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우클릭’ vs. 유승민 ‘좌클릭’

뉴스팀 / 기사승인 : 2015-04-10 17:29:29
  • -
  • +
  • 인쇄
대선주자로서 존재감 알리기...“중원을 장악하라”

▲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토요경제=뉴스팀] 유승민 새누리당 대표는 지난 8일 “성장과 복지가 함께 가는 균형발전을 추구해 보수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자 한다”며 ‘신(新)보수’ 노선을 공식화했다. 그는 자신이 추구하는 보수적 가치를 “정의롭고 공정하며, 진실 되고 책임지며, 따뜻한 공동체 건설을 위해 땀흘려 노력하는 보수”로 규정했다.


유 대표는 또한 “심각한 양극화 때문에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의 붕괴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새누리당은 기득권 세력과 재벌ㆍ대기업의 편이 아니라 고통 받는 서민ㆍ중산층의 편에 서서 공동체를 지켜내겠다”고 역설했다. 그는 빈곤층과 비정규직, 영세자영업자 등 사회적 약자들을 거론한 뒤 “이런 어려운 분들에게 노선과 정책의 지향을 두겠다”며 “10년 전 대한민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양극화 해소를 시대적 과제로 제시했던 노무현 대통령의 통찰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유대표, 재벌 개혁∙법인세 인상도 전향적인 입장


유 원내대표는 특히 2012년 대선 공약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성하며 경제ㆍ복지정책의 궤도 수정을 주장했다. 그는 “지난 3년간 예산 대비 세수 부족이 22조2,000억 원에 달해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임이 입증됐다”며 “134조5,000억원의 공약가계부를 지킬 수 없게 된 점 반성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여야 간에 중부담-중복지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는 만큼 국민의 동의를 전제로 이 목표에 합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별 효과도 없는 단기부양책에 막대한 재정을 낭비해선 안 된다”며 “장기적 시야에서 한국경제의 성장잠재력을 키우는 데 모든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대표는 재벌 개혁과 법인세 인상 가능성 등에 대해서도 전향적인 입장을 밝혔다. 유 원내대표는 “재벌ㆍ대기업은 정부의 특혜와 국민의 희생으로 오늘의 성장을 이룬 만큼 천민자본주의 단계를 벗어나 비정규직과 청년실업과 2,3차 하도급업체의 아픔 해결에 자발적으로 동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득과 자산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원칙하에 가진 자가 더 많은 세금을 내고 법인세도 성역이 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해 세금에 대한 합의에 노력해야 한다”며 세금ㆍ복지 문제에 관한 야당의 대타협기구 설치 제안을 수용했다.


새정치연합의 ‘소득주도 성장론’과 관련해서도 유 대표는 “옳고 그름을 떠나 야당이 성장의 가치를 말하고 보수가 복지를 말하기 시작한 것은 분명 우리 정치의 진일보”라며 “이 같은 변화 속에 국가의 미래를 위한 고민과 진정성이 담겨 있는 만큼 진영을 넘어 미래를 위해 함께 해야 한다”고 밝혔다.


▶당내 소장파 유 원내대표 치켜세우는 목소리↑


이번 유대표의 연설에 대해 주로 친박근혜계가 비판에 앞장섰다. 홍문종 의원은 “당 입장을 고려해 심사숙고했으면 좋지 않았을까”라며 “안타깝다는 평가를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대통령 정무특보인 윤상현 의원도 “혼자보다는 함께 가는 길을 고민했으면 한다”고 거들었다. 비박계인 김정훈 의원도 “대통령 공약사항을 다 부정하는 것처럼 말하면 정부나 대통령 입장은 어떻게 되겠느냐”고 비판했다. 김무성 대표는 “민주정당으로서 다양한 의견을 분출하는 게 당의 발전에 좋은 일”이라면서도 “(복지 문제는) 국회에 가 기 전에 당내에서도 합의하는 단계는 반드시 거쳐야 한다”고 신중론을 폈다.


반면 당내 소장파는 유 원내대표를 치켜세우는 목소리가 많았다.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는 “새로운 방향, 꼭 필요한 핵심적 방향을 제시해 총선과 대선에 굉장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두언 의원은 “‘유승민 개인 의견’이라는 의견이야말로 사견”이라며 “당이 가야 할 ‘중도 개혁을 통한 보수 혁신’의 좌표를 시의 적절하게 보여 줬다”고 평가했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유 원내대표가 대선주자로서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반면 문재인 대표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보수의 의제였던 경제성장을 전면에 내세웠다.


문 대표는 한국경제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해법으로 ‘새경제(New Economy)로의 대전환’을 제시했다.

▲ 지난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2015 정책엑스포 개막식'에서 문재인(왼쪽)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박수를 치고 있다.


▶문 대표 보수의 의제였던 경제성장을 전면에 배치


문 대표는 ‘대한민국 경제, 크게 보고 크게 바꿔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연설에서 “경제기조의 대전환 없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성장에서도 유능한 진보가 되는 게 새정치연합의 목표”라고 했다.


특히 그는 새 경제의 골자에 대해 “공정한 경제 생태계를 기반으로 하고, 성장의 방법론으로는 소득주도성장을 추구하며, 사람 중심의 경제철학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해나가는 경제가 새경제”라고 했다.


문 대표는 이어 “대한민국 경제는 공멸이냐 공존이냐 갈림길에 서 있다. 구성원들이 통 크게 결단해 상생의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정부가 조정자 입장에서 적극 중재해야 한다”며 “우리 당도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성장 없는 풍요와 경제정의를 생각할 수 없다”면서도 “경제성장에 대한 생각을 ‘포용적 성장’으로 근본적으로 바꿀 때가 왔다”고 했다.


문 대표는 공무원연금 개혁에 대해선 “대타협기구의 틀 속에서 공무원들까지 동의할 수 있는 사회적 합의가 중요하다. 정부가 어느 일방의 희생만을 강요하거나, 성과에 급급해 시한을 정해 밀어붙이려 한다면 사회적 대타협은 불가능하다”며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강조했다.


특히 문 대표가 천안함 침몰 사건을 북한 소행으로 규정한 것은 안보분야에서의 대표적인 우클릭 행보다.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사건을 거론하며 “새누리당 정부는 평화에도 실패했고 안보에도 무능했다”고 비판하며 차별화를 꾀했다


두 원내대표의 진영 넘나들기가 ‘중원’을 장악하기 위한 의도라는 데 이견은 없다. 가깝게는 4·29재보선부터 내년 총선과 이듬해 대선까지 선거가 줄줄이 예정돼 있어서다. 단순히 선거용으로 치부하기엔 내용의 무게감과 파장이 적지 않다는 평가도 있다.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