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구매전 자녀에게 전화하기 등 예방 당부
1년 전 A씨는 노인들을 모아서 관광을 시켜준다는 업체를 따라 갔다가 50만원짜리 건강식품을 할부로 구입했다. 그러나 병원에 문의한 결과 당뇨와 고혈압으로 인해 구입한 제품을 복용할 수 없다는 걸 알게 돼 반품하려는 A씨에게 판매자는 엉터리 반품 연락처를 알려줬다. 얼마 뒤 A씨는 법원으로부터 대금지급명령서를 받아야만 했다.
B씨의 경우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이불·수의·건강식품·간장·멸치 등을 판매하는 업체로부터 320만원을 지불하고 수의를 구입했다. 제품을 판매한 영업직원은 수의를 구입한 뒤 3개월이 되기 전에 열어보면 기(氣)가 다 빠져 나가기 때문에 절대 열어보면 안된다고 당부했다. 결국 반품 기한은 지나고 말았다.
C씨는 방문판매로 냄비를 구입하면서 하나를 더 구입할 경우 한 개를 공짜로 준다는 말을 듣고, 아는 사람에게 준다는 생각으로 하나를 더 구입했다. 그러나 공짜로 받은 줄만 알았던 물품에 대한 대금청구서가 계속 날아왔고, 이를 무시하고 지내던 C씨는 나중에 본인이 신용불량자로 등재된 사실을 알게 됐다.
수확기를 맞아 농촌지역의 수입이 늘어나는 시점에 맞춰 농촌의 노인들을 상대로 한 이 같은 악의적인 방문판매로 인한 피해가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는 피해 예방을 위해 소비자피해 유형 및 유의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소비자피해주의보를 발령한다고 지난 6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주로 농촌지역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이 같은 방문판매에 의한 소비자 피해 유형에는 △구입제품에 대한 반품거부 △청약철회 방해 △부당대금 청구 △불량식품 판매 등이 있다.
판매자가 무료관광 등을 시켜준다고 노인들을 유인한 뒤 생녹용 등 고가의 건강식품을 판매한 뒤 반품 요구시 갖가지 핑계를 대면서 반품요구를 받아들여 주지 않거나, 청약을 철회할 수 있는 기한이 지나도록 하는 경우, 공짜 제품이라고 말한 뒤 대금을 청구하는 경우 등이다. 판매하는 건강식품이 설사와 복통을 유발하는 불량식품인 경우도 있다.
이들은 주로 무료 사은품을 제공한다거나 강연회, 효도관광, 경로잔치 등을 구실로 노인들을 유인해 건강보조식품·주방용품·건강속옷류·의료보조기구·침구류 등을 판매한다. 판매는 무료 공연행사장이나 관광지, 아파트 노인정 등에서 이뤄진다.
공정위는 이와 관련해 △각종 사은품이나 무료관광 등에 현혹되지 말 것 △물품 구매 결정 전에 자녀 등 주위 사람과 상의할 것 △물품을 구매한 경우 사업자의 신원을 확인해 둘 것 △피해가 발생한 경우 한국소비자원이나 소비자단체에 분쟁조정을 신청해 구제받을 것 △사업자가 구매자의 청약철회 요구를 받아주지 않을 경우 지방자치단체나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할 것 등을 당부했다.
현행 방문판매법상 방문한 사업자로부터 물품을 구매한 소비자는 물품을 공급받은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공급된 물품이 계약내용과 다르게 이행된 경우에는 해당 물품을 공급받은 날로부터 최소한 30일 이내에 청약을 철회할 수 있도록 돼있다.
최무진 공정위 정보교육안전팀장은 “피해자들이 주로 노인들이다보니 주로 자녀들이 일부 상담을 요청해오거나 아니면 고민을 속으로만 삭이는 경우가 많아 실제 상담해오는 사례조차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이 같은 소비자피해는 수확기부터 이듬해 2월까지 농한기에 주로 많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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