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합병안 통과에 따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9월 1일자로 합병하게 된다. 합병회사의 명칭은 삼성그룹의 창업정신을 승계하는 차원에서 삼성물산을 쓰게 된다.
이날 주총에 출석한 주주수는 대리출석 포함 총 553명(소유주식수 1억3천54만8천184주)으로 의결권 있는 주식 총수의 83.57%에 해당한다. 삼성물산은 이 중 69.53%의 찬성표를 얻었다.
앞서 제일모직도 삼성물산과의 합병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삼성물산의 3대 주주인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주주들에게 “합병 반대표를 던져달라”며 기존의 반대 입장을 고수했지만 결국 삼성물산은 합병 수순을 밟게 됐다.
엘리엇은 현재 자신이 보유한 삼성물산의 가치가 제일모직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게 매겨졌다는 이유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반기를 들었다.
이번 합병으로 향후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그룹 지배권도 공고해질 전망이다. 2013년 하반기부터 진행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은 합병이 이뤄지면서 마무리 수순에 들어간다.
통합 삼성물산은 2020년 매출 60조원을 볼표로 글로벌 의식주휴(衣食住休)·바이오 선도기업이라는 비전을 내세우고 있다. 또 삼성물산은 삼성그룹의 사실상의 지주회사(de facto holding company)로서 위상을 갖추게 된다.

■ 임시주총 1000여 명 몰려… 표대결 앞서 긴장감 고조
[토요경제=정창규 기자] 통합 삼성물산 탄생 여부를 결정할 삼성물산 임시주주총회가 17일 오전 9시 각각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27 aT센터 5층 대회의실에 열렸다.
이번 합병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반영하듯 주총장은 시작 1~2시간 전부터 소액 주주들과 관계자, 취재진들이 몰리면서 전운이 감돌았다.
특히 삼성물산 합병 여부를 두고 삼성물산측과 합병에 제동을 걸고 나선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을 필두로 한 반대 주주들과의 표대결이 예상되는 만큼 긴장감도 가득했다.
주주들은 이날 오전 7시부터 속속 입장을 시작했다. 행사 시작 한시간전 8시경 주주들이 몰리면서 엘리엇측 대리인인 넥서스 법률사무소 지정석 20석을 제외하곤 자리가 모두 채워졌다. 이날 주총은 600석 규모의 5층 대회의실과 400석 규모의 4층 중회의실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자리를 구하지 못한 일부 주주들은 삼성물산측에 항의하기도 했다. 특히 주주들이 몰리면서 신분증 확인과 주주명부 대조에 시간이 걸려 주총은 당초 예정된 9시보다 다소 늦어졌다.
1층 로비에서는 합병을 반대하는 소액주주의 시위도 벌어졌다. 두건으로 얼굴을 가린 남성은 자신을 ‘삼성족벌 불법승계를 원천봉쇄하는 특별위원회’라고 설명하면서 1위 시위를 벌였다. 그는 “국민연금공단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건을 주가훼손 관점에서 제대로 검토하라”고 주장했다.
이번 주총의 의장은 최치훈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이 맡았다.
최 사장은 오전 8시 20분경 행사장 입구에 도착했다. 이날 최 사장은 “(합병 성사는)주주들의 마음에 달려있다”고 소감을 밝힌 후 주총장에 입장했다. 25분경 도착한 김신 사장 역시 “많은 소액주주들이 찬성해줬다”며 “주총장에서 겸허하게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곧이어 등장한 김신 삼성물산 상사부문 사장은 "그간 국내의 많은 주주들이 찬성해주셔서 감사히 생각한다"면서 "최선을 다한만큼 겸허하게 오늘 주총장에서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이날 주주들은 입장하면서 OMR 카드 3장을 교부받아 3개 의안에 대한 찬반 의사를 표시하게 된다. OMR 카드에는 주민등록번호와 본인소유 주식수, 주총 안건에 대한 찬반 여부 표기 항목 등이 명기됐다.
■ 엘리엇, 불공정한 합병 반대…주주들 현명한 판단 촉구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위한 임시주총은 이날 오전 9시36분 시작됐다.
이사회 의장으로 주총 진행을 맡고 있는 최 사장은 임시 주총장에서 "성장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제일모직과 합병을 추진했다"며 "삼성물산의 미래에 힘을 실어 달라"고 말했다.
이어 "상품수요가 위축되고 인프라 투자가 감소하면서 기업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며 "한치 앞을 알수 없는 경영환경에서 빠른 합병을 통해 동력을 확대하는게 미래를 위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측은 제일모직 과의 합병을 위한 삼성물산 임시주주총회에 참석, 주주들이 현명한 판단으로 불공정한 합병에 반대표를 행사할 것을 촉구했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법률대리인인 넥서스 최영익 변호사는 이날 주총에서 1호 의안인 합병안이 상정된 후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은 모든 주주들에게 공정하고 적절한 기준에 맞춰서 이뤄져야 한다"며 "대다수 일반주주의 이익을 침해하면서까지 특수한 지배주주들에게 불공정한 혜택을 주는 것이 과연 옳은것이냐는 의문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합병이 승인될 경우 최소 7조8000억원 이상 되는 순자산가치가 아무런 대가없이 삼성물산 주주들에게서 제일모직 주주들로 넘어간다"고 덧붙였다.
