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격압박을 받고 있는 한 중견 사료업체 관계자는 “뼈를 깎는 고통으로 원가를 부담하고 있다. 가격 인상은 피할 수 없다”라는 하소연을 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정부의 가격 인상 제동으로 식품 등 관련업체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옥수수와 밀, 콩 등 국제 곡물 가격이 폭등하면서 이들 원료를 사용하는 제조업체의 부담도 커졌다.
한편 동원F&B, 오뚜기에 이어 사조그룹도 참치캔 전 제품의 가격을 인상한다. 뿐만 아니라 콜라와 사이다, 라면 등 서민 경제에 큰 영향을 끼치는 품목들도 이미 가격을 인상하거나 올릴 예정이어서 가계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 식음료 기업 가격 인상 본격화
지난 21일 업계에 따르면 사조는 최근 주요 대형마트와 소매점에 참치캔의 공급가를 평균 9% 인상하는 것과 관련한 공문을 전달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말 출시된 ‘사조로하이 살코기 참치 안심따개’ 제품을 제외하고 사조그룹에서 생산하고 있는 모든 참치캔 제품이 가격이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동원F&B는 지난달 말 참치 제품 9개 품목을 평균 7.6% 인상했으며, 오뚜기도 참치 제품의 가격을 3.1% 올렸다.
지난달 CJ제일제당이 즉석밥 햇반의 가격을 9.4% 인상한 뒤 이달 들어 식음료 기업들이 가격 인상 행진이 본격화 되고 있다.
하이트맥주와 OB맥주가 맥주 품목의 가격을 각각 5% 가량 인상했으며, 롯데칠성과 LG생활건강도 사이다와 콜라 등 탄산음료 가격을 올렸다.
라면 업계에서도 삼양식품이 삼양라면 등 6개 라면 제품 40~60원 인상했고, 팔도도 라면값을 왕뚜껑 등 라면값 평균 6.2% 올렸다.
이와 함께 농심도 새우깡의 가격을 11.1% 인상하는 등 스낵 업계에서도 가격 인상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오리온은 5년만에 초코파이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다. 또 23일부터 ‘도도한나쵸’ 등 스낵 제품의 용량을 74g에서 92g으로 늘리는 대신 가격은 1200원에서 1450원으로 250원 올릴 예정이다.
이후 장류, 조미료 등의 품목까지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알려져 서민 물가에는 부담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 정부 압박에도 가격인상 “어쩔 수 없어”
국제 곡물 가격 상승이 한국 시장에 영향을 주기까진 통상 4~6개월이 소요된다는 전망에 따라 지금 당장보다 올 연말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런 분위기에 대해 관련 업체들은 올해 말부터 ‘애그플레이션(곡물가 상승으로 인한 일반 물가 상승)’ 영향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식품업체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쌀을 제외한 대부분의 곡물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며 “국제 곡물 가격 상승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최근 식품업체들이 하나둘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정부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지난 18일 국제 곡물가 상승에 따른 국내 식품과 사료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기 위해 인천 CJ제일제당 대두유·사료공장, 동아원 제분공장을 방문했다.
서 장관은 이 자리에서 최근 국제 곡물가 동향과 원료 확보 상황에 대해 청취한 뒤 정부의 물가안정 정책에 대한 협조를 당부했다. 그는 “식품가격 안정은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니 정부와 기업, 소비자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업이 정부의 물가정책에 협조해야 서로에게 이익이 된다”면서 “소비자들의 불안감 완화를 위해서라도 노력해 달라”고 강조했다. 업계의 애로사항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같은 가격 인상에 대한 정부의 계속된 권고에도 식품 등 관련업계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2009~2010년 ‘국제 가격 폭등’ 당시 원가 부담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업체가 상당수이기 때문이다. 최근 식품업체들이 연달아 가격인상에 나서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실제로 즉석밥과 음료 등 가격이 줄줄이 올랐고 국민 과자라고 불리는 ‘새우깡’마저 900원에서 1000원으로 인상됐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에 충격이 오면 대부분 식품업체들이 버티기 힘들 것”이라며 대부분 업체의 가격 인상을 기정사실화했다. 또 사료업계의 한 관계자는 “2~3년 전부터 많은 부담을 안고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다”며 가격 인상은 피할 수 없는 결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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