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덩치만 키운 메리츠증권 합병

김재화 / 기사승인 : 2015-05-28 17:3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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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경제=김재화 기자] 5월 말 메리츠종금증권과 아이엠투자증권 합병에 관한 인수절차가 마무리되었다. 두 증권사가 합병되며 자기자본 규모는 1조 1313억 원으로 업계 10위 수준으로 수직상승하게 됐다. 서로 다른 부문에 강점을 갖고 있어 시너지 창출도 기대하고 있다.


반가운 소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메리츠증권이 아이엠증권 정규직 직원에게 희망퇴직을 권고한 가운데 희망퇴직을 신청하지 않는 직원에게는 무연고지 지방발령이라는 불이익을 예고하기도 했다. 반면 영업직 직원들은 100% 승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익이 나지 않는 부서는 단호하게 잘라버리겠다는 것이다. 게다가 6월 1일부로 아이엠증권 계약직은 전부 퇴사 예정이다. 재계약의 여지조차 남기지 않았다. 지난 3월 말 기준 메리츠증권의 계약직 직원 수는 직원 1080명 가운데 755명에 달한다. 이는 증권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메리츠증권은 금융 당국에 합병 승인을 받을 당시 고용승계를 조건으로 내건 바 있다. 그러나 이번 희망퇴직 권고로 봤을 때 애당초 고용승계에는 관심이 없고 회사규모를 키우기 위한 인수라는 비난을 피하기 쉽지 않게 됐다.


아이엠증권 측은 “합병으로 양사 직원의 보직이 겹쳐 원하지 않는 부서로 배치될 수도 있기 때문에 전직할 기회를 주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회사 입장에서 당연히 이익창출이 1순위지만 이익만 쫓다 가랑이가 찢어진 회사가 한 둘이 아니다. 사회적·도덕적인 비난도 받게 되고 회사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꼴이 되어버린다.


메리츠증권의 경영원칙을 살펴보면 ‘고객, 주주, 임직원, 회사가 함께하는 행복한 삶’이다. ‘조직과 동료 이해’라는 핵심가치 아래 ‘회사의 올바른 역할과 태도를 안다‘고도 명시해 놓았다. 메리츠증권의 비전이 과연 이번 희망퇴직 강제 권고와 부합하는지 의문이다.


기업경영인의 입장을 생각해본다면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일 순 없다’라는 말이 떠오른다. 그들의 인간관계는 이익 창출이 우선이고 그에 따른 관계 변화가 이루어질 것이다.


경기가 악화되며 구조조정이 흔해졌지만 이러한 기사를 접할 때마다 여전히 마음이 편치 않다. 함께 상생할 방법은 없을까? 구조조정을 하더라도 유예기간을 주면 어떨까?


기업의 입장에서 들었다면 콧방귀나 뀌었을 것이다. 기업이 돌아가는 구조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 말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깊이의 차이일 뿐 사람이 행하는 일은 다르지 않다.


이번 일로 메리츠증권이 지향하는 인간관계와 비전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지만 씁쓸함을 감출 수는 없다.


아직도 무언가를 강요하는 이 사회가 실망스럽고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대기업에서 그런 일이 발생해서 더욱 안타깝다.


이윤을 위해 경쟁사를 앞서가기보다 함께 가는 기업의 모습을 유지하는 것이 더 긍정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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