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조업계 대란, 또 오나…

유상석 / 기사승인 : 2012-09-13 15:5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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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우리상조 횡령 혐의 일파만파

상조회사의 횡령 사건이 또 터졌다. 지난 2010년 보람상조, 현대종합상조 등 대형 상조회사들에서 발생했던 사주의 수백억대 횡령사건의 악몽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우리상조에서 또다시 횡령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이 회사 임원과 사채업자 등이 100억원대 회사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번 그린우리상조 횡령 의혹에는 사채업자와 지난해 4월 상장 폐지된 코스닥 상장사까지 연루된 것으로 알려져 상조업계에 큰 파장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 전 대표가 현 경영진 고소한 이유는…
우리상조 전 대표이사 송 모 씨가 지난 7월 서울중앙지방검찰청(서울중앙지검)에 현 경영진 및 사채업자 김 모 씨 등 8명을 상대로 우리상조 자금 100여억원을 횡령하거나 유용한 혐의로 고소한 것이 사건의 발단이다. 해당 사건은 현재 강남경찰서에 이첩돼 고소인 조사가 진행 중인 상태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조사결과에 따라 상조업계에 다시 한 번 커다란 파장이 우려된다”고 입을 모았다.


그린우리상조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그린손해보험(회장 이영두)의 최대주주인 인핸스먼트컨설팅코리아는 지난해 6월 우리상조개발을 36억원에 인수한 후 그린우리상조로 상호를 변경한 바 있다. 그런데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올 2월, 스마트산업개발이라는 부동산개발 시행사에 130억원에 매각했다.


당시 업계 일각에서는 스마트산업개발이 인핸스먼트컨설팅코리아로부터 그린우리상조를 인수한 금액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그린우리상조의 인수 적정 가격이 70억원대임에도 불구, 스마트산업개발은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의 높은 가격으로 인수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송 전 대표는 스마트산업개발 최 모 회장이 자신의 아파트시행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 그린우리상조를 교묘히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 회장이 그린우리상조 인수자금 130억원 중 60억원은 회사 주주 장 모 씨로부터 부동산 담보제공을 통해 차입했고, 나머지 65억원은 사채업자 김 모 씨 등을 통해 마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즉, 최 회장은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그린우리상조를 ‘날로 먹은’ 셈이다. 송 전 대표는 “이 모든 것이 계획된 시나리오”라고 주장했다.


최 회장이 그린우리상조를 인수한 직후 사채업자 김 모 씨 등은 그린우리상조 현금자산 180억원을 수차례에 걸쳐 대여금 및 코스닥 상장사 신주인수권부사채(BW)인수자금 명목 등으로 횡령, 유용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그린우리상조 이사, 감사 등으로 등재한 후, 회삿돈을 인출해 갔다. 이 과정에서 회사 현 경영진도 가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찰은 공모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 보람ㆍ현대상조 사건 재현되나
업계에서는 과거 상조회사 사주들의 횡령사건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상조서비스 연도별 피해접수 건수는 2005년 219건, 2006년 509건 2007년 833건, 2008년 1천 374건, 2009년 2천 446건으로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0년 3월 업계 선두를 달리던 보람상조의 최철홍 회장 일가가 고객 예치금 300억원을 횡령한 사건이 검찰에 적발되면서 최 회장은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 하지만 실형을 선고 받고도 이사직을 유지해 빈축을 산 바 있다.


같은 해 9월에는 한라상조 박헌춘 대표가 회사 자금 25억원을 빼돌린 사실이 적발돼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업계 2위인 현대종합상조 박헌준 회장 역시 지난 2006년부터 5년 간 회삿돈 130억여 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4년, 2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지만,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이처럼 상조업계의 사주 횡령사건이 근절되지 못하고 2010년부터 올해까지 줄줄이 터지면서 가입 고객들의 불신은 커져만 가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공정위 등 당국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 상조 회사들의 재무건전성 및 경영투명성 제고와 관리ㆍ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 검찰, 그린우리상조 내사 찰수
전 대표이사 송씨는 그린우리상조의 횡령사건과 관련, 공정거래위원회에 지난 6월 진정서를 제출했으며 이번 고소사건과는 별개로 검찰이 그린우리상조에 대한 내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사태의 흐름이 주목된다. 횡령 혐의와 관련,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그린우리상조의 매월 고객 선수금 CMS(자동출금이체서비스) 인출 규모는 14억원 가량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소비자 피해 최소화를 위해서는 금융감독 당국에 의해 그린우리상조의 CMS 이용승인 해지권고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상조업계의 관측이다. 또 이 사건을 지켜보고 있는 상조업계 주변에서는 고객들이 피해 입기 전에 빠른 시일 내에 “CMS 중지가 돼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편, 서울 역삼동 그린손보 본사 사옥에 위치한 그린우리상조는 지난 3월 기준 가입 고객 5만6000여 명으로 지난해 선수금 200억여원을 기록한 업계 8위의 중형 상조사로 현금성 자산 32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사건과 관련, 우리상조 현 대표이사 안모씨는 전 대표이사 송모씨 등 5명에게 횡령 또는 배임 혐의로 고소당해 현재 피고소인 신분으로 경찰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수사는 장기화될 전망이다.


일부 상조인들은 “경찰의 조사결과에 따라 우리상조의 횡령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상조업이 간판을 내려야 하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며 향후 파장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분위기다.


◇ 그린우리상조, “회사와 연관성 없다”
이번 횡령 사건과 관련해 그린우리상조 측은 회사와의 연관성을 부인하며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눈치다. 그린우리상조 김성수 부사장은 “이번 횡령사건은 지난 2월 인수과정에서 파생한 문제일 뿐 현재의 회사와는 무관하다”면서 “송 전 대표와 최 회장이 친분관계에 있긴 했지만 어떤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지 등 고소 배경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는 말로 선을 그었다.


아울러 그린우리상조는 횡령 사건에 연루된 것 외에도 할부거래법 규정에 의한 고객선수금 예치 의무를 지난 3월 이후 5개월간 지키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공정위의 제재를 받았다.


이에 대해서도 경찰은 이번 횡령사건과는 별개로 고객 행사이행, 해약 환급금 지급 등에 따른 고객 예치금의 인출도 적법하게 이뤄졌는지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린우리상조 관계자는 “공정위의 뜻대로 오는 9월 말까지 남은 예치금을 완납하면 문제가 없다”며 “100% 예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번 회삿돈 횡령금이 고객 예치금에서 나온게 아니냐는 질문에 “고객 예치금은 절대 사용할 수 없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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