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 = 장우진 기자] 삼성카드가 갖은 악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근 자영업자들은 신한카드에 이어 삼성카드에도 결제 거부 움직임을 보였다. 대형할인마트인 코스트코와 단독 계약을 맺고 우대 수수요율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카드는 이에 협의하는 과정에서 공문을 발송했으나 허위 내용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삼성카드는 하루만에 다시 공문을 발송하고 사과문을 게재했으나 상황을 더 안좋아졌다. 이에 최근 열린 삼성 사장단 회의에서 질타를 받은 것으로도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카드 표절시비를 놓고 현대카드가 삼성카드에 내용증명을 발송하며 양 사간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현대카드는 삼성카드가 최근 출시한 ‘삼성카드 4’가 지난해 11월 자사가 출시한 ‘제로카드’와 거의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삼성카드도 신용카드 특성상 비슷한 서비스가 탑재된 상품이 출시될 수 밖에 없다며 반발하고 있어 법적분쟁까지 갈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현대카드 ‘삼성카드 표절했다’ 내용증명 발송
전업계 카드사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현대카드와 삼성카드간의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26일 현대카드가 “삼성카드는 현대카드의 특화 서비스 표절을 중단하고 향후 재발방지를 약속하라”는 요구를 담은 내용증명을 발송하면서 양사는 법적분쟁 초읽기에 들어갔다.
분쟁의 발단은 최근 삼성카드가 출시한 ‘삼성카드 4’가 ‘어디서나 무조건 알아서 0.7% 할인’을 표방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 카드는 전월실적이나 한도 등의 조건 없이 0.7%를 할인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런 서비스는 현대카드가 지난해 11월 선보인 ‘제로카드’와 거의 유사하다. 현대카드에서 표절을 주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대카드는 “참을만큼 참았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히트상품을 내놓을 때마다 삼성카드측에서 모방상품을 출시하며 자사의 아이디어를 베껴왔다는 것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초우량고객(VVIP) 카드인 ‘라움카드’와 ‘숫자 시리즈’ 등도 기존 ‘현대카드 블랙’과 ‘알파벳·숫자카드’ 아이디어를 그대로 베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삼성카드측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신용카드는 특성상 비슷한 서비스를 탑재한 상품이 출시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예를 들어 주유신용카드의 경우 각 카드사별로 할인금액과 적립율은 비슷하고 정유사만 다르다”면서 “여러 서비스 중 일부 상품의 서비스가 동일하거나 유사하다고 해서 모두 모방했다고 몰아가는 것은 억지”라고 반박했다.
이처럼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면서 두 회사가 법적분쟁까지 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아직 법적절차에 돌입할지 여부는 결정하지 않았다”면서 “삼성카드 측에서 내용증명에 대해 성의있는 대응을 한다면 소송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반면 삼성카드측은 “내용증명이 도착하면 내용에 따라 대응수위를 결정할 것”이라며 “소송까지 갈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삼성카드 결제 거부 파국’ 치닫나
삼성카드의 악재는 계속된다. 지난 14일 자영업자들이 삼성카드에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를 요구하면서 실력 행사를 예고했다.
전국 200만명의 자영업자들로 구성된 유권자시민행동과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는 이날 삼성카드에 “코스트코에 대한 우대 관행을 철회하고, 중소가맹점에 대한 수수료율을 내리지 않으면 4월 1일부터 ‘삼성카드 사용 안하기 운동’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현재(31일 기준)는 2일로 연기한 상태다.
이들 단체는 카센터·공인중개사·학원·노래방·PC방·세탁업 등 60여개 업종에서 삼성카드 가맹점 200만여 곳이 소속됐다. 이는 삼성카드 전체 가맹점(250만여곳)의 80%에 해당한다.
자영업자들의 이 같은 주장은 지난달 카드업계 1위 신한카드를 상대로 수수료를 인하하지 않을 시 결제거부를 하겠다고 예고했다가 중단한 데 이어 두 번째다.
특히 삼성카드를 표적으로 삼은 이유는 삼성카드가 대형할인점인 코스트코에 대해 자사카드만 결제하는 조건으로 낮은 수수료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카드는 코스트코와 단독 계약을 체결해 0.7%의 우대 수수료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자영업자들은 “카드업계가 대기업 가맹점에 적용하고 있는 1.5%의 카드수수료를 인상하고, 자영업자의 카드수수료를 현재 대기업 가맹점 수준인 1.5% 이하로 즉각 인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지난 30일 자영업연합체 회장을 겸하고 있는 오호석 유권자시민행동 대표는 “삼성카드측에서 6월까지 결제거부를 유예해달라고 요청해왔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지난 28일 여신금융업협회, 삼성카드 관계자와 만났다”면서 “삼성카드측에서 코스트코와의 수수료 문제는 삼성 단독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에 시간을 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상황에 삼성카드가 결제거부 파국을 면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거짓공문 논란, 삼성카드 질타
이와 관련해 삼성카드는 여신금융협회 및 직능단체와 가맹 수수요율 문제를 협의하는 과정에서 “최근 코스트코를 방문해 수수료 인상을 요청했으나 ‘계약기간 중 일방적인 계약조건 변경은 국내법상 불공정 행위에 해당되며, 최근 발효된 FTA 규정상 국제분쟁 사례로 지적될 수도 있는 중대한 문제’라면서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라고 밝혔다.
문제는 위 내용이 사실여부를 놓고 의문이 제기됐으며, 코스트코는 수수료 문제와 관련해 한미 FTA에 대한 언급을 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거짓공문을 통해 사태를 진화하려 한 것이다.
결국 삼성카드는 하루만에 FTA 관련내용을 삭제하고 26일 답변서를 다시 발송했다. 또 삼성카드 공식 블로그에도 사과문을 게재했다.
이 같이 악재가 겹치자 삼성은 지난 28일 서초사옥에서 열린 수요사장단 회의에서 결국 각 계열사 사장이 챙겨야 한다며 책임을 강조했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이인용 삼성커뮤니케이션팀장(부사장)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삼성카드의 ‘허위 공문서’ 발송 문제에 대한 질문에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교육하고 강조해 (기강해이)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챙겨 나갈 것”이라며 “특히 그룹 차원에서 강하게 이야기를 해도 결국 각 계열사 사장이 관심을 가지고 챙겨야 하기 때문에 각 사장들의 책임을 강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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