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 대표는 업계에서 1% 미만인 매도 의견 리포트를 확대하고 직원의 안정성을 도모하기 위한 직원연금제도 추진, 임원의 자사주 의무보유, 야간 전화 상담 지원, 고위험등급서비스 제공 등 다양한 실험을 계속해 왔다.
한화증권의 색다른 실험은 현재 진행형이다.
주 대표는 “앞으로도 고객과 주주, 임직원이 긍정적으로 변모할 수 있는 일들을 해갈 것”이라며 “임직원의 주인의식을 강화해 고객의 신뢰도를 끌어 올리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매도리포트 비중 40%까지 ‘끌어 올린다’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대표의 행보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매도 리포트 확대다. 그는 취임 이후 신뢰성이 사라진 증권가 종목 리포트에 메스를 들었다.
그는 올해 매도와 중립 의견의 리포트를 40%까지 맞추도록 노력 중이다. 주 대표 취임이후 한화투자증권은 리서치센터에서 리포트를 낼 때 매도 등급도 목표주가를 제시하고, 투자 위험종목을 분기마다 선정해 발표하도록 했다.
주 대표는 “사실 연구원 입장에서는 기업과의 관계 때문에 매도 리포트를 작성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개인의 입장에서 정확한 투자를 할 수 있는 리포트를 작성해 투자자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사실 증권가에서 매도 리포트를 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기업들은 매도 의견을 낸 증권사와는 거래를 끊으려고 하고 주가 하락을 우려한 기존 투자자들의 반발 또한 만만치 않기 때문.
특히 기업은 증권사에 자금을 맡기거나 M&A나 상장 등의 업무를 의뢰하는 ‘큰 손’으로 모 연구원이 해당 기업에 부정적 리포트를 내놓은 후 거센 항의와 함께 ‘출입정지’를 당한 사례는 유명하다.
이런 분위기에서 한화투자증권은 형평성 있는 리포트 발간을 위한 첫걸음을 뗐다.
지난 29일 금융투자협회가 공시한 주요 증권사 투자의견 비율을 집계한 결과 33개 국내 증권사중 27개사는 매도 비율이 0%였다. 이 가운데 국내 증권사중 매도 비율이 가장 높은 회사는 한화투자증권(4.6%)였으며, 한국투자증권(3.3%), 동부·메리츠·유진·키움증권(0.6~0.8%)은 그 비율이 현저히 낮았다.
한화투자증권은 어려운 리포트 용어를 알기 쉽게 해석해 주는 편집국도 신설했다.
현재 대다수 증권가 보고서는 생소하고 알아듣기 힘든 전문용어로 이뤄져 있어 일반 투자자들이 리포트를 읽어도 이해하기 힘든 경우가 다반사다.
주 대표는 “고객에게 중요한 투자 지침서가 되는 보고서는 좀 더 쉬워져야 한다”며 “한화투자증권은 증권사 최초 사내 편집국을 설치해 비논리적이고 알아듣기 어려운 문장으로 쓴 문장이 횡행하는 증권가의 리서치보고서를 줄여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한화투자증권은 초대 편집국장으로 이주명 아시아경제 논설위원을 내정했으며 '편집국' 인원을 추가 구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 사장은 “현재 사내문서에도 비문(非文)이 많이 쓰이고 있다”며 “최소한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리서치 보고서나 홈페이지에 올리는 모든 글은 편집국의 감수를 거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직원연금제도 추진...고객·직원 동시에 ‘잡기’
한화투자증권은 고객에게 신뢰를 주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직원안정’을 꼽고 직원연금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직원연금제도는 대부분 계약직 연구원들로 이뤄져있는 증권회사의 특성상 파격적인 행보가 아닐 수 없다.
주 대표는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직원 급여 가운데 일정부분을 떼서 적립한 뒤 펀드애 투자해 퇴직 후 연금방식으로 지급하려 한다”며 “직원의 노후가 보장되고 안정돼야 당장 눈앞의 성과보다는 고객 지향적인 포트폴리오를 제시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특히 적립된 직원연금은 자사주에 투자해 회사 주가가 오르면 직원이 퇴직 후 받는 연금도 함께 증가한다”며 “직원의 의견을 골고루 들어본 뒤 도입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한화투자증권이 ‘책임 경영’의 일환으로 지난해 도입한 '임원 주식 보유 제도'와 맥을 같이한다. 임원 주식 보유 제도는 임원들이 직급에 따라 일정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퇴임할 때까지 이를 보유하는 제도다.
