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리아 정부 “반군과 어떤 대화도 없다”
내전 기간 수 만명의 민간인 사상자 발생
유럽으로 유입되는 난민 대책 마련 시급
시리아 정부는 3일 시리아 정부군이 반정부 세력을 분쇄하기 전에는 어떤 대화도 없을 것이라고 발표함으로써 바샤르 아사드 대통령은 국민들의 인명이 희생되더라도 무력으로 위기를 극복할 의도임을 다시 한 번 천명했다.
이 성명은 반정부 세력이 지난 8월은 5000명이 죽어 2011년 3월 봉기가 시작된 이후 가장 피어린 달이었다고 발표한 직후에 나온 것이다. 이에 시리아 반정부 세력도 “아사드가 권좌에서 물러나기까지는 정부와 어떤 회담도 않겠다”고 맞서고 있다.
이날 시리아 정부측 옴란 알 조에비 공보장관은 다마스쿠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시리아군이 전국적으로 치안과 안정을 확립하기 전에는 야권과 어떤 대화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영국에서 활략하고 있는 반정부 지도자 무히디네 라트카니는 “어떤 대화의 ‘핵심’은 아사드의 하야와 이런 살인과 만행을 저지른 정권의 보안기구들의 철폐이기 때문이다”고 말해 사실상 양측 간 합의는 앞으로도 계속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듯 내전이 계속되면 결국 모든 고통은 민간인들에게 전가된다. 지난 2일 시리아 인권단체들은 “지난달 시리아에서 약 5000명이 사망했다”며 “17개월여 전 민중 봉기가 발생한 이후 한 달 사망 기록으론 가장 많다”고 밝혀 점점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유엔아동기금 유니세프 역시 “시리아에서 지난주에만 1600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영국에 있는 ‘시리아인권관측소’는 “8월에 5440명이 사망했으며 이 가운데 민간인은 4114명”이라고 밝혔다. 카이로에 소재한 또 다른 인권단체 ‘현지조정위원회’는 지난달 4933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인권단체들은 지난 17개월여 동안 사망자는 최소 2만3000명, 최대 2만6000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시리아 정부는 반군을 진압하기 위해 전투기 공습을 대폭 늘렸으며, 내전 기간 비교적 평온을 유지했던 시리아 최대 도시 알레포에서 마저도 전투가 재개됐다.
◇ 수천 마일 걷고 또 걷는 난민들
현재 민간인 사상자 다음으로 심각한 문제는 ‘난민’이다. 지난 18개월 동안 지속된 시리아 유혈 사태로 수천 명의 시리아 피난민이 유럽 지역으로 유입되면서 그 수가 점점 불어나고 있다. 전쟁을 피해 시리아의 피난민들은 수천 마일을 걷고, 기차를 타고, 다시 걸어서 유럽으로 계속 몰려들고 있다.
시리아에서 요르단, 이라크, 레바논, 특히 터키 등지로 피난하는 시리아인들이 20만 명을 초과하면서 유럽 각 국들도 시리아 난민에 대한 비상대책이 필요하다. 이들 피난민 중 의지력이 강하거나 대개는 더 부유한 계층들은 쉽게 유럽연합 국경을 넘어서 특히 그리스 지역으로 들어오고 있으며 대개는 더 북쪽 국가에서 피난처를 구하려 하기 때문이다.
스웨덴만 해도 시리아-터키 간 유럽 국경에서 2500㎞나 떨어진 국가인데도 올해와 내년에 1만7000여명의 시리아인들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는 올해 상반기에 입국에 성공한 사람들 수는 그 중 10분의 1도 안 되지만 그래도 2011년에 비해서 크게 늘어났다.
그리스까지 험난한 피난길을 경험했던 이들리브 출신의 시리아 학생 자말은 “제가 강을 건너고 나니까 누군가가 ‘이제 여기는 유럽이다. 아무도 널 잡을 사람은 없다’고 가르쳐 줬어요”하고 비교적 쉽게 스웨덴 남부 코핀게브로의 난민 수용소에 도착하던 순간을 설명했다.
