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리웃, 실리콘밸리와 만나다

전성운 / 기사승인 : 2012-11-29 14:4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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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사업가, 제시카 알바와 동업 '화제'

스크린 속, 혹은 레드카펫 위에서나 볼 수 있던 헐리웃 미녀 스타가 사무실에 앉아서 일을 한다? 영화같은 일이지만, 실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영화 ‘판타스틱4’ 등으로 잘 알려진 배우 제시카 알바가 거의 풀타임 근무를 하는 기업이 있다. 변호사 출신 한인기업가 브라이언 리는 제시카 알바와 함께 창업한 회원제 온라인 쇼핑몰 ‘어니스트 컴퍼니’를 통해 헐리웃과 실리콘 밸리를 연결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달 26일 <뉴욕타임스>는 “한인사업가 브라이언 리가 할리우드와 실리콘밸리를 잇는 사업가로 주목을 받고 있다”며 제시카 알바와 함께 창업한 어니스트 컴퍼니를 1면에 소개했다.


뉴욕타임스는 “브라이언 리는 헐리웃 스타와 같은 유명인을 얼굴마담으로 내세우는 전통적인 홍보방식을 넘어서 스타들의 소셜미디어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앞서 포브스는 그를 2009년 ‘주목할 만한 미주한인기업가 25인’에 선정한 바 있다.


◇ 고객의 ‘취향’을 판매한다
전미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벤처투자자들은 지난해 온라인창업회사들에게 22억 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마존이나 이베이가 탄생한 1차 인터넷붐 시기에 비하면 3배나 많은 액수이다. 어니스트 컴퍼니 역시 라이트스피드 벤처 등 투자자들로부터 2700만 달러를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다.


브라이언 리는 지난 1999년부터 유명인을 통한 기업 운영을 시작했다. 당시 그는 O. J. 심슨의 변호사였던 로버트 샤피로에게 그의 첫 번째 사업인 ‘리걸줌’을 같이 운영하자고 제안했다. 리걸줌은 온라인으로 법정소송을 돕는 서비스를 제공했고 이 회사는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꼽은 ‘세계에서 가장 돋보이는 창업아이템’ 27위에 랭크되기도 했다.


그가 시도한 두 번째 사업은 2009년 3월 리얼리티쇼 스타 킴 카다시안을 영입한 ‘슈대즐’로 월 회비 39.95 달러만 내면 매달 한 켤레의 신발을 보내주는 서비스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회원수가 300만명에 달하는 슈대즐은 포브스에 의해 ’가장 유망한 회사‘ 21위에 오른 바 있다.


이번에 제시카 알바와 함께 창업한 어니스트 컴퍼니는 친환경 기저귀 등 유아용품 10여종을 판매하고 있다. 어니스트 컴퍼니의 고객들은 매달 친환경 기저귀와 샴푸, 세제 등을 공급받는다. 제시카 알바는 이 회사에서 거의 풀타임 근무를 하고 있다.


브라이언 리는 고객의 개인의 취향을 결정하고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을 활용해 영업하는 최신 전자상거래방식을 도입했다. 그는 “당신의 아내라면 스타일에 차이가 없는데 고급 부티크숍과 창고형 매장 중 어디를 택하겠느냐?”고 묻는다.


◇ 스타들의 소셜미디어를 활용하다
그러나 슈대즐의 경우 6600만 달러를 투자 유치하는 성과를 냈지만 최근 비슷한 유형의 온라인비즈니스 회사들이 증가하면서 최근 CEO를 교체하고 종업원 일부를 줄이는 긴축경영에 들어갔다.


화장품회사인 ‘버치박스’, 아동의류회사인 ‘휘틀비’, 신발과 핸드백을 파는 ‘저스트팹’, 보석과 티셔츠, 스킨케어, 란제리를 취급하는 ‘비치민트’ 등이 그런 회사들로 최근에는 거대 유통사업자인 월마트 역시 이달 초부터 온라인회원제 음식업체 ‘구디스 컴퍼니’를 오픈, 경쟁대열에 합류했다.


포리스터 리서치의 수차리타 물푸루는 “온라인 회원제는 지난해 뜨거운 유행이었지만 이젠 얼마간 열기가 수그러들었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슈대즐은 올해부터 매월 회비를 내는 방식에서 탈피해 고객들이 원할 때만 상품을 구입하도록 하는 시스템으로 전환했다.


지난 9월부터 CEO를 브라이언 리 대표가 직접 맡은 가운데 220명의 직원을 200명으로 줄이고 회사 경비도 줄여나가고 있다. 투자자인 라이트스피드 벤처파트너의 제레미 리우는 “(슈대즐이) 문제는 있었지만 고객들의 충성도가 높다는 것이 큰 강점”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1억달러 매출이 예상되는 슈대즐은 내년엔 이익이 발생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더불어 이제 막 창업한 어니스트 컴퍼니 역시 기존의 CEO들이 갖지 못한 할리우드 스타들의 감성마케팅에 투자자들은 긍정 평가를 하고 있다.


리우는 “브라이언 리는 제시카 알바와 킴 카다시안과 일하는 흔치 않은 한국의 중년남성으로 할리우드 스타들이 창업을 원할 때 필요한 적임자”라며 “실리콘밸리의 노련한 기업가들이 스타마케팅을 거품으로 판단했지만 그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스타들을 활용하는 방법을 예리하게 파악했다”고 말했다.


이들 스타들은 페이스북과 다른 사이트를 통해 직접적인 마케팅을 한다. 팬들은 스타들이 건네는 강력한 메시지에 영향을 받는다. 타이거 우즈가 롤렉스시계를 차고 잡지광고에 나오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유명 스타가 페이스북에서 당신에게 ‘당신 마음에 들 정말 좋은 구두에요. 한 달에 39달러만 내면 가질 수 있답니다’ 말하면 어떤 느낌을 갖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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