주 대표는 앞서 지난 11일 자사주 4600주를 신규로 취득해 총 21만300주(0.24%)를 보유한다고 공시했다. 정해근 부사장과 박재황 부사장도 그동안 자사주를 꾸준히 사들여 각각 12만2천100주(0.14%), 11만600주(0.13%)를 보유하고 있다.
그는 “이런 시도는 장기적으로 증권업계의 풍토를 바꿔 함께 상생해 나가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고객과 직원을 위해 꾸준히 제도를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객지원센터 변모…‘세심한’ 손길
한화투자증권의 새 바람은 고객지원센터까지 불었다.
한화투자증권은 고객 중심의 영업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고객지원센터 상담시간을 오후 6시에서 오후 10시로 확대했고 같은 시간까지 고객이 프라이빗뱅커(PB)로부터 투자와 재테크에 대한 상담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야간 상담서비스는 주간 상담서비스와 동일한 수준의 인력으로 운영되며 한화투자증권 고객지원센터는 전문금융자격증을 소지하고 지점에서 영업경력을 쌓은 투자상담전문가로 구성돼 자세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주 대표는 “야간에도 주식 및 금융상품에 대한 상담뿐만 아니라 노후준비를 위한 연금과 종합자산관리 상담까지 주식매매를 제외한 모든 상담 및 업무처리가 가능하다”며 “장시간 소요되는 HTS(Home Trading System), 홈페이지, 모바일 매체상담, 각종조회, 사고등록 등 업무상담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투자증권은 향후 고객지원센터 운영시간을 늘려 고객들이 24시간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주 대표는 “고객지원센터를 차별화된 비대면 영업채널로 활용하고 고객에게 최상의 편의를 제공할 수 있도록 변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과거 영업점과 고객지원센터의 주문 수수료가 동일한 점을 인지하고 고객이 가격에 따라 주문채널을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주문 수수료를 영업점 이하로 내렸다.
고객지원센터를 통한 수수료는 주식매수금액의 0.25%에 9500원을 더한 것으로 지점 주문(주식매수금액의 0.25%+1만9500원)보다 적다. 소액 주문일수록 고객지원센터를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주 대표는 “고객과의 신뢰를 구축하고, 고객 중심의 영업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고객지원센터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고 전했다.
“고객자산 맡겨라”…주식등급서비스 마련
한화투자증권은 고객의 신뢰감 향상과 더불어 고객자산보호를 위해 주식 투자등급 서비스(가칭)’를 만들어 내놓기로 했다.
이 서비스는 채권에 신용평가기관이 평가한 투자등급이 있듯이 정량적 분석을 통해 주식에 투자등급을 부여하여 고객에게 알려준다. 고위험등급 해당 여부는 고객이 당사 HTS나 홈페이지에서 투자 대상 주식을 선택할 때 보게 되는 현재가 조회 화면 및 주문 실행 화면에서 바로 확인 가능하다.
주 대표는 “이 서비스는 주식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런 시기일수록 손실 위험을 최대한 줄이면서 안정적으로 자산을 관리할 수 있게 해주는 투자 파트너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마땅한 투자대안을 찾기 어려운 개인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주식투자에 나서고 있다”며 “오랜 기간 동안 외부 계량분석 전문회사와 함께 정량적 분석을 통해 개별 주식에 대한 투자등급을 부여하고 이를 고객에게 제공하는 만큼 많은 고객들이 활용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반소매 셔츠 금기(禁忌) 깨라”
주 대표는 확실한 자율경영을 위해 직원 복장규정도 풀었다.
