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벽대전, 승자는?

양혁진 / 기사승인 : 2012-12-07 13:3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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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진보 운명을 건 '막판 레이스'

마라톤 레이스를 달려온 18대 대선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우세 굳히기냐,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막판 극적 뒤집기냐를 두고 열흘 동안의 마지막 단거리 스퍼트에 들어간다. 여기에 안 전 후보가 전격적으로 대선 구원투수로 나서면서 이번 대선은 보수와 진보의 사활을 건 한판 격전으로 치뤄지게 됐다. 열흘 남은 대선은 이제 피튀기는 마지막 혈전에 들어갔다.


새누리당은 공식 선거전이 시작된 이후 지속된 우세를 그대로 이어가 골인한다는 전략이다. 막판 변수로 지목되던 안철수 전 후보가 6일 전격 선언 후 문 후보 지원에 나섰지만, 단일화 과정과 그 후 두 사람의 관계가 불협화음을 내며 시너지 효과는 이미 상실됐다는 분석이다. 또한 안 전 후보가 적극적인 지원에 나설수록 보수층의 집결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지금까지의 지지율 조사는 예전과는 좀 다르다며 막판 변수에 올인하고 있다. 안 전 후보의 적극적인 후원이 시작됐다는 기대감과 함께 특히 부산과 수도권, 그리고 호남 등에서 역전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제 남은 10일은 대한민국 보수와 진보의 운명을 결정하는 대접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 새누리 “보수층 재집결할 것”
새누리당은 18대 대선의 승기를 확실히 잡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안철수 전 후보가 문재인 후보를 적극 돕겠다고 나서고 있지만 보수층이 집결한 상황에서 그동안 단일화 과정과 그 이후 계속해서 불협화음을 연출한 안 전 후보가 등판하더라도 대세엔 변화를 줄 수 없다는 것.


선대위의 한 관계자는 6일 “어떻게 계산기를 두드려 봐도 질수 없는 싸움이다” 며 “지금 계속 보도되는 지지율차이는 그대로 대선 결과에 나타날 것이다”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안 전 후보가 적극 지원에 나선다고 해도 맥시멈이 3-4% 지지율 차이다”며 “그 정도는 이제 결정적인 변수가 아니다. 지난 4일 TV 토론으로 이미 보수층이 집결했다. 안 전 후보가 나설수록 집결은 더욱 공고해질 것이다. 무엇보다 투표율이 야권이 원하는 만큼 나오지 않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대형사고만 터지지 않는다면 무조건 이기는 선거이며, 대형사고가 터질만한 모든 화근도 다 제거됐다는 것이다.


이정현 공보단장은 “안 전 후보를 지지했던 국민들은 그야말로 민주당과 다른 정치를 갈구하고 있다” 면서 “안 전 후보가 이들에게 문재인 후보를 지지해달라고 강요할 권한도 책임도 염치도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지난 4일 있었던 TV토론도 박후보에게 유리하면 유리했지, 불리한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날 박 후보가 순발력있게 대응하지 못한 점이 아쉽지만, 대놓고 떨어뜨리려고 나왔다는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의 지나친 공격적인 자세가 오히려 ‘보수층의 집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당내 또 다른 관계자는 “지역구 의원들이 전하는 얘기로는 민심이 대체적으로 이 후보의 자세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로 맞춰져 있다” 면서 “질문을 받으면 답을 하지 않고 자기 말만 했다. 이런 모습들에 대해 말이 많고 오히려 보수층이 재결집하는데 도움이 됐다는 평가가 많다”고 전했다.


대선 TV토론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는 모두 문 후보에게 이겼다. 오마이뉴스가 ‘리서치뷰’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 박 후보는 50.6%를 얻어 초강세를 보였다.


박 후보가 리서치뷰 여론조사에서 50%를 넘긴 것은 지난 9월 이후 두 번째로 문 후보는 43.4%를 얻어 오차범위(±2.5%p) 밖으로 밀렸다. 리서치뷰 여론조사에서 주목할 것은 ‘새누리당 재집권’을 원하다는 응답이 47.4%로 ‘정권교체’를 원한다는 응답(44.9%)를 처음으로 앞질렀단 점이다. 이는 투표일이 다가오며 보수층의 집결 양상이 뚜렷하단 점을 보여준다.


