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극장에게도 버림받는 한국 사람들

여용준 / 기사승인 : 2016-03-21 09: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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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경제신문=여용준 기자] 대형 멀티플렉스의 스크린 독과점은 어제 오늘 이야기는 아니다.


CGV와 롯데시네마가 차지한 전국의 스크린 수만 따져도 75% 이상이며 여기에 메가박스가 추가되면 95% 이상이 대기업 멀티플렉스 극장이다. 이들 극장은 이전에 없던 서비스로 늘어나는 영화팬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그런 멀티플렉스들이 최근 연이어 영화팬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CGV는 이달 초 좌석차등제를 시행하며 상영관 내 좌석 위치별, 요일·시간대별 다른 요금을 적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아이맥스관은 관람료를 2000원 인상했다. CGV는 “투자비용 상승으로 인한 부득이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롯데시네마 역시 올해 VIP 혜택에서 할인 및 적립혜택을 삭제했다. 롯데시네마 측은 “쿠폰북을 통한 혜택을 늘렸고 VIP 대상 이벤트를 더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며칠 전 CGV의 좌석차등제 적용 이후 처음 극장을 찾았다. 평일 밤 영화였는데 평소보다 1000원 더 저렴하게 예매할 수 있었다.


싼 맛에 예매해서 기분 좋게 극장으로 향했지만 정작 영화는 기분 좋게 볼 수 없었다.


극장 시트는 해지고 검은 때가 타서 다소 불결한 환경에서 영화를 봐야 했다. 이날 겪은 일은 아니었지만 가끔 다른 멀티플렉스에서는 퀴퀴한 냄새가 나기도 했다.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은 큰 불만없이 쾌적한 환경에서 영화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월드타워 건축 과정에서 있었던 일련의 사고로 인해 많은 이용자들이 여전히 불안에 떨고 있다.


또 최근 개편된 롯데시네마 홈페이지와 모바일앱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지출한 돈 이상의 서비스를 받길 원한다.


서비스 제공자는 설령 눈속임을 할지언정 소비자가 충분한 서비스를 제공받았다고 착각하게 해야 이익창출과 기업이미지를 모두 챙길 수 있을 것이다.


CGV와 롯데시네마의 최근 행보는 소비자들로 하여금 불만을 사게 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한국 사람들의 1인당 연간 극장방문 횟수는 4.22회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영화계 관계자는 “한국 사람들의 마땅한 놀이문화가 없는 상황에서 극장은 적은 비용으로 효율적으로 즐길 수 있는 여가”라고 말하고 있다. 한국 사람들의 거의 유일한 휴식처인 ‘극장’에서도 ‘헬조선의 참맛’을 맛봐야 한다면 대단히 슬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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