그는 “자율 경영을 외쳤지만 회사 내에는 아직도 통제 장치가 너무 많다”며 “그간 한화투자증권은 다른 회사에 비해 더 보수적인 복장 규정을 요구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복장 규정은 회사의 자율 경영 방침과도 상충돼 회사 근무 시 복장 관련 규정을 폐지하기로 했다”며 “이제부터는 자기가 입고 싶은 대로 입고 다녀도 된다”고 강조했다.
한화투자증권에는 그동안 노타이와 반소매 셔츠, 무릎이 드러나는 짧은 치마 등을 금지하는 복장 규정이 있었다.
주 대표는 “회사에서 일할 때 무엇이 적절한 옷인지는 상사가 정할 일이 아니다"라며 "사회의 일반적인 상식이나 관습에 의해 정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의 시각일 것"이라며 "요즘은 반소매 상의를 입는 것이 보편화돼 있고 규정을 만들어 놔도 직원 대다수가 무시하고 회사도 꼭 지키도록 강제하지 않고 있어 폐지하는 것이 낫다"고 덧붙였다.
이는 회사 경영 방침은 고객을 보호해서 만족시키고 낭비를 줄여 경영효율성을 높이는데 있다는 그의 철학에 기인한 결정이다.
한화투자증권의 경우 작년 여름에도 직군에 따라 노타이나 반팔 와이셔츠 등은 가능했지만 현재는 자율적이면서 금융사 품위에 어긋나지 않는 복장을 착용하도록 방침이 내려졌다.
주총 ‘토크쇼’ 갖다…업계 최초 이색 행보
한화투자증권의 ‘최초’는 주주총회에서도 볼 수 있었다.
지난 3월 한화투자증권은 증권업계 최초로 ‘열린’ 주주총회를 도입했다. 증권사 가운데 처음으로 ‘주총 토크쇼’를 열어 투자자의 이해도를 높이고 향후 회사 발전방향을 공유했으며, 주총 ‘전자투표제’도 업계 처음으로 시행했다.
주 대표는 “우리나라 기업은 상장을 해도 막상 주주가 갖고 있는 권한들이 별로 없다”며 ”1년에 한 번은 주주들이 경영진한테 회사가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물어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열린 주총을 실시한 배경을 밝혔다.
주 대표는 주총에서 회사의 재무실적, 혁신활동 등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주주들의 질문에도 직접 답변했다.
주총 토크쇼는 주주들이 올해 경영 방침 및 목표, 주가 전망 등에 대한 질문을 했고, 주 대표의 답변과 담당 본부장들이 첨언하는 방식으로 이어졌다. 일반적으로 주총이 10~20분간 진행되는 것과 비교하면 2시간 가량 길게 진행된 이번 주총은 투자자의 이해도를 높이고 향후 회사 발전방향을 공유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주 대표는 “주주들이 경영진에게 직접 질문하고 답변 받을 수 있는 시간은 주주들의 참여를 확대하고 나 역시 그들과 소통하는 시간이 됐다”며 “해를 거듭할수록 주주들의 참여가 확대되면서 소통하는 주주총회 문화가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화투자증권이 업계에서 처음으로 실시한 ‘전자투표제’도 눈길을 끌었다.
한화투자증권은 또 소액주주의 주주총회 참석 및 의결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전자투표제를 도입했다. 전자투표제는 주주가 직접 주주총회 회의장에 출석하지 않아도 인터넷을 통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주 대표는 “일반 주주들이 전국적으로 분산돼 있는데다 여러 회사의 주주총회 개최 시간이 겹쳐 주주총회에 직접 참석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이런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전자투표제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는 지난해보다 성과가 다소 나아지는 것을 보여 드리면서 안정적인 주주 층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주 대표는 주주와 고객, 그리고 임직원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경영철학을 제시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주주가 만족할 수 있도록 회사 내실 향상에 힘쓰고 고객 만족 경영에 자원을 효율적으로 집중하기 위해 낭비적 비용 지출을 최대한 줄이겠다”며 “리스크자본은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상품운용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고객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주 대표는 “고객의 신뢰 회복은 단기 실적에 급급하지 않고 고객의 이익을 우선하는 경영과 영업 원칙을 통해서만 이뤄질 것”이라며 “고객과 주주, 임직원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도록 전사적인인 구조개혁을 일관되게 추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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