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 “독립해야 살아남는다"

유상석 / 기사승인 : 2012-11-26 13:2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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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사 통해 수익 증대·민영화 발판 마련

우리금융지주가 우리카드 분사를 다시 한 번 추진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 10월29일 금융위원회에 카드부문 분사를 신청한 바 있다. 금융위의 인ㆍ허가여부는 통상 빠르면 한 달, 늦어도 넉 달 안에는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분사신청에 대해, 금융위는 분사에 호의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인가 신청을 단칼에 거절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오는 12월부터 개정된 여신전문금융업법이 시행됨에 따라 과당경쟁을 막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더 이상 카드분사를 반대할 이유가 없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우리금융은 우리카드 분사 이후 체크카드를 활성화하겠다는 대안을 제시해 금융위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된다면 이르면 내년 초, 우리카드가 단독 법인으로 영업을 할 수 있게 된다. 이는 현재 분사를 추진 중이 다른 은행계카드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카드대란’ 때와는 다르다!
우리금융은 지난 2002년 이미 한 차례 우리카드를 분사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당시 카드대란으로 인한 부실 탓에 2년 만인 2004년 3월 다시 은행에 흡수했다. 이로 인한 손실금 1조5000억원은 고스란히 우리은행의 몫이 됐다.


우리금융 측은 “그 당시와 지금의 상황은 완전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카드대란이 터지기 전만 해도 정부가 카드 사업을 장려하던 분위기라, 카드 사용에 대한 규제가 드물었다. 이 때문에 카드사의 부대서비스 중 카드론과 현금서비스의 비중이 전체 매출의 60%를 넘겼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지난해 6월 금융당국이 ‘카드사 과당경쟁 방지 특별대책’을 발표한 이후 상황은 달라졌다. 자산증가ㆍ카드 신규 발급수ㆍ마케팅 비용을 1주일 단위로 점검하고, 레버리지(총자산/자기자본) 규제가 도입되는 등 카드사에 대한 규제가 강도 높게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형덕 우리금융 상무는 “카드사의 레버리지를 규제하고 있고 리스크 관리시스템이 업그레이드 됐다”며 “개인이 카드를 신청할 때부터 신용상태를 정확하게 들여다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 상무는 “2003년 카드대란 때는 갑작스럽게 버블이 터졌기 때문에 미처 대비할 겨를이 없었다”며 “이번 분사는 불경기에 단련된 상태에서 출발하는 것이기 때문에 위험에 대한 대처능력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카드대란 탓에 발생한 시행착오가 다시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 “살아남기 위해선 분사 필수”
우리금융은 카드 분사를 통해 그룹 차원에서 더 큰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우리금융의 은행 수익비중은 90% 가까이 되는 반면, 전체 그룹에서 카드의 비중은 3%대에 불과하다. 경쟁 상대인 신한카드가 지주 내에서 차지하는 수익비중이 24%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경쟁력 향상이 절실한 상황이다. 우리금융으로서는 카드사를 분사함으로써 카드업을 확장해 은행에 편중된 수익체제를 변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카드의 신용카드 시장점유율은 현재 7위에 불과하다. 업계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셈이다. 이는 은행계카드사 중 유일하게 전업카드사로 분사되지 않아, 영업 제한에 발목이 묶여 있는 탓이다. 우리금융 카드부문의 한 실무자는 “지주회사 차원의 마케팅 역량이 은행에 집중돼 있어 카드 마케팅에 소홀해지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카드는 지속적으로 신상품을 출시하고 있지만 최근 몇 년 새 뾰족한 ‘히트상품’을 내놓지 못한 상황이다. 그나마 내세울 만한 브랜드는 ‘우리V카드’ 정도가 유일하다. 카드사라면 응당 갖추고 있기 마련인 포인트 적립용 카드도 내세울 만한 것이 없다.


이 실무자는 “우리카드가 은행 내부에 있다 보니 은행법의 규제를 받고 있어 다른 카드사와 경쟁할 수 없다”며 “이래서 우리카드의 분사가 꼭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우리금융 측은 우리카드를 분사 후, 은행과 시너지를 도모하면서 전문적인 마케팅 인력을 영입할 계획이다. 현재 우리금융은 우리카드 분사를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가동 중이다. 지난해 6명으로 시작한 인원은 현재 23명으로 늘어나 분사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카드업계의 화두인 모바일카드에 대한 준비 역시 TF팀에서 연구 중이다.


우리금융은 우리카드 분사를 민영화를 위한 발판으로 보고 있다. 공적자금 13조원이 투입된 우리금융의 주식평가액은 아직 10조원에 불과하다. 카드사 분리로 수익 및 기업가치가 상승하면 주가가 올라 M&A시장에서도 승산이 있을 것이란 의미다.


◇ 우리금융 내부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물론 우리카드 분사에 대해 장밋빛 미래만 점쳐지는 건 아니다. 지난해 은행에서 분사한 후 카드업계 2위로 뛰어오른 KB국민카드처럼 성공적인 결과를 낳는다는 보장도 없다. 특히 금융당국의 규제 속에서 높은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우리카드가 내건 체크카드 중심 영업 역시 수익성이 높지 않다.


무엇보다 우리금융 내부에서도 분사에 대한 시각이 엇갈린다. 특히 노동조합이 우리카드 분사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어려움이 예상된다.


안대근 우리은행 노조 부위원장은 “현재 수수료 수입이 줄고 있고 금리가 떨어지는 등 전반적인 은행업의 환경이 좋지 않다”며 “이런 가운데 우리은행의 자본금 1조원을 빼내 우리카드를 분사하는 것이 과연 옳으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부위원장은 “은행의 자본금이 감소하면 재무제표 상으로도 순이익이 빠져나가 향후 민영화를 위한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우리카드 역시 견고한 카드시장 경쟁에서 힘겨운 싸움을 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난 2004년 분사 철회 당시 1조5000억원의 손실액을 내고서도 분사를 주도한 경영진에 대한 책임 규명이 없었던 점 역시 문제로 지적된다. 분사에 앞장섰다가 실패해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선례를 남긴 것이다.


인력이동 역시 단순한 부서이동이 아니라 우리은행 퇴사 후 우리카드 입사 형식으로 이뤄지는 일이기 때문에 간단치 않다. 이팔성 회장이 “카드업계 최고의 대우를 해주겠다”고 회유한 것도 이 때문이다.


카드업계의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신용카드사의 잇단 분사로 소비자는 카드사의 경쟁 속에서 혜택을 더 누릴 수 있을 것처럼 보이겠지만, 시장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그렇지 않다”며 “시장 성장성에 비해 국내 카드업계는 필요 이상의 경쟁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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