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대 마야인들은 2012년을 지구 종말의 해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런 예상은 지구 반대편의 ‘대한민국’에서는 완전히 빗나갔다. 오히려 박근혜 정부의 출범으로 그 어느 때보다 ‘새로운 출발’의 기운이 감도는 해가 됐다.
2012년의 한국 증시는 지지부진했다. 하지만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2013년의 증시를 ‘2012년보다 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각 경제 주체들의 힘이 바닥을 치고 ‘상승’쪽으로 주가를 밀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 ‘분명 2012년보다 낫다’
10인의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2013년 코스피지수를 최저 1750에서 최고 2400으로 예상했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13년 증시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그가 제시한 코스피지수 예상치는 최저 1900에서 최고 2250이었다.
그가 최저점을 1900까지 높여 잡은 이유는 ‘유동성’ 때문이다. 즉 2012년 12월 미국 중앙은행(Fed)이 추가로 발표한 3차 양적 완화 후속 조치(QE3-2)의 영향으로 1900 밑으로는 크게 이탈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또 악재가 나타나더라도 양적 완화의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하락 추세로의 이탈을 방어할 것이라는 논리다.
조 센터장이 예상한 코스피지수 상단인 2250은 2013년 예상 주가수익률(PER)의 10배 수준 정도다. 즉 한국 증시가 ‘평타’만 친다면 이 정도의 상승은 가능하다는 뜻이다.
홍성국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좀 더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그가 예상한 코스피 지수는 최저 1750에서 최고 2200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 센터장은 “주가지수가 2012년보다 분명 나은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경기의 순환적 반등, 서구 선진국의 재정 긴축 기조 완화 등이 그 이유였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저 1850에서 최고 2350을 예상했다. 이같이 예상한 이유에 대해 조 센터장은 “2013년 한국 시장의 예상 PER이 9.1배에 불과하며 주가순자산배율(PBR)은 1.0배에 불과하다. 국채 금리가 2.8%, 투자 적격 등급인 'AA' 회사채 금리가 3.3%인데 비해 한국 기업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그 4배인 12.0%나 된다”고 설명했다. 즉 한국 기업이 얻는 이익에 비해 저평가됐다는 뜻이다.
조 센터장은 “미국 금융시장에서 주식이나 부동산 같은 위험 자산에 본격적인 투자가 시작되고 글로벌 경제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인다면 2013년 상반기는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장기 투자의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 센터장은 미국 부동산 시장의 추이를 꼼꼼히 지켜볼 것을 권했다. 그는 미국 부동산 시장이 회복되는 모습에서부터 전 세계 경기 턴어라운드가 시작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2008년 이후 계속된 금융 위기의 시작은 바로 미국 부동산 가격의 폭락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분명 올해보다는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3년 역시 2012년처럼 주식시장이 크게 오르지도 떨어지지도 않는 형태가 분명하다. 하지만 2012년 증시가 기울기 0도의 박스권에서 움직였다면 2013년 기울기 5도 정도의 약한 상승세를 가진 박스권”이라고 덧붙였다.
이 센터장은 “현 주가 수준은 분명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고 호재의 상당 부분이 이미 지수에 반영돼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2013년에는 국내외 경기 회복, 미국 재정 절벽 해소, 유럽 재정 위기 약화 등 시장 상황이 개선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 2013년 추천 종목은
2013년 증시가 올해보다 나은 모습을 보인다면 어떤 업종이 상승세를 이끌까. 10인의 리서치센터장은 모두 한국 정보기술(IT) 업종의 경쟁력을 높이 평가했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ㆍ디스플레이ㆍ정유 업종의 상승세를 기대했다. 모두 한국의 주력 수출 산업이다. 반도체 업종은 업황 개선 기대감과 높은 시장 지배력이 그 이유였다.
디스플레이 업종은 뛰어난 제품 경쟁력이, 정유 업종은 이머징 마켓(자본시장에서 급성장중인 국가들의 신흥 시장) 중산층의 소비 증대가 원인이었다. 정유 업종은 원료 값 하락 및 제품 값 상승, 즉 정제 마진 개선이 이뤄져 투자 매력이 높다고 분석했다.
임진균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반도체 및 IT 업종의 선전을 기대했다. 이 두 업종은 한국 기업이 세계시장에서 확실한 주도권을 가진 업종이다. 또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과 이에 따른 메모리 제품의 출하 증대로 당분간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임 센터장은 음식료 업종도 추천했다. 이유는 중국 내수 시장의 활성화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국 시장에서의 안정적인 이익을 중심으로 중국 시장에서의 지배력 확대가 주가 상승의 동력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안수웅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를 비롯해 식품과 통신 서비스 업종을 추천했다.
안 센터장이 이들 업종을 추천한 이유는 이렇다. 반도체는 글로벌의 수요가 개선되고 있으며 각국의 연구ㆍ개발(R&D) 투자 확대와 개인 소비 증가세가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식품은 국제 곡물 가격이 안정돼 있고 제품 가격이 인상돼 뚜렷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통신 서비스는 고배당주라는 매력이 있으며 롱텀에볼루션(LTE) 등의 도입으로 개인당 이용 금액이 증가돼 구조적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희운 KT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IT와 통신 업종을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박 센터장은 IT 업종이 2013년 설비투자를 조절하고 생산능력 확대를 제한하는 ‘수익성’ 위주의 성장을 이룰 것으로 내다봤다. 또 글로벌 기술 산업의 구조조정 속에서 한국 IT 업체의 시장 지배력이 계속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신 업종은 LTE 도입으로 회사 간 고객 쟁탈전이 일단락됐기 때문에 각 회사들의 비용 상승 요인이 줄어들었다. 또 LTE 가입자 비중이 2012년 말 30%에서 2013년 말 55%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 개인당 이용 금액의 총합이 4% 정도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IT 업종과 음식료ㆍ유통ㆍ제약 등 내수 업종을 추천 업종으로 분류했다. IT 업종은 삼성전자의 성장이 업종 전체의 선전을 이끌고 내수 업종은 저성장 국면에서도 안정적인 성장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송 센터장은 “주가의 펀더멘털 측면에서 뚜렷하게 실적이 뒷받침되는 업종 중심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조병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IT 업종과 함께 지주회사 업종을 추천했으며 홍성국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IT 업종을 포함해 미디어ㆍ광고 업종을 눈여겨보라고 조언했다.
홍 센터장은 “앞으로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콘텐츠가 가진 가치가 부각될 것이고 관련 규제의 완화 폭이 커져 결과적으로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윤남 센터장과 조용준 센터장은 분기별·반기별 사이클로 나눠 추천 업종을 달리했다. 조윤남 센터장은 “상반기는 ITㆍ유통ㆍ엔터테인먼트 등 소비 관련주와 보험주를, 하반기는 자본재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상반기는 아시아 통화 강세와 산업의 구조적 변화 때문에, 하반기는 중국의 본격적인 설비 투자 확대 움직임이 이들 업종의 상승세를 견인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용준 센터장은 “1분기까지는 IT 업종이 상승세를 탈 것이고 2분기 이후로는 철강·화학 같은 산업재가 유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하반기 이후로는 은행과 증권 같은 금융주가 좋다”고 내다봤다. 조용준 센터장은 “장기적으로 보면 소비재, 그중에서도 브랜드 경쟁력을 갖춘 소비재 기업이 가장 성과가 좋을 것”이라며 “이는 일종의 ‘메가트렌드’라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