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 = 이준혁 기자] 최근 해외 아웃도어 브랜드의 가격 폭리에 소비자들의 한숨이 깊어진데 이어 해외브랜드 유모차 국내 판매가격이 외국에 비해 최대 2.2배까지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소비자시민모임 국제물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되는 해외브랜드 유모차 가격은 해외 24개국과 비교해 가장 비쌈에도 불구하고 국내 유모차시장은 해외브랜드 유모차가 반절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브랜드 제품의 생산 및 판매는 점차 감소하고, 고가의 수입유모차는 판매량이 더욱 늘어나는 추세에 있는 등 유모차시장에서 악순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결국 피해는 소비자의 몫으로 남는다. 이런 악순환의 원인으로 유통구조의 문제와 더불어 고가의 물품만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비합리적인 소비심리도 작용하고 있다.
◇해외브랜드 유모차 해외보다 비싸
(사)소비자시민모임(이하 소시모)은 유모차시장에서의 합리적인 거래ㆍ소비문화 확산을 위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예산지원을 받아 국내외 유모차를 대상으로 지난 2월 12~29일까지 조사를 실시했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네덜란드, 이태리, 스페인 6개국의 유모차 가격 조사 결과, 동일제품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가장 비싸게 판매되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었으며 미국과 비교해서는 1.41~1.73배 비싸게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1년 1월부터 해외브랜드 유모차의 관세가 없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유통구조의 문제점으로 인해 국내 소비자는 여전히 비싼 가격의 유모차를 구입해야 하는 실정에 놓여있다.
지난 28일 소시모는 유모차의 국내외 가격을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는 해외 5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해외브랜드 유모차가 스토케는1.6배, 맥클라렌은 1.7배, 잉글레시나는 2.2배, 퀴니는 2배가 비쌌다.
특히 가격이 가장 저렴한 수입국보다 1.33~2.21배까지 더 비싼 것으로 드러났다. 보령메디앙스는 잉글레시나의 트립(Trip)을 독점판매하고 있는데, 네덜란드에서는 19만3천원에 판매되고 있는 제품이 한국에서는 42만5천원으로 2.21배나 더 비싸게 판매되고 있었다.
조사대상 유모차 중 가격이 가장 비싼 스토케의 엑스플로리(Xplory)는 한국이 189만원으로 가장 비쌌고, 일본 182만7000원, 스페인 137만8000원, 미국 134만6000원, 이태리 121만원, 네덜란드 111만1000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제품임에도 한국에서는 최대 1.56배 더 비싸게 팔리고 있는 셈이다.

◇독점적인 수입과 유통구조 문제
독점적인 수입과 유통 또한 문제로 드러났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해외브랜드 유모차의 대부분은 백화점을 통해 판매망을 구축하고 있고, 수입업체와 공급업체가 독점적으로 계약을 하기 때문에 경쟁을 통한 가격 형성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실제로 네덜란드에서 부가부의 비플러스(Bee+)는 82만9126원, 퀴니의 버즈(Buzz)는 78만4269원, 맥시코시의 엘레아(Elea)는 51만7627원으로 판매되고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3개의 유모차가 모두 105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들 네덜란드 브랜드 3개 제품 중 부가부는 보령메디앙스에서 직수입하여 보령메디앙스가 독점 판매하고 있고, 맥시코시와 퀴니는 (주)와이케이비앤씨를 통해 수입돼 보령메디앙스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
이에 대해 (주)와이케이비앤씨 관계자는 “맥시코시와 퀴니의 경우 가격 책정당시 원가가 같았다”며 “보령메디앙스와 가격을 맞춘 것이 아니라 우연의 일치”라고 밝혔다. 이어 해외보다 비싸게 팔리는 이유에 대해서는 “외국과 최대한 같은 가격으로 공급하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수입업체 입장에선 제품의 높은 원가와 우리나라의 유통채널 문제 등 여러 가지 요소가 있다”며 “쿠폰 등 할인혜택을 적용하기 때문에 소비자 가격 그대로 유모차를 구입하는 소비자는 없다”고 말했다.
보령메디앙스 관계자는 이번 조사에 대해 “부가부 본사에서 가격책정을 받고 있기 때문에 우리(보령메디앙스)는 금액 통제 권한이 없다”며 “일부 제품에 한해 가격이 같은 경우는 있지만 모든 제품의 가격이 같은 것은 아니다”라며 해명했다. 그리고 독점 판매에 관해서는 퀴니와 맥시코시는 유아용품매장인 ‘토이앤맘’과 롯데마트 유아용품매장 등에서도 판매하고 있기에 독점 판매는 잘못 보도된 사항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백화점, 대형마트, 인터넷 쇼핑몰 등 판매점별 가격도 그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브랜드 유모차의 경우 백화점 판매가격이 대형마트ㆍ인터넷 최저가 가격과 비교해 최저 1.14배에서 최고 1.44배 더 비쌌다.
국내브랜드 유모차 리안의 스핀(Spin)의 경우 백화점에서는 78만원에 판매되고 있었고, 대형마트에서 54만원,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55만8천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동일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백화점이 최대 24만원(1.44배) 더 비싸게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수입업체 유통마진은 30% 내외, 공급업체 마진은 15~20%, 유통업체(백화점) 마진은 30~35% 수준으로 소비자가격이 수입원가의 3배 이상 높게 책정된 것으로 드러났다. 수입업체와 판매업체의 고가전략으로 소비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롯데ㆍ신세계ㆍ현대 등 우리나라 3대 백화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유모차 브랜드는 총 44개로 이중 해외브랜드가 41개(93%) 국내브랜드는 3개(7%)에 불과했다.
소시모는 이와 관련, “최근 한가정 한자녀 현상이 급증함에 따라 아이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 ‘골든 키즈’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이를 이용해 고가 마케팅 전략을 펼치는 판매자도 문제지만 소비자들의 비합리적인 선호 역시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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