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지사 보궐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권영길 후보가 대표 공약으로 통합 창원시 분리를 내세우며 경남 창원시가 통합 2년 5개월여 만에 ‘분리’ 논란에 휩싸였다. 창원시 분리문제는 꾸준히 제기됐던 이슈로 작년 11월 창원시의회에서는 창원·마산·진해시 출신 시의원들 간의 시청사 소재지를 둘러싼 갈등으로 몸싸움까지 벌이다가 분리 건의안을 의결했고, 이후 갈등이 쌓여온 상황이다.

경기도지사 보궐선거에 출마한 권영길 후보가 지난달 28일 통합 창원시를 다시 창원·마산·진해로 분리하고 각 지역을 발전시킨다는 요지의 정책 로드맵을 발표하며 통합 창원시를 둘러싼 논란에 다시 한 번 불을 지폈다.
그는 앞서 지난 20일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거 한나라당 소속의 집권세력과 시장, 시의원들은 졸속으로 도시를 통합했고 그 결과 3년여는 갈등과 반목으로 점철된 시간이었다”며 “통합창원시를 마·창·진으로 재분리해 시민들께 돌려드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정책 로드맵은 이것의 연장선으로 이를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한 것이다.
권 후보는 “창원시는 다시 3개 도시로 분리돼 독자 발전해야 한다”며 “내년 초 마산·창원·진해 정상화를 위한 범시민협의회 구성, 창원시의회 발의로 주민투표 등 절차를 거쳐 분리법안을 입법화하겠다”고 밝혔다.
“2014년 지방선거 이후 마산은 민주주의 전당, 창원은 친환경 스마트도시, 진해는 해양물류도시로 각각 독자 발전시키겠다”는 것이 그의 핵심 주장으로 3개 도시의 조화로운 발전을 위해 ‘마산창원진해 공동발전위원회’를 운영, 통합 창원시가 추진했던 공동사업은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 시의회 동의 얻기 어려워
통합 당시에는 행정안전부가 지방의회의 찬반 의결로 주민 동의를 대신했다. 이후 통합시 지원특례법을 통과시켰다. 이 과정에서 경남도청에 3개 시의 공무원들이 통합추진단을 구성, 실무를 맡았다.
그러나 창원시를 분리하려면 주민 동의를 얻어 국회의 입법절차를 거쳐야 한다. 권 후보는 창원시를 분리할 때도 도청에 ‘마산·창원·진해 정상화 및 공동발전추진단’을 설치해 실무 준비를 한다는 입장이다.
일단 창원시의회 발의로 주민투표를 하려 해도 사실 넘어야 할 장벽은 매우 높다. 3개 시 출신지별로 시의원들의 입장이 다른데다 전체 55명의 시의원 가운데 새누리당이 39명이나 된다. 시의회가 권 후보의 공약에 쉽게 동의하기는 어려운 대목이다.
주민투표를 하더라도 유권자의 3분의 1이 참여하고, 투표자의 과반수가 창원시 분리에 찬성할지는 미지수다. 분리법안도 국회의원 10명의 동의만 있으면 발의는 가능하지만, 여대야소 국회에서 법안 통과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또 계획대로 2014년 지방선거 이전까지 창원시를 분리한다면 사회적 파장 역시 클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10년 7월에 출범한 통합시가 불과 4년여 만에 쪼개지는 상황이기 때문에 지역주민들이 겪을 혼란은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겨우 자리 잡은 현행 행정구청 중심의 민원처리와 각종 사회복지제도의 원상회복 등으로 야기될 혼란은 예측하기조차 어렵다. 창원상공회의소를 비롯해 이미 통합한 수백 개의 사회단체도 다시 분리해야 한다.
통합시 지원 특례에 따른 도시계획 수립과 인센티브 등도 포기해야 한다. 창원소방본부도 다시 해체해 경남소방본부 산하로 복귀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프로야구 제9구단 NC 다이노스 유치와 도시철도 사업 등 통합시로 출범한 덕에 추진할 수 있게 된 각종 현안사업도 불투명해질 수 있다.
이러한 혼란을 막기 위해 권 후보는 통합 당시 추진되는 사업은 마산·진해·창원 발전 5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공동발전위원회를 구성해 협력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학계는 통합시 출범 2년 5개월여 만에 창원시 분리 논란에 대해 또 다른 갈등과 반목의 원인이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경남대 행정학과 정원식 교수는 “통합의 부작용은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지금 상황은 심각한 수준이 아니다”며 “정치인들이 갈등과 반목을 부추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통합창원시가 겨우 2년여가 지난 상황에서 통합 효과를 따지기는 어렵다”며 “현재로서는 통합의 긍정 효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정치인·행정가·주민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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