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송현섭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2.8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주자 3인방이 지난 15일 광주에서 열린 첫 토론회에서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다. 이들 주자는 당권·대권 분리론을 비롯해 '친노' 대 '비노' 구도로 진행되는 레이스에서 주도권 확보를 위해 계파 및 지역주의 등 주요 쟁점이슈가 나올 때마다 상대후보를 집중 공격했다. 특히 최근 탈당한 정동영 전 상임고문을 빗대 해묵은 당내 갈등까지 고스란히 노출돼 상황에 따라 경선 후유증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 <편집자 주>
문재인·박지원·이인영 등 새정치민주연합 당권주자 3인방이 지난 15일 광주 MBC에서 진행된 첫 토론회에서 격렬한 전초전을 치렀다. 우선 박지원 후보는 지난 2012년 대통령선거에 출마했다 정권탈환에 실패한 문재인 후보를 겨냥, 당권과 대권을 분리해야 한다는 원칙론을 앞세워 공세를 취했다.

박 후보는 "당권과 대권을 모두 행사한다면 또 다른 '정동영'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며 정 전 상임고문의 뒤를 이어 탈당러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당권·대권 분리론' 놓고 격론
특히 박 후보는 문 후보에게 직접 "당 대표가 되면 대권을 포기하겠느냐"면서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은 오만과 독선을 불러와 당을 위기로 몰아 넣을 수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심지어 박 후보는 "문 후보의 경우 당 생활도 일천하고 당무경험이 없는데다가 늘 좌고우면하지 않느냐"며 "과연 위기에서 당을 이끌 수 있는 리더십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맞서 문 후보는 "대선을 접어두고 당을 살리는데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약속한다"면서 "차기 대선에서 불출마를 선언할 생각은 전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문 후보는 오히려 "대선후보로는 좋을지 모르지만 당 대표 경선에 나오면 안 된다는 말은 패권주의적"이라며 "앞으로 당을 계속해서 장악하겠다는 의미로밖에는 들리지 않는다"고 공격했다.
역공에 나선 문 후보는 "그동안 보여준 리더십과 스타일을 감안할 때 박 후보가 '제왕적 대표'가 될 것이라고 걱정하는 당원들이 많다"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한편 이인영 후보는 국민들은 당권이나 대권문제에 관심이 없다면서 전당대회를 통해 새로운 민생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격론을 펼친 양 후보를 싸잡아 비판했다. 대신 이 후보는 "대권을 포기하고 당을 살리는 길을 선택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호남 vs 비호남…'지역주의' 놓고 공방
무엇보다 광주에서 열린 이번 토론회에선 친노세력과 영남권을 대표하는 문재인 후보와 동교동계와 호남권 대표주자로 부상한 박지원 후보간 지역주의 공방이 눈길을 끌었다. 포문은 문 후보가 먼저 "호남지역 민심은 당이 호남에만 안주하고 기득권 세력이 되는 것에 분노하고 있다"며 "박 후보가 이 같은 기득권의 상징이란 비판이 있다"고 언급하면서 시작됐다.
문 후보는 이어 "호남정치의 위기는 호남의 지지에만 안주해왔기 때문"이고 "나는 호남의 적자가 되고 싶으며 그 힘으로 비호남지역도 호남처럼 이길 수 있는 당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인영 후보 역시 "박 후보가 당선되면 지역적으로 고립된다는 걱정이 많다"면서 "앞으로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의 길에서 더욱 멀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고 문 후보를 거들었다.
이에 발끈한 박 후보는 "문 후보가 나를 호남의 맹주로 몰아 지역구도로 몰아가고 있는 것이 바로 네거티브"라고 반박에 나섰다. 박 후보는 또 "제발 광주에 와서 호남을 사랑하는 척하지 말고 평소에도 호남을 위해 희생하고 노력해주기 바란다"며 "영남 대표론을 주장하고 승리하는 당을 만들겠다고 하는데 (지난 대선에서) 진 사람이 어떻게 이기는 정당을 만드느냐"고 비꼬면서 문 후보를 비난했다.
이와 함께 박 후보는 "영남지역에서 이기는 선거를 한다면서 3선의 조경태 의원 이외에 문 후보 딱 1명만 당선된 것이 그렇게 자랑스러우냐"며 거듭해서 공세의 고삐를 놓지 않았다.
◇ '친노 대 비노'…해묵은 계파갈등 노출
고인이 된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조차 해결하지 못했던 해묵은 당내 갈등 역시 이번 토론회에서도 재연됐다. 특히 문 후보로 대표되는 친노 패권주의 우려에 대한 박·이 양 후보의 거센 공격에 뒤이어 문 후보의 방어가 뒤따랐다.
