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인터넷 포털 사이트 네이버가 악성코드 발생을 이유로 자사의 뉴스 연결 서비스인 뉴스캐스트에서 경향신문 등 3개 언론사 기사를 차단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해당 언론사들은 거센 반발을 했고 일부 언론사는 법적 여부까지 검토에 나섰다. 그러나 일각에서 해당 언론사들이 ‘진보적 매채’라는 이유로 “정치적 이유가 있는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 했다. 급기야 정치권까지 논란이 확산 됐고, 결국 네이버는 차단조치 규정을 유예했다.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자사의 인터넷 뉴스 중계 서비스인 ‘뉴스캐스트’에서 일부 언론사를 일시적으로 차단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지난 12일경 네이버는 경향신문, 한겨레, 오마이뉴스, 아이뉴스24 등 일부 언론사의 뉴스 연결을 차단하는 조치를 취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해당 언론사에 악성코드가 발생, 자사 이용자 피해 발생을 우려, 사전에 기사 노출을 차단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악성코드는 주말(10~11일)께부터 서로 다른 시점에 발생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네이버는 “자체 악성코드 감지 시스템과 내부의 모니터링을 통해 해당 언론사 사이트에 악성코드가 발생된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지만 “언론사마다 발생한 악성코드 종류는 밝힐 수 없다”고 입을 닫았다.
◇ 진보 성향 매체 주로 포함 ‘논란’
그러나 하필이면 다음달 11일 제19회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한겨레, 경향신문, 오마이뉴스 등 진보 성향의 매체가 이번 차단 대상에 주로 포함돼 논란이 일고 있다. 더욱이 경향신문, 오마이뉴스의 기사공급 재개는 다른 매체에 비해 늦어지면서 논란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이에 대해 경향신문은 “이번 뉴스캐스트 기사공급 차단은 해당 언론사와의 사전협의 없이 이뤄진 네이버 측의 일방적인 조치이며, 악성코드가 발견됐다고 해서 최대 3일까지 뉴스캐스트 뉴스 공급을 차단하는 것은 일방적이며 불합리하다”는 입장이다. “악성코드 발생 확인 후 1시간 내 치료됐다”고 경향신문은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그동안 악성코드 발견시 해당 매체에 통보, 1~2시간 내 복구하면 네이버 보안팀이 이를 확인 후 기사노출을 재개해왔다. 그러나 변경된 운영가이드에선 해당 언론사 사이트에서 악성코드가 발생시 네이버는 그 시점부터 최대 이틀 까지 해당 언론사의 뉴스를 차단할 수 있다.
경향신문은 “네이버는 경향을 포함한 해당 언론사들의 의견수렴 없이 지난달 29일 운영원칙 변경을 메일로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며 “네이버가 바뀐 방침에 따라 내일 기사 노출 시점을 미루는 것은 강도나 절도를 당한 피해자에게 추가로 벌금을 물리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태에 경향신문은 법적대응 여부도 검토중이다. 경향신문은 “언론사가 자기 목소리를 못 내도록 하는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납득할 수 없는 횡포“라며 ”문제를 명명백백히 알리고 공론화 시키며 법적대응 가능 여부도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른 진보 매체 관계자도 “민감한 시점에 최대 3일간 차단은 의아한일”이라면서 “장기간 네이버에서 차단되면 포털 의존도가 높은 매체에게 타격이 될 뿐 아니라, 악의적인 세력에 의해 악용될 여지도 있다”고 지적했다.
◇ 정치권·전문가들 “이는 월권행위”
논란은 급기야 정치권까지 번졌다. 민주통합당 최영희 의원은 지난 13일 “포털 사이트 네이버가 정치적으로 이용당하고 악의적 세력에 조종당하는 불의를 저지른다면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민주통합당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총선 정책공약 점검회의에서 “왜 하필이면 총선시기에 최대 3일씩이나 차단시켜야 하는지 납득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기존 관행에서 변경된 운영방침을 적용하는 것에 대해 사전에 언론사와 전혀 합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에 차단된 주 언론이 한겨레, 경향신문, 오마이뉴스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만약 누군가가 정치적 목적으로 진보성향의 신문에 악성코드를 전파하고 네이버가 이를 빌미로 3~4차례 차단하면 선거기간 중 진보성향의 보도가 전면 차단된다”고 말했다.
또한 “포털이 2040세대에게 미치는 영향은 엄청나다”며 “이미 지난 대선 당시에도 포털 장악에 대한 의혹이 있었던 만큼 이를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세력이 있음을 우리가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안진걸 성공회대 외래교수도 <경향신문>을 통해 “악성코드 치료여부와 상관없이 최대 3일까지 차단하는 것은 누군가가 악의적으로 특정 언론에 악성코드를 지속적으로 심는다면 365일 차단할 수도 있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IT전문가들도 네이버의 조치에 비판을 가했다. 네이버에 비판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IT전문가 김인성 씨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민감한 시기에 네이버가 뉴스캐스트 차단에 나선 것은 정치적 오해를 자초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총선을 앞두고 한겨레, 경향 등 진보 매체들을 차단한 것은 당연히 문제제기해야 할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용자들도 자체 백신으로 악성코드를 막을 수 있고, 위험하다 해도 이용자가 판단할 일”이라며 “구글처럼 그냥 알려주기만 하면 될 뿐 네이버가 막을 이유가 없다”이라고 설명했다.
◇ 네이버 ”악성코드를 차단하려고”
이러한 정치적 의도나 배경에 따른 차단의혹에 대해 네이버는 “운영원칙 가이드나 양식에 대해 2월 말 해당 언론사에 이미 공지했다”며 “네이버는 정보공유의 플랫폼으로써의 중립을 지키지 않으면 안 된다. 정치적 의도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뉴스캐스트 도입 이후 악성코드는 끊임없이 발생해 왔는데, 언론사의 협력 없이 악성코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2009년 이후 이에 대한 해결책을 논의했지만 언론사와의 의미 있는 협력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기존보다 강화된 정책을 도입, 악성코드 차단의 실효성을 높이려고 했다”고 네이버는 설명했다.
그러나 “관련 언론사들이 이번 조치는 충분한 사전 협의가 없었고, 과도한 조치이며, 정치적으로 악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며 “새로운 악성코드 관리 기준의 적용을 당분간 유예하고 구체적인 대책 방안에 대해 언론사와 충분히 협의하려 한다”고 한발 물러섰다.
태도 변경에 대해 네이버는 “해당 언론사가 재노출까지 시간이 너무 길다고 판단할 수 있으며, 해당 언론사 기사를 보려는 이용자들에게 불편을 끼칠 수 있고, 총선을 앞두고 이번 방침을 악용하는 해커들이 생길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사태에 대해 안랩(구 안철수연구소) 관계자는 “언론사 홈페이지의 광고들은 보안에 취약해 악성코드를 유포하려는 해커들의 표적이 되기 쉽다”고 말했다. 엔프로텍트로 유명한 잉카인터넷 관계자도 “인터넷 이용이 많은 주말을 틈타 언론사 등의 홈페이지에 악성코드를 심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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