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 = 이준혁 기자]12월 대한민국 제18대 대선이 242일 앞으로 다가왔다. 총선 후 여야가 새 지도부체제 구성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 연말로 예정된 대선 국면에 하루라도 빨리 뛰어들어 분위기 선점을 위해서는 당 지도부 구성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4ㆍ11 총선에서 승리를 거둔 새누리당의 경우 그간 임시조직형태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정리하고,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해 다음달 전당대회를 연다.
한편 정치권 안팎에서도 이번 총선에서 민주통합당의 패배를 계기로 안 원장의 대선출마를 이미 기정사실화 하고 있는 상황이다. 관심은 그의 대선출마 방법론에 모아지고 있다.
지난 16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대선 출마 구체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정치권 안팎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비대위 체제 마무리…본격 대선 준비체제로
새누리당은 지난 16일 비대위 체제를 마무리하고 다음달 중순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를 선출키로 했다.
19대 총선에서 예상외의 과반을 달성한 새누리당은 당내 분위기 수습에 여념이 없는 민주통합당과는 달리 지도부 구성에 다양한 경우의 수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지금까지의 비대위가 총선을 치르기 위한 임시 체제였다면 차기 지도부는 대선에서 당내 대권 후보의 길을 터주는 중차대한 임무를 맡는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 박 위원장이 새누리당을 과반의석으로 만들며 대권주자로서의 입지를 굳힘에 따라 사실상 새 지도부는 박 위원장의 대선팀이란 말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총선 직후에는 대전 중구에서 당선된 대표적 친박계 인사인 강창희 의원이 강력한 후보로 점쳐졌다. 6선의 중진으로 무게감이 있고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온 충청권 사수를 위해 적임자라는 평가였다.
하지만 그가 5공화국 당시 비례대표를 지낸 인물이었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지역별 총선 결과를 감안한 수도권 대표론이 힘을 얻으면서 다소 희석된 분위기다.
수도권 대표론은 박 위원장의 ‘보완재’적 의미가 강하다. 이번 총선에서 수도권 민심은 야권을 선택했다. 특히 박 위원장이 젊은층에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수도권의 젊은 대표를 내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5선 중진이면서도 40대의 젊은 남경필 의원(경기 수원병)이 주목을 받고 있다. 쇄신파의 대표격으로 항상 당의 주류세력을 견제하며 당 개혁에 앞장서온 인물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황우여(인천 연수) 원내대표도 수도권 대표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5선 중진으로 남 의원처럼 젊은 피는 아니지만 원내대표로 안정적인 정치력을 보여줬으며 개혁성향도 강하다는 평가다.
하지만 두 의원 모두 대선을 앞두고 당을 진두지휘해야 할 대표급으로는 아직 입지가 약하다는 시각도 엄존한다.
인물의 무게감을 고려 않고 출신지역으로만 대표를 미는 것은 문제라는 반발도 있다. 이한구 의원(대구 수성갑)은 이날 P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의 수도권 지지세력 확산에 도움이 된다면 대표가 안 될리 없지만 무조건 정략적으로만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사람이 없는데 굳이 무리하게 만들 일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4선의 김무성 의원(부산 남구을)의 이름도 꾸준히 오르내리고 있다. 새누리당의 공천에서 탈락했지만 ‘백의종군’ 선언으로 낙천 의원들의 줄탈당을 막은 무게감 있는 인물이다.
그러나 원외라는 점에서 교섭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있다. 서울 종로에서 낙선한 6선의 친박계 중진인 홍사덕 의원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지만 원외라는 점이 마찬가지로 걸림돌로 꼽힌다.

4ㆍ11 총선을 승리로 이끈 박근혜 위원장의 여당 내 독주가 기정사실화 되면서 당내에서는 ‘경선 무용론’까지 공개적으로 나와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당내 대선 경쟁자인 김문수 경기자사와 정몽준 전 대표, 이재오 전 특임장관 등 ‘비박3인방’이 박근혜 대세론에 대항한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어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새누리당이 당 대표와 선출직 최고위원을 뽑는 전당대회를 다음달 15일 개최한다.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9일 여의도 당사에서 전체회의를 열어 오는 5월15일 일산 킨텍스에서 1차 전당대회를 개최키로 의결했다고 황영철 대변인은 전했다.
당초 새누리당은 돈봉투 사건 이후 첫 전당대회인 만큼 부작용을 막기 위해 선거인단 규모 축소를 검토했지만 결국 기존처럼 20만명을 유지키로 했다.
통상적으로 새누리당은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당 대표를 비롯해 4명의 최고위원과 2명의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지도부를 꾸려왔다.
