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 = 장우진 기자] 우리금융지주의 민영화 작업에 재점화되는 양상이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최근 올 하반기 중 우리금융을 반드시 매각할 것이라고 수차례 밝혔다. 지난 13일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계약이 만료된 대우증권, 삼성증권, JP모건 등 3곳을 우리금융 매각주간사로 재선정했다.
그러나 2010년과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좌초된 우리금융의 민영화를 놓고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은 많지 않다. 지난해 상황과 비교해 달라진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또 한번의 무모한 김석동 위원장의 도전’이라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우리금융 민영화 실패를 놓고 비난의 화살이 김 위원장을 향한 만큼 이는 뚝심이 아닌 고집이라는 비판이다.
◇우리금융 매각 성공할까

이에 지난 13일 공적자금관리위원회(이하 공자위)는 이날 계약이 만료된 대우증권, 삼성증권, JP모건 등 3곳을 우리금융 매각주간사로 재선정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두 차례에 걸쳐 매각작업을 진행한 경험이 있어 이들 3개사와 계약을 연장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상황에 금융권에서는 이를 우리금융 매각작업을 진행하겠다는 의지로 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민영화 작업의 성공 가능성 여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사실상 불가능한 것 아니냐’는 부정적 시선까지 보이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지난해 상황과 비교해 달라진 것이 없다는 점이다. 지난해 매각을 놓고 3개 사모펀드(PEF)사가 인수의사를 밝혔으나 최종 1개사만 예비입찰제안서를 제출해 유효경쟁이 무산되며 민영화 작업도 수포로 돌아갔다.
그러나 유효경쟁이 이뤄졌다 해도 여론의 비난감수는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사모펀드사의 금융회사 인수에 대한 부정적 여론 때문이다.
먼저 민영화 작업과 관련해 지난해 김 위원장은 ‘메가뱅크론’을 주장하며 강만수 회장의 산은금융지주에 매각을 추진했다. 그러나 여론과 정치권 모두에서 메가뱅크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자 김 위원장은 지난 6월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해 “산은지주의 입찰 참여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되지 않아 산은지주가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혀 산은의 우리금융 인수는 무산됐다.
이 후 계속 추진된 매각작업에서 티스톤파트너스, 보고펀드, MBK파트너스 등 3개 사모펀드사가 인수의사를 밝혔으나 MBK파트너스만 예비입찰제안서를 제출해 유효경쟁 무산으로 민영화 작업도 실패로 돌아갔다.
◇쉽지않은 매각, 현실적으로 어렵다
정부는 우리금융 매각과 관련해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 △빠른 민영화 △국내 금융산업 발전을 고수해왔다. 문제는 이 조건을 다 갖추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현재 사모펀드사의 우리금융 인수에 대한 시선은 부정적이다. 사모펀드는 말 그대로 수익을 남기기 위한 기업으로 ‘국내 금융산업 발전’에 부합하지 못한다. 지난해 론스타 사태의 파장이 일파만파 커진 가운데 사모펀드사의 우리금융 인수 추진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지난해 유효경쟁이 성립됐다하더라도 여론의 반발로 인수작업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다고 금융지주사의 인수도 쉽지 않다. 신한금융은 2007년 LG카드 인수로, 하나금융은 최근 외환은행 인수로 더 이상의 인수여력이 없다. 산은지주는 지난해 상황에 비춰볼 때 여전히 쉽지 않다. KB금융은 어윤대 회장은 강만수 산은지주 회장과 함께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이라는 점에서 특혜시비가 일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금융지주사법이다. 현 지주사법은 금융지주사가 다른 금융지주사를 인수하기 위해서는 지분의 95% 이상을 취득해야한다. 현재 정부가 보유한 우리금융 보유 지분은 57%이다. 인수를 원하는 지주사가 이를 모두 인수하더라도 38%를 주식시장에서 사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금융위는 지난해 이를 완화하기 위한 시행령 개정을 추진했으나 국회의 반대로 무산됐다.
인수자금 규모가 워낙에 큰 만큼 블록세일(인수 추진기관에 지분을 나누어 매각하는 방식)에 대한 방안도 거론되고 있으나, 이 경우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지 못한다. 이는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에 어긋난다.
또 지난해 인수의 새로운 방안으로 거론된 ‘국민주’도 논란의 소지가 높다.
홍준표 새누리당 의원을 비롯해 정치권에서는 “공적자금으로 살린 정부의 지분을 특정 대기업이 매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국민에게 돌려주는 게 맞다”며 국민주 해법을 제시했다. 가장 큰 장점은 특혜시비 없이 매각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 역시 현실적으로 무리라는 분위기다. 우선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라는 부분에 부합돼지 못한다.
포스코의 경우 비상장회사 공모를 통해 상장하면서 공적자금 회수를 최대한으로 할 수 있었지만, 우리금융의 경우 이미 상장이 되어있어 현 시가보다 할인해 공모해야 하는데 이에 주주들이 반발이 거세질 수 있다.
이 외 대선을 앞두고 포퓰리즘 비난에 휩싸일 수도 있어 민영화를 추진하는 현 시점에서는 무리라는 지적이다.
◇김석동, 뚝심인가 고집인가
이 같이 우리금융 민영화 작업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김석동 위원장의 뚝심이 얼마나 발휘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해 매각 실패에 대한 비난의 화살이 김 위원장에게 집중됐음에도 재차 민영화를 적극 추진하는 것은 그만큼 민영화 의지가 확고하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금융위 관계자는 “우리금융 매각은 정치 일정과는 무관하게 추진돼야 한다는 것이 김 위원장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금융권이 바라보는 시각은 여전히 회의적이다. 특히 지난해 매각 여건이 사실상 힘들어진 상황에서도 명분없이 매각절차를 무산시킬 수는 없다며 인수추진을 강행하다 실패한 만큼 이번에도 ‘뚝심’보다는 ‘고집’이라는 것이 업계 분위기다.
한 금융관계자는 “우리금융의 민영화는 결국 시장상황에 따라 달렸다”며 “지난해에 비해 상황이 달라진 것이 없는만큼 금융지주사법 개정 등 (우리금융) 매각을 위한 금융당국과 정치권이 판단이 서지 않는다면 민영화를 이루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도 지적했다.
이어 “정권말기로 매각이 더 힘들수도 있지만 반대로 대선을 앞두고 절차가 더 투명하게 진행 될 것으로 기대돼 상황에 따라 민영화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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