친노세력에 대한 공격에 나선 박 후보는 "우리 당은 (국민들에게) 희망을 드리지 못하고 특정계파의 패권과 분열만 있다"고 전제한 뒤 "친노와 비노가 8년간 싸워서 2번에 걸친 대선에서 정권 탈환에 실패하고도 반성하지 않았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 후보 역시 문 후보를 직접 겨냥해 작심한 듯 "친노가 계파로 엄연히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당내 게파갈등 해소를 위한) 극복방안을 밝혀야 한다"고 요구하면서 박 후보를 거들었다. 이에 맞서 문 후보는 "당 운영을 통해 오히려 친노로 분류되는 이들이 더 불이익을 받는 확실한 방법을 보여드리겠다"며 "공천제도를 투명하게 운영해 계파갈등으로 인한 논란의 소지를 원천적으로 없애 나가겠다"고 즉답했다.
문 후보는 이어 "당 대표후보 3명과 최고위원 후보 8명이 이제 다시는 계파가 없다는 해체선언을 한 뒤 새롭게 출발하면 좋겠다"면서 다른 당내 계파 보스들의 행태까지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러나 박 후보는 토론회 종료직전 "문 후보가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있을 때 대북송금 특검을 하면서 남북관계가 깨졌다"면서 "故 김대중 대통령은 눈 수술만 13번이나 했는데 왜 특검을 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감정적 대립각을 세웠다.
상황이 이쯤 되자 문 후보측 김기만 대변인은 향후 경선에서 후보들간 선을 넘는 감정적 대결을 지양하자면서, 박 후보측 김유정 대변인과 이 후보측 장진영 대변인에게 각 캠프 대변인간 별도 대화채널 가동을 제안하기도 했다.
◇ 안철수 전 대표, 문 후보에 힘 실어줘
한편 이번 당권레이스에서 한 발 물러나 있는 안철수 전 대표는 문 후보가 '동지관계'를 강조하는데 대해 간접적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안 전 대표는 당 대표 후보 3인의 첫 토론회가 열린 지난 15일 지역구인 노원구 상계동에서 연탄배달 봉사를 하면서 문 후보와 협력관계를 시인하고, 당의 집권을 위해 같이 고민해야 한다는데 방점을 찍었다.
실제로 안 전 대표는 당 대표 경선레이스에 나선 문 후보에 대해 "처음 대선에 출마하면서는 경쟁관계였고 내가 양보하면서 협력관계를 형성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앞으로 계속 경쟁하고 협력하며 어떻게 당이 집권할 것인지 열심히 고민해야 하는 관계"라고 덧붙였다.
한편 진보진영을 위주로 정동영 전 상임고문 등 새정연 탈당자들이 합류, 신당 창당에 가속도를 내고 있는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새로운 정치세력의 건설을 촉구하는 모임' 김세균 공동대표는 "안 전 대표는 새누리당으로 가야 했었다"고 한 발언이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안 전 대표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야권을 위해 3번의 희생과 헌신을 한 것을 국민들이 평가해줄 것"이라며 "서울시장 선거와 대선, 지방선거를 앞두고 통합을 위해 희생과 헌신을 다했다"고 언급했다.
특히 안 전 대표는 "진보든 보수든 똑같이 어려운 사람들을 보듬어 안아야 하며 그런 면에서 꼭 이념의 문제는 아니다"라며 "미국의 양당 구조처럼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데 좀 더 신경을 많이 쓰는 쪽이 야권이기 때문에 (새정치연합을) 선택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 김한길, 계파주의 완전 청산 주문
한편 김한길 전 대표의 경우 2.8 전당대회를 통해 계파주의가 완전히 청산되지 못한다면 혹독한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전 대표는 우선 "계파 패권주의가 당을 장악하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며 "지난해 당 대표로서 계파주의 정치를 청산하지 못한 것을 가장 후회한다"고 밝혔다.
특히 김 전 대표는 친노세력을 직접 겨냥해 "여당과 적대적 공생관계이다 보니까 아무리 잘 못해도 제1야당은 된다는 식의 위험한 생각에 익숙해진 것 아니냐"며 "안주하다 보니 당권을 잡는 것이 민생을 챙기기는 것보다 더 중요하게 됐다"고 일침을 가했다.
김 전 대표는 심지어 "계파주의가 지난 총선과 대선을 망쳤다는 것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며 "계파주의에 빠진 사람들은 정권교체를 해도 자신의 계파가 정권을 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못 박혀 있었던 것이 아니냐"고 반문해 친노진영 문재인 후보를 우회적으로 공격했다.
그는 또 "우리 당의 유력한 대선주자였던 분에게 나중에 대선주자로서 하지 않아야 할 가장 큰 일은 당 대표를 맡는 것이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며 공세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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