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스페인에 매각한 국영석유회사 몰수

박태석 / 기사승인 : 2012-04-27 16: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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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부족 국가의 장래 근심거리 해결 위해


10년 전만 해도 석유와 천연가스 수출국이었다가 지금은 연간 수십억 달러의 석유 수입국가로 변한 아르헨티나가 재정 부담에 못 이겨 국내 최대 석유회사인 렙솔 YPF SA를 스페인으로부터 몰수했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이 같은 처사는 가뜩이나 사상 최대의 국가 부채 디폴트로 세계경제의 건달 취급을 받고 있는 아르헨티나를 진짜 국제 깡패로 만들만한 과격한 조치라고 경제분석가들은 말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최대의 투자국인 스페인은 당연히 격분했지만 국민들은 애초에 국영기업이었던 YPF의 몰수에 의해 한껏 고조된 분위기이다. 두 달 전 YPF사는 아르헨티나에서 찾아낸 석유와 가스 매장량을 230억 배럴로 올려잡고 이를 개발하는데 연간 250억 달러가 필요하다며 해외 투자를 유인하기 위해서 아르헨
정부의 에너지 정책 전면 재조정을 요구해 왔기 때문이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스페인측 요구에 응하는 대신 회사를 아예 몰수했다.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정부의 현금 수입원을 확보하고 국내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키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만성적 에너지 부족에 시달려온 국가의 장래 근심거리까지 해결하려는 계산에서다.


몰수 이유는 렙솔사가 1990년대 YPF의 경영지배권을 행사한 이래 유전이나 가스 생산시설에 재투자를 하지 않고 주주들에게 엄청난 배당금을 지급함으로써 아르헨티나의 경제성장에 따른 에너지 수요를 감당할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렙솔사는 이에 대해 현 대통령의 남편으로 2010년 작고한 네스토르 키르츠네르 대통령이 집권한 2003년 이래 국내 에너지 수요는 지나치게 증가한 반면 생산량이 떨어지는데도 복잡한 유가보조금제도, 유가정책, 수출관세 등이 끊임없이 변동하면서 기업에 압박을 가해왔기 때문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양측의 주장이 부분적으로는 다 맞다고 보지만 문제는 아르헨티나 정부가 렙솔 측이 이익금을 생산에 재투자하지 않고 주주들에게 나눠주는 계획을 승인했다는 점이다.


그 결과 시설 확충이나 새 유정 탐사비용은 삭감되고 사내유보금은 감소하면서 낡은 유정들이 고갈돼 생산성이 크게 떨어졌다. 2000년 대비 2010년 생산량은 22% 감소한 반면 수요는 40% 이상 치솟았다고 전 에너지장관 에밀리오 아푸드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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