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HL, 페덱스 같은 큰회사 키우자"

정수현 / 기사승인 : 2012-08-28 17:5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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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우체국의 택배배달, 불공정" 주장

한동안 수면밑으로 가라앉았던 우체국택배 민영화 문제가 또 거론됐다. 정부 기업이 지나치게 저렴한 서비스로 불공정 경쟁을 주도하면 관련시장이 왜곡될 수 있다며 현대경제연구원이 보고서를 통해 ‘우체국택배’ 민영화를 또다시 주장해서다.


이장균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지난달 17일 발표한 ‘국내 물류산업의 문제점과 물류효율화 방안’이란 제목의 VIP 보고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 연구위원은 우체국 택배가 공공인프라를 기반으로 저렴한 비용을 내세워 민간시장에 진출함으로써 불공정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2009년 기준으로 원가(3490원)보다 낮은 가격(2560원)에 택배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외형경쟁에만 치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원의 우체국택배 민영화 주장은 이번으로 꼭 3년째다.


하지만 우체국택배 민영화에 대한 우려감이 큰 것도 사실이다. 공익성이란 점은 무시한채 민영화에만 무게를 둘 경우 서민들이 떠안아야 할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 읍면리 배달...비용상승 불가피할지도
현재 ‘우체국택배’는 전국 우체국 네트워크를 이용한다. 이 때문에 도서벽지까지 서비스가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군단위까지는 민간택배가 배달하고 읍(邑), 면(面), 리(里)는 집배원들이 직접 물품을 배달해주는 방법으로 운영되고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우체국택배의 15%가량이 도시의 민간택배기업이 도서벽지까지 배달하기 힘들어 우체국택배에 재접수한 물량이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우체국택배'가 민영화돼 도서벽지 택배 물량까지 떠 맡게 된다면 비용 상승은 불가피한 일이다.


우체국택배가 연간 처리하는 물량은 평균 1000만톤. 이중 15%인 150만톤을 도서벽지까지 민간이 서비스를 한다고 가정하면 정확한 예측은 어렵지만 국민들이 부담해야 할 비용이 지금보다 늘어날 것이라는 추정은 어렵지 않다.


같은 관점에서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추진됐던 우체국 민영화가 흐지부지 됐던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지난 2008년 MB정부도 공공기능의 민영화 차원에서 우체국 민영화와 함께 우체국택배 민영화가 2012년까지 완료될 예정이었으나 공익성이 강한 사업 특성과 비용 과부담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커지면서 무산됐다.


정부 관계자는 “우체국택배는 우체국의 전통 업무인 소포 업무가 확대된 것이다. 민간이 하는 택배사업과 동일 선상에서 보는 것은 넌센스”라며 민영화 불가 이유를 설명했다.


◇ 7배산업 경쟁력 강화위해
우리나라에도 페덱스, DHL 같은 세계적인 물류기업이 나오려면 우체국이 독점하고 있는 서신배송업무를 민간에도 허용하는 등 각종 경쟁제한적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1일 발표한 '택배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정책제언' 보고서를 통해 서신배송업무에 대해 세계 주요국들은 민간에게 진입을 개방하고 있으나 우리는 공기업인 우체국이 독점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우체국택배와 달리 민간택배사에게만 화물차 증차를 허용치 않는 등 불공정한 시장구조로 인해 국내 택배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관련서비스의 질적 향상이 저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지난 10년간 우체국택배의 매출액은 25.5배(112억원→2853억원) 늘어났으나, 18개 민간택배업체는 2.9배(8988억원 → 2조 6147억원) 증가에 머물러 우리나라 전체 택배시장의 증가률인 3.2배(9,100억원→2조9천억원)를 밑도는 등 매출 격차도 크게 벌어졌다.


전경련은 미국 페덱스나 독일 'DHL'처럼 세계적인 물류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우체국이 독점하고 있는 서신배송업무를 민간에도 허용하고, 민간에만 적용되는 화물차 증차금지 등 경쟁제한적 규제도 풀어 공정한 시장경쟁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체국만 서신을 배송할 수 있도록 규정한 현행 우편법은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지 않고 택배산업의 불공정 경쟁을 유발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편지, 카탈로그 등의 서신류는 우체국만 배송할 수 있기 때문에 홈쇼핑업체는 상품과 카탈로그(서신)를 한꺼번에 보낼 수 있는 우체국택배를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민간택배를 이용하면 상품만 보낼 수 있고 카달로그(서신)는 우체국을 통해 따로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민간택배가 우체국택배에 비해 시장경쟁에서 불리해 상대적으로 경영손실을 입고 있으며, 서신배송업무의 민간 개방없이는 다양한 상품․서비스 개발도 어렵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한편 일본은 2003년에 우체국의 신서편 사업을 민간에 개방했고, 미국·EU는 공공부문의 서신배송범위를 중량과 요금으로 제한해 일정부분을 민간이 참여할 수 있게 허용했다.
이에 따라 미국 페덱스사는 택배와 서신·문구 배송서비스를 결합한 사업모델인 'Kinko´s'를 통해 소비자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세계 2만개 점포에서 24만여명의 고용을 창출했으며, 독일 '도이치포스트'는 1989년부터 우체국 서신배송업무를 완전개방하고 2002년 민영화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미국 'DHL'을 합병해 세계 최대의 물류기업으로 성장했다.


전경련은 우리나라도 해외 사례처럼 택배와 서신을 결합한 소비자 맞춤형 배송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우편법 일부개정법률안'의 독점범위를 '중량 350g 이하 또는 기본요금의 5배 이하'로 국제적인 추세에 맞게 수정해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 민간택배 화물차 증차 규제도 풀어야
더불어 전경련은 화물차 증차허용 부분도 민간택배가 우체국택배에 비해 불공정하게 적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체국택배는 '우편법' 등의 특례규정으로 최근 5년간(2005~2009) 택배화물차를 2673대 증차했으나, 민간택배는 2004년 개정된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라 증차가 불가능해 편법으로 전체 소요 화물차의 30~40%를 자가용차량으로 운행하고 있다.


자가용을 이용해 택배사업을 할 경우, 현행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제67조에서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어 현재 민간택배회사는 불법행위를 하고 있는 셈이다.


아울러 우체국택배는 1조2000억원의 정부의 자금지원을 받아 우편집중국을 설치해왔고 인력이 부족할 때는 공익근무요원도 활용하고 있다.


전경련은 민간택배가 우체국택배와 동등한 시장조건 하에서 공정경쟁함으로써 택배산업 전반의 경쟁력이 강화되도록, 민간에만 적용되는 화물차 증차금지 등 경쟁제한적 규제를 완화하고, 우체국택배와 민간택배간 상이하게 적용되는 법·제도적 장치를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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