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경제=정은하 기자] 제약업계서 직장 성희롱·성추행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 논란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외국계 A사와 국내 B사 영업부에서 이른바 '갑질 성추행' 사태가 발생했다.
A사의 여직원은 회식자리에서 영업 본부장에게 과도하고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당했으며, B사의 여직원은 기혼인 영업이사의 지속적인 성희롱성 문자메시지와 주말 데이트 요구 등을 받아 왔다고 한다.
필자는 이러한 사태와 관련, 철학적 사고를 통해 해결책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우선 우리 사회에 만연한 이분법적 사고의 문제점에서 ‘여성의 성적 대상화’를 시작으로 이야기를 이끌어내고 싶다.
현대 철학의 근간을 이루는 플라톤의 이데아 사상을 살펴보자. 어두운 동굴 속에서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고 가정하자. 동굴 속 사람들에게 세상을 볼 수 있는 창은 오직 동굴 밖에서 들어오는 한 줄기의 빛뿐이다. 동굴 안 사람들은 동굴의 구멍으로 들어오는 빛을 세상의 전부라 믿고 그것을 통해 볼 수 있는 것들을 진리라고 여기게 된다.
플라톤의 사상에 의하면 진리 곧 이데아는 고차원의 정신적인 것으로, 이데아 외의 진리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 ‘이데아’와 ‘이데아가 아닌 것’이란 이분법적 사고는 굉장한 폭력을 내재하고 있다.
이분법적인 사고로 세상을 보자. 이데아인 A랑 이데아가 아닌 B가 있다고 가정하자. 이렇게 된다면 사실상 B는 A와 대립하는 대등한 실체가 아니게 된다. B는 단순히 ‘A가 아님’으로 존재하는 것이 된다. B라고 이름 붙여진 사실상 ‘A가 아님’은 결국 A를 정의하기 위해서 동원된 것에 불과하고, 그러므로 B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게 된다.
이뿐만이 아니라 마치 A랑 B가 양 극단인 것처럼 보이는 두 항이 실제로는 대립적이지 않지만, A가 아닌 것으로서의 B는 언제나 A에 비해 부정적인, 열등한 속성들을 가진, 결핍된 상대편으로 서열화 된다.
우리는 주변에서 이런 이분법적인 예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서양/동양, 마음/몸, 남성/여성, 이성/감성, 삶/죽음, 원인/결과 등이 그 예로 들 수 있다. 필자는 여기서 마음과 몸, 남성과 여성에 대한 이분법을 이번 성희롱·성추행 사태의 본질적인 사유로 언급하고 싶다.
우리는 전통적으로 마음을 A항으로 몸을 B항으로 봤다. 그래서 몸은 정신의 대립항으로 우연적이고, 수동적이고, 정복해야 하는 대상으로 여겼다. 이성의 작용을 방해하는 원천으로 간주한 것이다. 몸을 무엇을 하기 위한 통로나 매개체로만 봤다.
그런데 이러한 대립항은 몸과 마음뿐만이 아니라 다른 대립항들과도 상호연결되기 쉽다. 특히 남성과 여성이라는 대립항에서 남성은 마음으로 여성은 몸으로 연결해서 여성을 비이성적인 사람으로 코드화해 여성을 몸으로 배제시키게 된다. 그래서 늘 여자의 몸은 감추고 숨겨야 할 존재다.
이 때문에 여성은 결코 여성 자체로 존재한 적이 없고, 여성은 남성의 대립항으로서, 남성의 존재를 설명하기 위한 부차적인 존재로만 인정받는다. 그래서 우리 사회 속에서 여성은 존중받지 못하고 성적인 대상으로 배척되고 이러한 것들이 아무렇지 않아진다.
특히 이런 사고방식이 만연한 제약사와 같은 남성중심의 보수적인 사회에서는 여성에 대한 성희롱·성추행들의 책임을 피해자인 여성 스스로 져야 한다. 여성을 위한 보호막이 존재하기 힘든 사회적 구조가 형성되기 쉬운 것이다.
따라서 필자는 우리 개개인이 그리고 우리 사회가 몸과 마음을 분리하고 남성과 여성을 분리하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고 넘어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약 그렇게 되면 여성이 몸과 연결 지어져 성적 대상화 되는 것이 해결되고 ‘여성’이 아닌 ‘개인’ 그 자체로 회사라는 조직 안에서 존중받게 될 것이며 직장 내 성희롱·성추행 문제가 확연히 줄어 들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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