최 변호사는 "지난 몇주간 언론들이 엘리엇의 의도에 대해 이런저런 보도를 했다"면서도 "엘리엇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오로지 모든 주주들에게 공정하게 합병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세계적인 의결권자문기관인 ISS, 글래스루이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등이 한 목소리로 반대를 해 왔는데도 불구하고 삼성물산은 5%가 넘는 자사주를 KCC에 매각하고 삼성 계열사들까지 주총장에 참석시켜 무리하게 합병안을 통과시키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최 변호사는 “막중한 반대에도 합병안 추진을 강요하는 것은 다른 의도가 숨겨져 있다고 볼 수 있다”면서 “(주주들이)결정으로 상황은 바꿔질 수 있다”고 반대표를 호소했다.
■ 찬반 진영 치열한 논쟁… 국익·시너지 효과 VS 합병 비율 재조정
표대결에 앞서 찬반 진영의 치열한 논쟁도 이어졌다. 엘리엇 매니지먼트측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의결권 위임 절차상 문제를 제기했고 합병 비율 재조정에 대한 요구 이어졌다.
엘리엇 매니지먼트 의결권 대리인인 장대근 루츠알레 변호사는 주총장에서 “이건희 회장이 건강상 문제로 주총장에 참석하지 못했는데 지분행사 권한을 위임하고 몇월 몇일 어떤 방법으로 위임장을 제출했는지 답변해 달라”고 물었다. 장변호사는 “법적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느냐”면서 “이 회장이 의사를 정확히 확인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은 “이 회장은 과거부터 의결권 행사를 포괄적으로 위임해뒀다”면서 “2015년 정기주총은 물론이고 이전에도 이 회장 의결권은 대리행사 됐고 종전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같은 방식으로 행사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강선명 삼성물산 법무팀장은 “의결권 부여 여부는 회사가 합리적 기준에 의해 결정한다”면서 “병중이더라도 종전에 부여된 포괄 대리권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걸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날 주총자리에서는 상당수 찬성 측 주주들은 대체로 합병 법인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다. 또 개인 발언기회를 통해 "국익 차원에서 엘리엇의 반대 입장에 동조할 수 없다"며 이번 합병안에 대한 찬성 의사를 표명했다.
삼성물산 760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개인주주 하 모씨는 발언을 통해 "(이번 합병안에 대해) 불쾌감이 많지만 합병에 동의한다"며 "그러나 나중에 합병이 되고 이재용 부회장이 (합병법인의) 주식을 팔지 않으면 주가가 올라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삼성이 경제에 이바지한 공을 높이 치하한다"며 "속은 쓰리지만 주주동의에 정식으로 제청한다"고 덧붙였다.
1950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개인주주 최 모씨는 "외국 사람들이 이익보장을 할 수 있겠지만 소국이라고 얕보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한국 기업이었으면 동조하겠으나 국익을 위해서는 합병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개인주주 최 모씨는 "글로벌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시대의 흐름에 따라 우리도 변화해야한다"면서 "합병을 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도 보고 자산 건전성도 좋아진다"고 밝혔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이 모씨는 "제일모직과의 합병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높여 달라"면서도 "다만 이번 합병을 통해 주주권리를 묵살시키는 행위는 없애달라"고 당부했다.
합병 비율 재조정 요구도 이어졌다.
개인주주 김 모씨는 주주발언을 통해 합병비율을 1대 0.35에서 1대 0.5 정도로 합병비율을 높이는 수정안건을 제안했으나 수정대상이 될 수 없다는 회사 측 설명에 따라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삼성측 법률대리인 고창현 김앤장 변호사는 "원칙적으로 주주총회에서 의안 수정 결의는 가능하다"며 "하지만 합병계약 승인의 건은 제3자와 계약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일방에 의해서 계약서 수정은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소액주주연대를 이끌고 있는 네비스탁 측 강모 씨는 "합병이 가결되면 소액주주들은 재산상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치과의사라고 밝힌 개인주주 박 모씨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되면 주식이 오른다는 보장이 있느냐"라면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절대 반대한다"고 밝혔다.
■ 삼성 '승리' 엘리엇 '패배'… 주주 69.53% 합병 찬성
이날 오전 11시부터 제1호 의안 '합병계약서 승인의 건'에 대한 표결에 들어갔다. 투표는 위임장 확인 등 관련 절차가 길어지면서 약 1시간가량 이어졌다.
개표는 삼성물산과 엘리엇 측 대리인들의 참관 하에 이뤄졌다.
이날 주총에 출석한 주주수는 대리출석 포함 총 553명(소유주식수 1억354만8184주)으로 의결권 있는 주식 총수의 83.57%에 해당한다. 삼성물산은 이 중 69.53%의 찬성표를 얻었다.
특별결의 사항인 합병안 통과를 위해서는 참석 지분의 3분의 2 이상, 전체 지분 3분의 1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합병안 통과를 위한 최소 찬성비율은 55.71%였다.
한편 제일모직은 같은날 오전 9시 서울 중구 태평로 2가 삼성생명빌딩 1층 컨퍼런스홀에서 별도로 임시 주총을 열고 삼성물산과의 합병계약서 승인의 건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의장인 윤주화 사장의 개회 선언으로 시작된 이날 주총은 출석주주 및 주식수 보고, 의장인사, 감사보고, 부의안건 승인의 순서로 25분간 진행됐다. 주주총회에서 승인된 부의안건은 합병계약서 승인, 이사 보수한도 승인, 감사위원 선임 등 총 3건이다.
주주, 기관투자자 등 430여명이 참석한 자리는 주총 시작 한시간 전인 오전 8시경 대부분 채워졌다고 제일모직측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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