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박성우 기자]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6일 추가경정예산(추경)을 비롯, 가용 재원을 총동원해 경제를 살리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 부총리는 전일 유승민 원내대표, 원유철 정책위의장 등 새누리당 수뇌부와 가진 당정협의에서 “올 2분기에 1% 성장을 기대했었지만 1%도 어렵게 된 것이 현실”이라며 “그렇게 되면 6분기 연속 0%대 저성장이 고착될 우려가 있어 신속히 대응책을 마련하게 됐다”며 추경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6분기 이상 저성장 구조 이어질 전망
최 부총리는 “우리 경제에 메르스로 인한 충격이 더해져 당초 예상했던 성장경로를 따라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며 “소비와 서비스업이 세월호 사고 때보다 더 크게 위축됐고, 메르스가 진정되더라도 부정적 영향이 경제 전반에 미칠 수 있을 것”이라며 “2분기까지 5분기 연속 0%대 성장이 우려되고, 나아가 6분기 이상 저성장 구조가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엄중한 경제상황을 벗어나고자 올해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마련했으며, 외부충격을 극복하고 침체에서 회복으로 경제 물줄기를 바꾸기 위해 5대 경제활성화 과제와 구조개혁 방안을 담았다”며 대규모 재정보강에 나서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최 부총리는 “우선 총 15조원 이상의 재정 보강을 추진하겠다”며 “여기에는 추경과 기금 변경, 공공기관 조기 투자 등 활용할 수 있는 모든 재원이 총동원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추경은 메르스, 가뭄 등 재난에 대응하고 수출, 청년고용 등 서민생활안정을 위한 사업을 중심으로 편성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이 3%대를 유지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재정개혁과 재정준칙 통해 중장기적으로 대비
추경재원조달 방안과 관련해서 최 부총리는 “세입결손분은 한국은행에서 발생한 잉여금을 일차적으로 활용하고, 나머지 부족분은 국채 발행으로 충당하는 게 불가피할 것”이라며 “재정건전성 악화 부분은 재정개혁과 재정준칙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대비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메르스를 종식시켜도 경제가 살아나지 않으면 완전히 끝났다고 말할 수 없다. 정부는 이번에도 ‘된다’라는 확신을 만들겠다는 각오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구체적인 추경 규모는 세출 리스트에 근거해 내달 초쯤 재차 당정협의를 거쳐 확정키로 했다.
이번에 추경이 편성되면 박근혜 정부 출범 첫해인 2013년에 이어 두 번째다.
이날 당정협의에는 정부에서 최 부총리 외에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임종룡 금융위원장, 이성호 국민안전처 차관 등이 참석했다.
다음은 최 부총리와의 일문일답.
추경 등 15조원 이상의 재정보강을 발표했다. 추경 편성 규모는.
▲ 정확하게 말하기 이른 시기다. 이번 추경에 메르스·가뭄 대책과 새로운 정책 수요가 제기된 청년고용, 수출 부진에 대응하기 위한 재정 지출을 포함시키겠다. 기금을 확대 지출하고 공기업 투자도 늘리겠다. 올해 지방 세수가 상대적으로 양호하기 때문에 지방 추경을 연계해 경기 보강 효과를 극대화하겠다.
추경과 관련한 당정협의 과정이 매끄럽지 않았다. 추경 사용처가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었다. 준비가 부실했나.
▲ 메르스가 경제에 주는 영향은 ‘현재 진행형’이다. 추경 편성 방침은 불과 얼마 전에 결정됐다. 메르스 충격을 세밀히 분석한 이후 그에 맞는 추경을 해야 한다. 이런 차원에서 현재 검토 작업을 하고 있는데, 준비가 부실하다는 것은 과한 비판이다.
오늘 당정협의에서 추경으로 메르스 사태를 잘 이겨내야겠다는 원칙적 합의가 있었다. 7월 초에는 당정협의를 거쳐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 이런 정도면 역대 최고속이다.
추경의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재정건전성 악화는 우려된다. 추경의 재원은.
▲ 지난해 세입 결손이 났다. 한국은행 잉여금을 일차적으로 활용한다. 부족한 부분은 국채 발행으로 충당하는 게 불가피하다. 일시적으로 재정건전성이 다소 악화될 수 있다. 그러나 경제가 침체하면 중장기적인 재정건전성은 더 악화될 수 있다. 강도 높은 재정 개혁, 재정 준칙 제정으로 재정건전성 악화를 막겠다.
재정 보강 규모가 적당한가.
▲ 현재 경제 상황이나 재정건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15조원 정도가 적정하다.
추경 편성 요건과 관련한 국가재정법 개정 계획은.
▲ 국가재정법 89조 1항에 전쟁이나 대규모 자연재해가 발생한 경우, 2항에 경기침체·대량실업 등의 우려가 있거나 경기침체가 발생한 경우 추경을 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메르스 사태가 자연재해에 해당하는지 논란이 있을 수 있다. 2항의 경기 침체에 따른 요건에는 해당이 된다.
요즘은 메르스,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같은 사회적 재난이 자연재해보다 경제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국가재정법 89조1항을 전쟁이나 '대규모 재난'으로 포괄적으로 고치는 게 현실에 맞다. 국회에서 논의해 법을 보완하는 게 바람직하다.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 임대주택 공급 확대가 포함됐다. 추가 대책이 있나.
▲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려고 한다. 필요한 재원은 추경에 반영하겠다. 주택금융공사 출자는 안심전환대출 소요 재원 때문이다. 지난번에 안심전환대출을 32조원 규모로 공급했기 때문에 재정 여력이 없다. 이를 보완해 앞으로 가계부채 관리 대책을 펼 때 안심전환대출 같은 고정금리·분할상환식 대출로 유도할 필요가 생긴 데 따른 출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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