담반을 통해 함께 논의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양사간에 이면적 추가 합의사항 등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KT는 “방통위가 사업자 간 적극적인 중재 유도 및 향후 조속한 정책 검토 입장을 밝힌 것에 공감하며 받아들이기로 했다”며 “이에 따라 지난 10일 오전 9시 단행했던 접속 제한은 14일 오후 5시30분부로 해제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매우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용자들의 불편을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 안도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도 이날 “방통위 중재로 스마트TV 인터넷 접속 제한이 풀렸기 때문에 가처분 신청을 취하하고 성실하게 협상에 임할 것”이라며 “KT가 별도 협의체를 구성한 뒤 스마트TV 문제를 해결하자는 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 방통위, “합의 했으니 없던일로”


이후 지난 15일 방통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지난 5일간 벌어진 KT의 삼성 스마트TV 접속 제한과 관련된 내용을 보고안건에 올려 논의했다. 당초 이번 안건은 상임위원들이 결정을 내리는 의결안건으로 포함돼있었지만, 전날 KT와 삼성이 각각 차단 조치를 해제하고 가처분신청을 취하하면서 보고안건으로 바뀌었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징계 수위로 검토한 시정명령을 의결안건으로 올릴 예정이었지만, 합의가 성사됨에 따라 시정명령이 의미가 없어졌다”는 판단 때문이다. 또한 과징금 등을 산정할 경우 이용자 피해 등을 산출해야 하지만 이번 사태의 경우 피해자를 정확히 파악해내기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스마트TV라는 단말기 자체는 소비자가 그냥 매장에서 사는 것이기 때문에, 그 통계는 집계되지 않는다”며 “추정치라는 것이 정확치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명확하게 이용자피해 규모를 확실히 말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결국 이번 사태와 관련해 KT나 삼성 측엔 아무런인 징계도 결정하지 못했다. 방통위는 대신 “양사로부터 이용자 피해에 대한 대책을 받고 향후 제재수단 등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유사한 사례가 재발할 경우 엄벌하겠다”는 입장이다.


방통위가 별다른 제재조치를 내놓지 못하자 상임위원들의 지적이 이어졌다. 김충식 위원은 “앞으로도 이런 문제에 봉착할 가능성이 있어 방통위가 명확하게 선을 그어야 한다”며 “이용자 피해를 좌시해선 안되며, 실정법에 어긋나는 것 또한 안된다”고 강조했다.


또 삼성과 KT에 대해서도 각각 “삼성은 합의가 나오기 이전에 상대와의 협상테이블에 나오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KT는 과적차량을 공급했으니 삼성전자가 물어야한다고 하면서 도로 부터 차단했다. 이거야말로 민폐”라고 비판했다.


신용섭 위원은 “사업자 간에 협상이 안 되면 이용자를 끌어들이면 되는 거냐”며 “이미 잘못한 것을 지적하고 넘어가는 것도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고 KT가 소비자에게 한 행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양문석 위원은 “합의했으니 봐주자는 것은 안 된다는 것을 명확히 해야 한다”며 “이용자 피해에 대한 피해보상과 공개적인 사과로는 안 된다. 과징금이든 영업정지든 다시 논의해 징계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성규 부위원장도 “이용자에게 피해가 있었다면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며 “안건을 다시 검토하라”고 요구했다.


◇ 언제든 재발 가능한 사태


아울러 이번 사태와 관련해 방통위가 과거 지상파방송과 유료방송사업자 간에 벌어졌던 송출 중단 사례와 마찬가지로 무기력한 대응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용자 피해를 담보로 쌍방 간에 벌어진 분쟁에서, 합의를 봤다는 이유로 별다른 제재를 취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다.


이 때문에 향후 재발시에도 또다시 비슷한 양상을 낳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낳고 있다. 이에 대해 방통위는 적용되는 법이 다른 만큼 이번 사태는 과거 방송의 사례와 달리 놓고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기통신사업법에 제재조항 등이 상세히 마련돼 있는 만큼 재발시에는 적절한 제재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방통위의 중재 노력이 없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동안 법 위반 여부 검토와 동시에 사업자 간 합의 도출을 위한 중재 노력를 했다”며 “일단 사실관계에 대한 판단이 필요한 것이고, 당장 그(접속을 제한한) 다음날 제재조치 등이 나오기는 불가능하다. 법 규정에 따라 절차를 진행시킨 것”이라고 해명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방송의 재송신 분쟁과 비교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과는 사안이 좀 다르다”며 “향후에 제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면 제재하는 것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이 미흡한 것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서는 “그동안 (사업자들이) 협의하자고 말만 하고 협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었는데 세부분과를 운영하자고 한 것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망 사용 대가에 대한 별도의 합의 여부에 대해서는 “내가 알고 있는 범위 내에서 그런 건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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