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원군에는 ‘쇠둘레길‘ 이라는 이름의 둘레길이 있었고, 휴전선이 있는 북쪽 지자체들이 연합하여 조성한 평화누리길이 철원군에도 연결되어 있다. 명칭처럼 평화를 기원하며 걷기에는 다리가 아플정도로 시멘트길과 마을길 비중이 높아 찾아가려는 마음이 들지 않는다.
하지만, 겨울이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눈이 내리면서 딱딱한 바닥은 푹신한 둘레길로 변모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협곡을 따라 경쾌한 물소리가 들리는 한탄강을 따라 걷는 길은 그늘이 없어 겨울에 찾아와야 독특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옛 기억을 더듬어 쇠둘레길 시작점인 승일공원에 다다르니 생소한 표지판과 이정표만 보인다. 쇠둘레길의 코스와 같은데 좀더 다양한 코스가 개발되어 ‘한여울길’이라고 거리와 코스가 확장되었다. 여기까지는 이해할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 둘레길은 코스가 변경되거나 없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정해진 코스를 따라 찾아갈 수 있도록 이정표가 군데군데 있어야 하는데 거의 보이지를 않는다. 하물며 승일공원에도 한여울길에 대한 이정표를 확인 할 수 없다. 승일교를 건너기 전에 종합 안내판만 덩그라니 서 있을 뿐이다.
인터넷검색이던 철원군의 관광자료를 보고 찾아오는 길꾼이나 여행자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승일교를 건너면서부터 자잘한 갈림길이 많은데도 어디하나 방향을 알려주는 이정표가 보이지 않는다. 그저 감으로 따라가야 한다.
이번에는 종합안내판에 따라 한여울길 1코스인 주상정리길을 따라 걷다가 덕고개마을에서 3코스를 따라 백마고지역까지 걸으면서 둘레길 상황을 살펴봤다.
고석정을 지나면서 간간히 한여울길이라 표시된 안내판만 보일 뿐 세부 이정표는 보이지 않는다. 1코스와 3코스가 갈라지는 덕고개 마을에서는 더욱 당황스러웠다. 한여울길 갈림길 표시는 전혀 없고 엉뚱한 평화누리길 표시판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철원군 평화누리길은 칠만암에서 시작하여 백마고지역을 지나는 코스로 되어 있다. 결굴 주변을 몇 번을 돌아봤지만 애초에 기대했던 한여울길 표시는 보이지 않는다.
대체로 지방에 조성된 둘레길이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실제로 걷는 사람 입장에서 표시판을 세운게 아니다 보니 안내 시인성이 떨어진다. 게다가 훼손되어 없어지면 재설치 하는 등 관리가 필요한데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이 보아왔다.
철원군의 한여울길은 안내표시판 부족, 코스 부정확, 여타 둘레길과 혼용되어 있어 혼동을 가져다주는 총제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한 번 찾아왔던 여행객들은 두 번다시 찾아오지 않는다. 생고생하면서 걷지 않기 때문이다. 주변에 유명 유적지뿐만 아니라 한탄강이라는 천연자원을 가지고 있으면서 이를 살리지 못하는 것은 둘레길만 만들면 사람들이 찾아오겠거니 생각하는 안일함 때문이다.
아무리 맛있고 유명한 식당이라도 서비스가 부족하면 연달아 찾아가지 않는다. 둘레길도 마찬가지 이다. 아무리 아름다운 풍경을 가지고 있다하더라도 안내체계와 대중교통의 접근성이 부족하면 더 이상 찾아오려 하지 않는다.
철원군이 한여울길을 살리려면, 우선 안내체계를 확대해야하고, 같은 코스에 존재하는 평화누리길 및 철원무지개길과 같은 표시를 없애고 한여울길로 통합하여 정비를 해야한다. 더군다나 코스 종점마다 대중교통이 접근하기 용이하지 장기간 머물 수 없고 바로 철원을 벗어나려 한다. 몇 가지 문제가 철원의 관광을 포기하게 만든다.
정체성을 갖고 평화누리길 또는 한여울길 하나의 명칭으로 운영해야 한다.
노동당사에서 지친 몸을 가눌 수 없어 버스를 기다리고 있지만 어디에도 시내버스 시간표나 정보를 알려줄 수 있는 것이 없다. 바로 옆에 관광안내센터가 있지만 5시 넘어서 인지 퇴근하고 아무도 자리에 없다. 결국 3km 정도 더 걸어서 백마고지역까지 가야만 했다. 차가운 철원들판에 일몰 풍경을 보는것도 독특하지만 군부대와 지뢰밭 표시물을 보면서 북녘이 가까운 지역임을 느끼게 된다.
좋은 기분으로 찾아왔던 철원군의 둘레길.... 역시나 불편하고 불친절한 표시 때문에 쉽지않은 둘레길을 걸어야했다. 여기 둘레길이 성공하려면 표시체계를 재정비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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