24세의 자말은 최근 그의 형이 아사드의 군대에서 탈영하려다 살해됐고, 자신도 군에 징집될 것을 두려워해서 피난길에 올랐다. 그는 시리아 북서부의 험한 산악지대를 폭탄과 검문을 피해 지그재그로 걸어서 통과했고 비교적 안전한 터키로 달아날 수 있었다.
터키에는 이미 7만5000명의 피난민들이 들어와 있으며 유엔은 “앞으로도 20만 명 이상이 터키로 들어올 것이기 때문에 형편이 좀 나은 사람들은 더 멀리 이동하기를 원한다”고 밝힌바 있다.
코핀게브로의 숙박소에 도착한 자말은 자신도 터키에서 25일 간 체류한 뒤에야 북유럽으로 육로로 피난에 나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터키로부터 온가족이 탈 미니밴과 운전사를 수천 달러를 써서 구한 사람들도 있었고 자말 역시 터키를 떠난 이후의 여정에서 불법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밝히기를 꺼렸다.
그러나 정상적이고 합법적인 외국 여행용 비자 발급이 거의 불가능한 시리아에서 이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으며, 위험하고 비밀스러운 탈출을 위해서는 그런 방법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특히 형이 시리아 군영을 이탈하다가 사살된 병사들에 포함돼 있던 자말은 자신 역시 수배 중일 거라는 강박관념을 벗어나기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싸우거나 사람을 죽이는 일은 할 수 없어요. 내가 하고 싶은 것은 공부이고, 정상적인 사람으로 생활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악화 일로
현재 시리아를 떠나 유럽연합 27개 국가로 유입된 시리아 난민들의 수는 정확히 집계조차 돼 있지 않다. 그러나 유럽 통계회사 유로스타트 집계에 따르면 독일에서는 올 들어 7개월 간 지난해 1년 간 수에 맞먹는 2246명의 시리아 인이 난민 신청을 했으며 영국을 비롯한 몇 개국에서도 난민 수가 급속히 불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수치는 시리아 전체 인구 2000만 명이나 유럽연합 인구 5억 명에 비하면 아직은 미미한 편이지만, 난민 수 증가는 각국에 적잖은 부담이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스웨덴은 평시 관광객들에게 제공되던 코핀게브로 인근의 호스텔을 숙소로 개방했으며 인근 섬에다 그림같이 아름다운 산장들을 지난주부터 개설해서 난민들을 수용하고 있다.
스웨덴의 난민들은 그 동안 소말리아와 아프간 난민이 1855명으로 가장 많았지만 이제는 시리아 난민이 더 많아질 전망이다. 시리아 사태로 민간인 학살 등 위험도가 가장 높은 곳의 피난민이다 보니, 스웨덴 정부는 현재 거의 모든 난민 신청자를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게 까지 치닫자 유엔은 중재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상황은 전혀 호전되지 않고 있다. 유엔의 새 시리아 특사 라크다르 브라히미는 지난 1일 “나는 시리아의 모든 당사자들에게 전투를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 요구는 두말할 것도 없이 우선적으로 정부측에게 하고 싶다. 시리아만이 아니라 어느 경우에도 국민에게 안전과 평온을 보장하는 것은 정부의 의무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의 이런 발언은 자신의 평화중재 업무에 유리한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시리아 정부에 군사작전을 완화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브라히미가 뉴욕에서 알-아라비야TV와 이처럼 인터뷰를 했던 이날에도 시리아에서는 반정부 세력들이 이라크와의 국경지대에서 한 공군기지를 점령했다고 발표하는 등 시리아 에서는 정부군 공군기와 지상 병력이 공세를 강화한 가운데 쟁탈전이 격화되고 있다.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