보수층 결집은 동아일보의 여론조사에서도 확인됐다. ‘전국 유권자 대상 단순 지지도 조사’에서 박 후보가 43.5%, 문 후보가 40.2%로 오차 범위 안 접전 양상을 보였지만, 투표확실층 조사에서는 박 후보가 47.8%, 문 후보가 39.2%로 박 후보가 오차 범위 밖에서 문 후보를 앞서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박 후보의 이런 강세는 또 다른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확인됐다. MBC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한 조사에서 박 후보는 45.1%의 지지율을 기록, 40.7%에 그친 문 후보를 앞섰다. 오차 범위 내이긴 하지만 5% 남짓의 격차가 현존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세 후보 중 누가 가장 토론을 잘했느냐는 질문에는 박근혜 34.3%, 이정희 23.4%, 문재인 21.5%의 순이었다.


이런 여론 결과를 두고 이제 캠프내에서는 벌써부터 선거 이후 인수위 구성에 대한 이야기도 흘러나오는 실정이다. 김무성 선대위원장이 전체 메시지를 통해 “긴장을 늦추거나 자만하지 말고 끝까지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임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당부하던 모습과 또 다른 양상이다.


당내의 이런 변화는 대변인의 논조에서도 확연히 달라졌다. 지난주 안형환 선대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2-3%를 앞서나가고 있지만 결코 안심하지 못한다”고 말한바 있다.


하지만 안 대변인은 6일 여의도당사에서 “제가 지난 주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될 때 한 2-3% 앞서 간다고 했는데 지금은 저희의 분석이나 언론사들의 여론조사 분석이나 5-6%정도 앞서 나가는 것 같다.” 며 “분명히 수치상 일주일 사이에 격차가 더 벌어진 것은 맞다”고 말했다.


그는 “박 후보의 지역유세가 계속되면서 잠자고 있던 지역표심을 꿈틀거리게 한다는 분석도 있다. 대표적인 곳은 부산”이라며 “호남도 5년 전 선거에서 이명박 후보가 8.9%를 얻었다. 이번에는 두 자리수, 즉 10%이상을 얻는 것이 목표다. 절대 불가능한 수치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는 한광옥 전 민주당 대표가 지난 10월 새누리당 국민대통합위원회 수석부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긴데 이어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도 박근혜 대선 후보 지지를 공식 선언하는 등 동교동계의 상징적 인물들이 연이어 박 후보 캠프로 합류하는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그는 호남 민심의 변화에 대해 “과거와는 달라졌다. 문재인 후보가 정권을 잡으면 노무현 정권의 속편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며 “특히 호남의 대표적인 정치인들이 박근혜 후보를 지지함으로써 호남분들이 민주당에 대한 부채의식이 많이 사라지고 있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 천군만마 얻은 민주, “남은 10여일 총력경주”
지난 6일은 18대 대선 선거기간 중에서 가장 급박하게 시계바늘이 돌아간 하루였다. 후보 사퇴후 사실상 침묵을 이어가던 안철수 전 후보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적극 지지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남은 대선 기간은 불과 13일. 본격적인 대선 선거운동에 들어간 이후 제대로 된 반등의 기회를 찾지 못하던 문재인 캠프엔 가뭄끝의 단비나 다름없었다.


안 전 후보는 이날 회동 전 “단일화를 완성하고 대선 승리를 이루기 위해 지금부터 문재인 후보 지원에 나선다. 그것이 국민의 뜻을 받드는 길이라 믿는다” 며 “제가 후보직을 사퇴한 이유도 후보 단일화 약속을 지킴으로써 새 정치와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의 여망을 온전하게 담으려 한 것이었으나 지금의 상황은 이 두 가지 모두 어려울 수 있다는 국민적 우려가 높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문 후보께서 새 정치 실천과 정당혁신에 대한 대국민 약속을 하셨다” 며 “정권교체는 새 정치의 시작이 될 것이며 저는 그 길을 위해 아무 조건없이 제 힘을 보탤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전 후보는 “국민이 제게 주신 소명, 상식과 선의의 길을 가겠다” 며 “ 저를 지지해주신 분들도 함께 해주실 것을 믿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안 전 후보가 밝힌 ‘새 정치 실천과 정당혁신에 대한 대국민 약속’은 이날 ‘정권교체와 새정치를 위한 국민연대(이하 국민연대)’ 발족식에서 문 후보가 천명한 내용을 의미한다.