전당대회 준비위원회는 권영세 사무총장이 위원장을 맡고 13명의 위원이 참여키로 했다. 당직자로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과 김영우 제1사무부총장이, 현역의원으로는 김을동, 배은희 의원이 참여한다.
또 염동열, 박대출, 이장우, 홍지만, 박창식, 강은희, 김상민 등 19대 국회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하게 된 당선자들과 유경희, 손수조 출마자 등도 준비위원으로 임명됐다.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선거관리위원회도 구성했다. 김수한 당 상임고문을 위원장, 여상규 의원을 부위원장으로 하고 김재원, 김회선, 경대수, 권은희, 함진규, 김진태, 류지영, 현영희, 이에리사 등 9명의 당선자를 선관위원으로 위촉했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이번 전당대회는 차분하고 근신하는 마음으로 치러야 한다”며 경선열기 과열로 인한 부작용을 경계했다고 황 대변인은 전했다.
◇朴 지지율 총선 전 31.8%→총선 후 38.8%↑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인사들 가운데 박 위원장이 보수 이미지가 제일 강한 반면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의 이미지가 가장 진보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중앙일보-SBS-EAI-한국리서치가 지난 12~15일 패널 1666명에게 차기 주자들의 이념 점수(매우 진보 0점~매우 보수 10점)를 매겨달라고 요청한 결과 박근혜 위원장이 7.1점으로 가장 보수적인 이미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정몽준 의원이 6.2점,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5.6점,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이 4.9점, 김두관 경남도지사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나란히 4.3점, 문재인 민주당 상임고문이 4.1점을 기록했다.
가장 중도에 가까운 인물은 4.9점을 얻은 손학규 상임고문으로 나타났다.
한편 대선 다자대결 지지율 조사에선 박근혜 위원장의 지지율이 총선 전 31.8%에서 총선 후 38.8%로 올랐다. 안철수 원장 역시 21.2%에서 24.4%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고문은 14.8%에서 14.3%로 0.5%포인트 하락했다.
컴퓨터를 이용한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한 이번 조사의 최대 허용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2.4%포인트다.

◇총선 뒤 안 원장 행보에 관심고조…본인은 ‘묵묵부답’
유력 대선주자로 꼽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대선 출마 구체화 가능성이 총선 후 제기되면서 정치권 안팎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안 원장과 자주 접촉하는 것으로 알려진 김효석 민주통합당 의원은 “중앙일보의 보도가 좀 앞서나간 것 같다”면서 “안 원장은 우리 사회의 ‘불쏘시개’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아직까지 ‘대통령이 되겠다’는 식의 권력의지는 없는 것 같다. 조만간 안 원장을 만나 (대선 출마 의지를) 확인해 보겠다고 말했다.
안철수 연구소 관계자는 “(보도 내용과 관련해) 아는 바가 전혀 없다”며 “안 원장이 주위에 알리지 않은 채 혼자서 누군가를 만났는지는 (내가) 알 수 없는 영역”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안 원장 개인 의지와는 별개로 야권에서는 집요하게 안 원장의 ‘등판’을 재촉하고 있다. 박지원, 정세균, 이종걸 의원은 이날 각각 라디오에 출연해 “안 원장이 민주당에 입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안 원장이 빠른 시일 안에 공식적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대선주자로서 혹독한 검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安, 야권과 후보 단일화 시도ㆍ독자행보 등 시나리오 제기
일각에서는 안 원장이 특정 정당에 편입되지 않고 외부에서 활동하면서 막판에 야권과 후보 단일화를 시도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제기된다. 외부에 정치결사체를 구성한다는 것 자체가 독자행보를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총선 패배 이후 내홍을 겪고 있는 민주당은 안 원장이 독자행보에 나설 경우 여기에 합류하기 위해 대규모 이탈 세력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렇게 될 경우 야권을 중심으로 정치권 전체에 ‘헤쳐모여’식의 구도가 형성되는 등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안 원장의 독자행보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정치적 경험이 전무한 안 원장이 충분한 검증도 거치지 않은 채 대선에 출마하는 것 자체가 다른 대권주자들과의 형평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통합진보당 노회찬 당선자는 안 원장의 대권 행보에 대해 “야권에서 돌아가는 상황을 보고 그 결과로 자신의 진로를 선택하는 것은 (대권주자로서) 걸맞지 않다”면서 조속한 거취 표명을 촉구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안 원장이 인재근, 송호창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음에도 야권은 이번 총선에서 패배했다”면서 “시간이 갈수록 안 원장의 영향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기 때문에 하루 빨리 출마 의사를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치권 안팎에서는 안 원장의 학교 수업이 마무리 되는 6월 말께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구체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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