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 = 장우진 기자] 지난해 총파업이라는 홍역을 치뤘던 SC은행에 또 한 번의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
SC은행 노조는 최근 성명을 내고 임단협 문제와 관련해 사측이 노조를 인정하지 않는다며 비판했다.
SC은행은 최근 비정규직에 대한 임금인상안을 확정하고 2월부터 지급하겠다는 이메일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노조와 협의가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사측은 “비정규직은 노조가 아니므로 협의사항이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그 동안 매년 노조와 협의해 온 만큼 노조의 반발이 거세다.
노조는 “이 같은 사측의 행위는 노조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임단협 등과 관련해 사측과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시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노조 집행부 간부 축소
SC은행은 최근 ‘SC은행 사측은 이중플레이와 노조 죽이기를 즉각 중단하라’라는 성명을 내고 사측의 일방주의가 노사갈등을 키우고 있다며 비판했다.
SC은행은 지난달 11일 ‘브랜드 선포식’을 개최하고 SC제일은행에서 ‘제일’을 빼며 ‘SC은행’으로 행명을 변경했다. 이후 26일 정기대의원대회에서 김재율 위원장이 이임하고 서성학 위원장이 취임하며 SC은행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는 계기를 가졌다. 특히 이날 리처드 힐 은행장은 대의원 대회에 새 집행부를 초청해 대화시간을 갖고 “조직이 분영된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인지 생각을 많이 했다”며 “조직이 잘 돌아가고 있는지 자문해보니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은행의 운영방식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밝혀 소통의 의지를 내비쳤다.
지난해 SC은행은 성과연봉제 등과 관련해 노사간 마찰을 빚으며 금융권 7년만에 총파업이라는 최악의 사태에 치닫았다. 힐 행장이 소통의 중요성을 내비친 것도 이같은 상황을 염두한 것으로 풀이된다.
노조도 이날은 기점으로 노사관계 정상화와 임단협 타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그러나 기대는 곧 실망과 분노로 바뀌었다.
현재 금융노조 산하 35개 지부에서 SC은행만 지난해 임단협을 아직도 타결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관계자는 “가장 큰 문제는 SC은행 사측이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이라며 “새 집행부가 출범했지만 노조는 전 집행부 대비 간부 1명이 축소된데다 1개월 파견명령 상태에서 직무불안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사측이 타임오프 제도를 빌미삼아 노동조합 죽이기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 집행부의 경우 11명으로 이뤄졌으나 현 집행부는 금융노조 파견간부 1명을 포함해 총 10명이다. 이 중 4명은 유급근로자이며, 5명은 1개월간 파견명령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정규직 인상안 협의 놓고 ‘사측 vs 노조’ 팽팽
사측이 비정규직의 인상률을 노조와 협의 없이 진행한 부분에 대해서도 노조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SC은행은 2011년도 비정규직 인상률은 4.1%로 확정짓고, 2월 급여일에 지급하겠다는 이메일을 발송했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은 임단협 진행 중에 노조의 동의도 없이 비정규직에 대한 임금인상률을 확정짓는 등 일방적 행태를 보였다”며 “그 동안 사측과 노조는 임단협을 통해 임단협을 통해 비정규직의 임금을 합의해 온 만큼 이와 같은 사측의 일방적 행위는 노조를 철저히 무시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정규직-비정규직 간 갈등을 유발시켜 노동조합의 힘을 약화시키려는 행태”라고 수위를 높였다.
이에 SC은행 관계자는 “올해는 입단협이 늦어지면서 상대적으로 금여가 낮은 비정규직을 고려해 먼저 (임금인상분을) 적용했다”며 “비정규직은 노조원이 아니므로 임금임상안 부분에 대해 노조와 협의를 하지 않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협의 이뤄지지 않을시 총파업 불사
노조는 성명을 통해 “힐 행장이 ‘조직이 분열된 근본적인 원인’을 다름아닌 ‘노동조합’ 에 두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며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고, 죽이려는 리처드 힐 행장을 비롯한 사측의 전근대적 태도야 말로 조직을 분열시킨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사측의 이중플레이와 노동조합 죽이기가 계속될 경우 한국 노사관계 및 금융 산별노조에 대한 중대한 도전으로 간주하고,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을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SC은행은 이번에도 협의가 잘 이뤄지지 않을 경우 지난해에 이어 3월 총파업도 불사할 뜻을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임단협과 지난해 총파업 현안과 관련해 2월 말까지 협의 할 것”이라며 “사측이 계속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노조의 의견을 무시한다면 3월 총파업도 강행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SC은행은 지난해 성과연봉제·후선역발령제 등을 놓고 노조와 갈등을 빚으며 총파업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맞이했다. 문제는 이 같은 쟁점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SC은행과 노조간 입장은 여전히 좁혀지지 않은 상태다.
SC은행 관계자는 “현재 매일 노조와 실무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조속히 마무리 되기를 바란다”며 “새로운 노조 집행부와 우호적인 관계를 가져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힐 행장은 지난 1월 행명을 변경는 자리에서 “스탠다드차타드그룹이 전 세계적으로 성공했지만 한국에서는 이 브랜드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며 “국제적인 DNA를 극대화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끄는 한국 최고의 국제적 은행이 되겠다”고 밝힌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지속돼 온 노사갈등은 여전히 해결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다. 자칫 지난해에 이은 총파업이 재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 SC은행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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