문 후보는 “기득권 내려놓기 차원에서 제기된 의제들 비례대표 확대, 의원정수 축소소정, 중앙당 권한과 기구 축소등에 대해 확대된 새정치위원회에서 의견을 모아주면 책임지고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의원 정수 축소 및 중앙당 축소는 안 전 후보가 주장한 바로 문 후보와의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해 ‘새정치 공동선언’에 명확히 규정되지 않은 항목이다. 즉, 안 전 후보의 의견을 전폭 수렴해 논의하겠다며 문 후보가 한 발 물러선 것이다.


또한 문 후보는 “정권교체와 새정치를 바라는 많은 분들이 절박한 마음으로 어려운 길을 나서주셨다. 꼭 이기겠다” 면서 “특히 안 후보와 그분들 지지했던 분들의 마음을 모으는데도 노력하겠다. 단일화 과정에서의 입장 차이 때문에 생긴 상심은 나의 부족함 때문이라고 나무라주고 이제는 힘을 함께 모으자는 간곡한 부탁을 드린다”고 호소했다.


문 캠프는 당장 천군만마를 얻은 듯 밝아진 분위기다. 전날까지 캠프의 한 관계자가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부터 이번 대선은 기다림의 연속이다. 아침에 나오면서 진인사대천명이라는 글귀를 다시 한번 가슴에 새긴다”고 말하던 모습과는 달라진 모양새다.


이 관계자는 “이제 반등의 기회를 얻었다. 남은 10여일을 밤낮이 없이 완주할 생각”이라며 “유권자의 진심을 얻을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 이번 대선이 막판 극적인 역전을 일궈낸 대선으로 기록될 가능성은 아직도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안 전 후보의 결단이 정치인의 길을 걷겠다고 다짐한 이상 자신에 대한 쏠린 기대를 마냥 외면하기 어렵다는 책임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안 전 후보가 소극적으로 돕고 야권이 패한다면 야권 전체 지지자들에게 ‘이길 수 있는 선거를 망쳤다’는 비난이 불가피 하다”면서 “문 후보가 정치개혁을 선언한 상태에서 더 이상 소극적인 지원은 정치인 안철수에겐 타격이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 이번 주말 대선 최대 변수
안철수 전 후보는 지난 7일 부산에서부터 선거전을 지원해 문재인 후보와 첫 합동 유세에 나섰다. 대선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부산의 민심에서부터 마지막 흔들기를 시작한 것. 문 후보는 이날 제주도에서 지역공약을 발표하고 유세를 펼친 뒤 수도권과 더불어 대선의 최대 승부처이자 고향인 부산으로 이동해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따라서 안 전 후보가 본격적인 지원사격을 시작하고, 주말을 지난 오는 10일 월요일 받아들 지지율 조사가 이번 대선의 승패를 가늠할 중요한 지표가 될 전망이다.


문후보 캠프 관계자는 “다음 주 월요일자 아침 신문에 발표될 여론조사가 역전의 신호가 될 수 있다”며 “적게는 2.5%포인트에서 많게는 4%포인트까지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두 분의 활동으로 시너지 효과가 나오면, 현재 5%포인트 정도 벌어진 지지율은 충분히 역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새누리당은 안 전 후보의 구원등판 시기가 늦어지는 바람에 효과 극대화의 타이밍을 놓쳤다며 안 전후보가 유세에 나서면 위기감을 느낀 보수층이 재집결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특히 안 전 후보의 고향인 부산과 수도권 20-30대 유권자들의 움직임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안 후보의 안개 행보 때문에 이미 유권자들이 그를 원망하기 시작했다. 대선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 이라며 “안 전 후보의 사퇴 이후 실망한 유권자들 상당수가 ‘신부동층’으로 떠돌다가 이미 박 후보에게 이동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두 사람의 모습에 보수층의 결집이 더욱 단단해질 것이다. 지지율 3-5%를 가져간다면 보수층의 좀 더 열심히 투표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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