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에게 중국공산당 총서기직을 이양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8일 시작된 제18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개막식에서 “오는 2020년까지 중국의 국내총생산(GDP)과 중국 인민들의 1인당 가처분소득을 2010년의 두 배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지도자가 인민들의 소득 수준에 대한 목표치를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이를 달성하려면 중국은 2020년까지 남은 8년 간 연평균 7.5%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계속해서 이뤄야만 한다. 지난 10년 간 중국이 계속해온 고도 경제성장에 비춰볼 때 이것이 실현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중국은 현재 국내외 여건 변화와 빈부 격차 해소 등 산적한 문제들을 안고 있다. 때문에 시진핑의 10년은 향후 중국을 좌우할 매우 중요한 시기로 우리가 주목해야할 필요가 있다.

지금껏 중국의 고속성장을 이끌어온 동력은 값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한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수출 주도의 성장 전략과 저임의 양질 노동력과 13억 인구의 거대 시장을 겨냥한 해외자본의 중국 내 직접투자, 엄청난 외환보유고를 바탕으로 한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 실시, 그리고 국내 소비 등 3가지에 힘입은 덕분이었다.
그러나 중국 내외 여건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 이들 3대 성장 동력 가운데 국내 소비를 제외한 수출과 투자 주도의 성장 전략은 앞으로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수출만이 살 길이던 과거 중국 경제의 패러다임에 근본적인 변화가 불가피함을 가장 확실하게 보여준다.
우선 중국의 노동 비용은 더 이상 싸지 않다. 장기간에 걸친 고도 경제성장으로 인민들의 욕구도 함께 커지면서 중국 노동자들의 임금도 놀라운 속도로 뛰어올랐다. 중국에 진출했던 많은 외국 기업들이 더 싼 노동력을 찾아 동남아시아 등 저임국가로 옮겨가고 있다.
또 점점 더 까다로워지는 중국 당국의 규제로 아예 자신들의 본국으로 유턴하는 기업들도 속속 늘어나고 있다. 또 최대 수출시장이던 미국과 유럽의 동반 경제 부진으로 값싼 노동력을 앞세운 수출 위주의 경제성장이 더 이상 불가능하게 됐다.
막대한 투자와 적극적인 경기부양책 실시 역시 점점 더 과거처럼 실시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중국 경제의 규모가 커지면서 그에 따른 부담도 함께 커졌고 이와 함께 경제 운용의 방식도 바뀌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경기부양책을 실시하고 대규모 투자를 하려면 중국 정부로서도 과도한 채무에 대한 부담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경제 고도성장에 따른 부동산 거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는 상황에서 건설 부문 등에 대한 대규모 투자 역시 쉽지만은 않게 됐다.
◇ “국내 소비를 늘리자”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고도 경제성장을 유지할 수 있는 돌파구는 바로 국내 소비의 안정적인 증가 외에는 없다고 할 수 있다. 세계 최대 인구라는 든든한 버팀목을 갖고 있는 중국으로서는 국내 소비의 안정적 뒷받침 없이 해외에만 의존하는 경제성장 방식을 고수할 수 없음을 잘 인식하고 있다.
천더밍 상무부장이 기자회견에서 밝혔듯이 중국의 올해 수출 성장률은 올해 10%를 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기댈 수 있는 유일한 대피처가 바로 중국 경제성장에서 55%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는 국내 소비를 늘리는 것이다.
국내 소비를 안정적으로 늘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인민들의 소득이 이에 걸맞게 늘어나야만 한다. 후진타오가 GDP와 함께 가처분소득 두 배 증가를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국내 소비를 늘리기 위해 인민들의 전체적인 소득을 끌어올리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좀 더 공정한 부의 배분이다. 중국의 오랜 고도 경제성장은 중국에 극심한 빈부 격차를 초래했고 이는 중국 사회가 안고 있는 잠재된 시한폭탄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경제가 지난 30여년간 고도성장을 계속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소득 증가율은 경제성장률보다 항상 뒤처졌던 것에 대한 중국 인민들의 불만도 점점 커지고 있다. 이러한 불만을 하루 빨리 잠재우지 않는 한 중국의 존립 기반마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중국 지도부가 인식하게 된 것이다.
중국 관영 언론들은 후진타오가 이끌어온 지난 10년을 통해 중국이 지속적인 경제 발전, 개혁·개방의 심화 등 성적을 거뒀다며 황금의 10년이라고 극찬하고 있지만 사실상 이 기간에 중국은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루는 과정에서 빈부 격차가 확대되고 사회가 불균형하게 발전하며 부정·부패가 확산되며 민주주의 발전이 정체되는 등 고통을 겪었다.
대규모 민중 시위가 급증하는 등 인민들의 분노는 극도에 달했고, 중국 공산당과 그 지도부는 성난 민심으로 제대로 달래지 못하면 체제 전복 등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등 경제 지수는 높아졌지만 인민의 행복지수는 오히려 감소하는, 일본이나 한국에서 보이는 전형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시한폭탄이 터지는 것을 예방하면서 중국 경제의 고도성장을 유지하려면 부가 좀 더 공정하게 분배되면서 성장하도록 새 지도부가 이끌어야만 한다. 하지만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노동집약적인 산업구조에서 탈피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구조를 재편성하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지만 그럴 경우 수많은 중국 인구 전체에게 일자리를 제공해줄 수 있느냐는 것도 큰 문제다.

◇ 전환점에 선 중국, 성공할까?
시진핑은 “인민은 더 좋은 생활, 좋은 교육, 더 많은 수입, 그리고 더 나은 의료·주거·사회보장·일자리를 원하고 있으며 인민의 바람이 곧 우리가 추구해야 할 목표”라고 강조했다.
시진핑의 10년이 마무리될 시점인 2020년은 중국이 1인당 국내총생산(GDP) 1만 달러가 되는 ‘샤오캉 사회’ 실현을 목표로 설정한 시점이다. 샤오캉이란 ‘웰빙’이라는 뜻으로 인민이 잘 살고 나라가 균형적으로 발전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중국이 2020년까지 GDP와 인민들의 가처분소득을 2010년의 두 배로 끌어올리겠다는 후진타오의 말이 실현될 수 있을지 없을지는 현재로선 누구도 단언할 수 없는 문제다.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중국 경제가 적어도 2017년까지는 7.5%의 경제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 경제가 8.2∼8.5%의 경제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좀 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시진핑을 정점으로 한 5세대 지도부의 등장으로 중국은 이제 전환점에 서게 됐다. 시진핑이 새 정치국 상무위원회를 이끌고 앞으로 중국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나갈 것인지는 중국은 물론 세계 경제 전체를 위해서도 관심 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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