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샷'은 스타벅스만 쓸수 있다?

양혁진 / 기사승인 : 2012-11-26 13:3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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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표권 소송에 목숨거는 기업들

상표권을 둘러싼 기업들의 신경전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각종 소송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오리지널’을 둘러싼 감정싸움에서부터 원조와 아류, 진품과 짝퉁을 둘러싼 공방은 몇년동안의 법정 다툼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런 기업들의 상표권 소송전은 경영상의 전략적인 부분도 배제할 수 없어 모양은 더욱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상표는 제품을 생산ㆍ제조ㆍ가공ㆍ판매하는 기업이 자신의 제품을 다른 제품과 분명하게 구별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것으로,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상표는 가치를 따지기 어려울 정도로 소중한 기업의 상업적 재산권으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최근 스타벅스가 남양유업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보듯이 법적 공방이 불가피한 상황이 빈번해지고 있다. 스타벅스가 자사 상품인 ‘스타벅스 더블샷’ 이라는 제품에 맞서 남양유업이 최근 상표에 ‘더블샷’ 이 들어간 상품을 출시했다는 것인데, 남양유업측은 더블샷은 제품의 양을 표현하는 수단일 뿐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 더블샷은 단순히 제품의 양이 2배라는 표시?
스타벅스는 최근 자사 제품인 '스타벅스 더블샷'의 상표권을 침해당했다며 남양유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미국에 본사를 둔 스타벅스 커피 컴퍼니가 '더블샷 상표 사용을 중단하라"며 남양유업을 상대로 상표권침해금지 등 청구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스타벅스 측은 "2002년 미국에서 '스타벅스 더블샷(STARBUCKS DOUBLESHOT)'을 출시했고 2006년부터는 국내에서 제품을 팔기 시작했다"며 "남양유업이 최근 상표에 '더블샷'이 들어간 제품을 출시했는데 자사의 제품과 호칭도 동일하고 외관도 지극히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더블샷은 국내의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려진 상표로서 소비자들이 남양유업의 제품과 혼동할 수 있어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며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송은 별도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남양유업은 지난 5월 프렌치카페의 프리미엄 버전인 더블샷 3종을 출시한 바 있다. 그러나 남양유업 측은 더블샷은 제품의 양을 표현하는 기술적인 표장에 불과하다며 스타벅스 측의 상표권 사용 중단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자 스타벅스가 소송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 명가? 名家? 상표권 분쟁 2라운드
차례용 술을 둘러싼 주류업체의 신경전도 마찬가지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16일 "차례용 술인 '명가' 상표를 침해하고 있다"며 경주법주를 상대로 상표권침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롯데칠성 측은 "경주법주는 '명가'라는 상표가 들어간 제품을 지난 추석을 맞이해 대량으로 판매했다"며 "그러나 이 상표는 이미 롯데칠성에서 소주와 청주 등에 등록한 상표"라고 주장했다. 이어 "경주법주가 이 상표를 한자로 표시하고 있지만 이는 일반 소비자들이 쉽게 읽을 수 있는 글자"라며 "대량생산이 예상되는 이번 설 명절 등을 고려하면 상표권 침해를 즉각 중단시켜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국순당은 '차례주 병 디자인을 도용당했다'며 경주법주를 상대로 법적인 대응을 할 것임을 밝혔고, 롯데칠성을 상대로 용기 제조·판매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가 합의를 통해 소를 취하한 바 있다.


◇ 후발주자 견제? 노이즈 마케팅?
이런 상표권 분쟁이 이어지면서 소송에 참여하는 두 기업은 정반대의 입장을 보인다. 소송을 당한 기업은 후발주자를 견제하기 위해 법적조치를 남발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반면 소송을 건 기업은 후발주자들이 제품으로 승부하지 않고 마케팅 꼼수에 의존하려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소송의 배경엔 시장선점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이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삼광유리와 락앤락이 벌이는 이른바 ‘반찬통’ 전쟁도 이런 맥락하에 있다. 해외시장이 내수를 앞지르면서 락앤락이 해외에 글락스락이라는 이름으로 상표권 출원과 등록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락앤락 관계자는 "국내 경우 삼광유리의 글락스락과 우리의 락앤락글라스를 소비자가 인지하고 있지만 해외는 다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광유리 관계자는 "글락스락은 우리 회사 고유의 유리밀폐용기 상표인데도 현재 태국, 사우디아라비아, 칠레, 인도네시아 등에 락앤락이 글락스락 이름으로 상표 출원을 냈다"고 주장했다.


삼광유리는 이미 락앤락이 트라이탄 소재를 사용한 플라스틱 밀폐용기 락앤락 비스프리를 판매하면서 모든 환경호르몬이 검출되지 않은 제품인 것처럼 과장광고를 했다는 이유로 락앤락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에서는 그동안 상표권이나 특허권에 대한 인식이 선진국보다 부족했던 것이 사실” 이라며 “글로벌 시장이 가속화되면서 상표권을 둘러싼 분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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