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손학규 ‘색다른 정책대결’

토요경제 / 기사승인 : 2011-10-24 11:3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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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임위 한솥밥, 서로 다른 스타일 ‘정책 맞대결’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지난 4월 국회에 복귀한 이후 첫 국정감사를 맞으면서 소속 상임위원회인 기획재정위원회에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맞붙어 정책대결을 벌여 눈길을 끌었다.
박 전 대표와 손 대표는 모두 피감기관을 상대로 일일이 질문을 쏟아내면서 답변을 계속 요구하는 스타일 대신 경제정책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풀어놓는 방식으로 질의에 나선다는 것이 공통점이자 다른 의원들과의 차이점이다.
그러면서도 각각 때로는 구체적인 제안을 내놓는 방식으로, 때로는 거시적인 비판을 내놓는 방식 등으로 미묘한 차별성을 꾀하는 모습을 보였다.


◇스타일 다른 정책 목소리 ‘맞대결’


박 전 대표와 손 대표가 상임위에서 맞붙게 된 것은 지난 6월부터다. 손 대표가 4·27 재보선을 통해 9년 만에 국회로 복귀하면서 고민 끝에 소속 상임위를 기재위로 결정하면서 박 전 대표를 상임위에서 만나게 됐다.
박 전 대표와 손 대표의 ‘동행’은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었다. 상임위를 놓고 고민하던 손 대표는 복지문제를 다룰 수 있는 보건복지위나 교육과학기술위 등을 놓고 고민했었다.
그러나 자신이 14∼16대 국회에서 모두 활동했던 경험이 있는 재정경제위의 후신이라는 점을 고려해 기재위를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박 전 대표와 손 대표의 ‘대결’은 관심의 대상이 됐다. 지난 6월13일 상임위에서 처음으로 맞닥뜨린 두 사람은 첫 만남에서 악수를 나눈 뒤 모두 복지문제와 관련된 내용을 꺼내면서도 다소 다른 분위기로 질의에 나섰다.
박 전 대표는 “4대 보험 중 한 곳에도 가입돼 있지 않아 사각지대에 있는 근로자가 382만 명에 달하고, 이들 중 대부분이 비정규직 근로자와 영세사업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라며 “정부가 정책의 우선순위를 일자리 창출에 두겠다는 약속을 이행하려면 저소득층 근로자 보호 정책부터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장기적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세액 공제보다 사회보험료 감면이 효과적”이라며 “저소득 근로자에 대한 사회보험료 부담을 소득에 따라 최고 절반까지 차등 감면해야 한다”고 정책 제안에 나섰다.
반면에 손 대표는 현 정부의 정책 실패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면서 정책기조의 전환을 요구했다. 그는 “이 시대의 화두는 변화이며, 변화에 대한 요구는 민생으로부터 나온다”면서 “이명박 정부의 경제 정책은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제대로 짚어내지 못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정부는 내년부터 시행하기로 한 소득세·법인세 최고세율 인하를 철회하고 각종 비과세 감면을 전면 재검토해, 세입기반을 확충하고 조세 형평성을 확보해야 한다”면서 “현재 19.3%인 조세 부담률을 국민이 부담할 수 있는 적정 수준까지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4대강 사업 등 구시대적 토목사업에 대한 비효율적인 지출을 줄여,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교육·보육·노인복지, 서민생활 안정, 기초과학 육성 등에 쓰도록 정책 기조를 바꿔야 한다”면서 “인력의 질을 높이고 사람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회의에 참석했던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두 사람을 모두 ‘대표님’으로 부르면서 깍듯이 대답하는 등 예우를 갖춰 눈길을 끌기도 했다.


▲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좌)와 손학규 민주당 대표


◇박근혜 ‘제안’…손학규 ‘비판’


이 같은 두 사람의 대결은 18대 국회의 마지막 국정감사에서도 관심을 끌었다.
특히 박 전 대표는 특유의 조용한 어조로 말을 이어가면서도 다소 세부적인 제안 위주의 질의와 함께 미시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손 대표는 현 정권의 경제정책에 대해 강한 비판의 목소리와 함께 전반적인 틀로 접근하는 거시적인 관점 속에 비판적 질의에 나섰다.
국감 첫 날인 지난달 19일 기재부를 대상으로 한 국감에서부터 이 같은 차별성이 눈에 띄었다.
박 전 대표는 “근로장려세제(EITC)는 근로유인을 통한 탈빈곤이 목적인데, 현 제도는 차상위계층이 중심이 되고 있다”며 “EITC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근로능력이 있는 기초생활수급자들도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또 “현재 기초생활보장 통합급여 지원은 근로장려세제와 연계가 잘 안된다”면서 “통합급여를 개별급여로 바꾸고, 소득이 늘어나도 개인별로 필요한 급여를 일정기간 맞춤형으로 지원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제안을 내놨다.
손 대표는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인 ‘MB노믹스’과 관련해 냉정한 평가가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성장으로 고용 분배 안정을 모두 개혁하려는 생각을 바꿔야 한다”며 “무엇을 위한 성장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경제산업 지표는 꾸준히 성장했지만 보건, 의료 등 삶의 질은 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라면서 “지금은 국가발전 전략을 다시 세울 때”라고 강조했다. 또 물가정책 및 고용정책, 복지정책 등과 관련해 포괄적인 충고를 더했다.
이후 국감에서도 박 전 대표와 손 대표의 맞대결은 비슷한 분위기로 계속 이어져 관심을 끌었다.
박 전 대표는 “중장기적으로 조세정책의 방향성을 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3~5년 시계의 가칭 ‘조세정책기본계획’ 수립을 제안했다.
반대로 손 대표는 “이명박 정부 들어 악화된 재정건전성을 과연 복지지출의 증대 때문이라고 볼 수 있느냐”며 “대기업에 대한 감세정책으로 그에 상응하는 투자 증가는 이뤄졌는가, 대규모 국책사업이 그에 상응하는 고용을 가져왔는가, 여기에서부터 감세, 재정정책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단기재정에 있어 재정균형은 신화나 종교가 될 수 없다”면서 “정부 역할은 더 커졌다. 작은 정부가 아니라 적극적인 국가의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고 큰 틀의 전환을 촉구했다.
이후 국감에서의 목소리도 앞서 이뤄진 모습들과 비슷했다. 박 전 대표는 관세청 국감에서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서 좋은 점 중 하나가 소비자들의 물가가 인하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수입물가와 관련해 “월 단위가 아니라 매일 관련정보를 공개했으면 한다”고 좀 더 세부적인 제안에 나서기도 했다.
통계청 국감에서도 “국민의 행복과 삶의 질은 국가 현황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라며 “이를 국가주요지표로 선정하고 세부지표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방법을 고려해보라”고 제안했다.
이와 달리 손 대표는 관세청 국감에서 조세피난처 불법 자금유출 문제에 대해, “(불법 자본유출 우려가 있는) 기업 중에 대기업 소속기업이 많다”며 대기업의 행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 통계청 국감에서는 “중소기업의 육성은 가장 중요한 과제인데 대·중소기업 상생발전, 하도급 실태와 관련된 국가통계는 없는 실정”이라며 “다주택자나 재벌관련 통계에도 성역을 두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해, 기득권에 대한 차별문제를 정부에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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