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석의 부동산자산관리] 부동산 임대소득이 불로소득이 아닌 이유

김유석 / 기사승인 : 2015-02-02 11:3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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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유석
現 (주)렘스자산관리 대표이사
現 (사)한국CPM협회 부회장
국제부동산 자산관리사(CPM)
미국 공인회계사 (AICPA)University of Illinois 국제조세학 석사
연세대학교 경제학 학사
“처음엔 김밥집할 거라고, 첫 2년만 보증금 월세를 저렴하게 해주면 자기가 은혜 꼭 갚겠다고 사정하며 임차인이 들어왔죠. 한 달 정도 지나더니 장사가 잘 안된다며 주말동안 인테리어 공사를 한다고 그러더라고요. 뚝딱뚝딱 공사를 하더니 갑자기 치킨 집으로 간판이랑 다 바꿔버린 거예요. 눈에 잘 안 띄어서 그동안 영업이 잘 안 된 것 같다며 다른 임차인 간판과는 어울리지도 않는 빨간색 간판을 보기 흉하게 2개나 더 달았고요. 그러고는 치킨포장 주문하는 사람들 앉아서 기다려야 한다며 전면 주차공간에 테이블을 놓기 시작했어요. 한두 달 지나고는 동생이라는 사람을 데리고 와서 자기가 몸이 아프니 동생이름으로 임대차계약 명의를 바꿔달라고 해서 바꿔줬죠.


그 이후 구청에서 전면 주차 공간 미확보로 인해 그리고 불법간판으로 인해 시정조치가 임대인인 제 앞으로 나온 거예요. 임차인은 보증금이랑 월세가 저렴하다는 점, 간판을 많이 걸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점포 앞 전면 공간을 맘대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해서 권리금을 무척 많이 주고 들어왔다며 임대인이 그 거 다 물어내지 않으면 결코 시정 못한다고 버티더군요. 결국 건축물 대장에는 위반건축물로 등재되고 이행강제금은 제 돈으로 낼 수밖에 없었고 적은 임대보증금으로는 이행강제금은커녕 철거비용도 감당하기 힘들었기에 명도소송을 했어요. 그런데 명도소송이 바로 끝나는 게 아니더라고요. 명도 판결 받고나서 명도 집행도 바로 되는 게 아니었고요.”


얼마 전 우리 렘스자산관리를 방문하셔서 건물 자산관리 상담을 받으신 건물주 한 분이 하소연했다.


미국은 부동산 임대소득은 대표적인 passive income(수동적 소득, 불로소득)으로 간주한다.


그런데 실제로 현재 우리나라에서 임대업이라는 것은 그다지 수동적이지 않다. 관리시간도 많이 들어가고 신경 쓸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실제로 임대를 해본 사람이라면 은행이자율보다 더 받는 그 몇 퍼센트 포인트의 수익률을 위해 임대인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해 공감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부동산 임대가 수동적 소득이 될 수 없는 이유로 다음 몇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위의 경우와 같이 영업보다는 권리금 거래에 더 관심 있는 일부 임차인들의 변칙영업이 가장 큰 문제다. 임대인이 선의로 베푸는 많은 지원(보증금 감액, 월세 인하, 공용공간 사용 일시허용, 현수막 설치 일시허용 등)을 자신의 권리금을 늘리는 데 이용하는 일부 임차인들이 꽤 있다. 이들 때문에 가장 피해보는 사람들은 사실 주어진 임차공간 내에서 주위 임차인들에게 피해주지 않고 열심히 생업에 종사하는 선의의 임차인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비싼 권리금을 내고 들어오는 신규임차인(양수인)일 것이다.


둘째, 부동산 자산관리업에 대한 이해와 활용 부족으로 인해 부동산 임대가 아마추어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임대에 있어서 감정적이지 않고 이성적인 원칙과 절차, 오랜 시간동안 임대차관리를 통해 쌓인 경험을 바탕으로 한 리스크 관리 그리고 임대차시장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 없는 주먹구구식의 임대는 은행에 정기예금 넣어놓는 것보다 결코 나은 선택이 아닐 것이다.


셋째, 영업 업종이나 업태, 인테리어 정도 등을 고려하지 않은 임대보증금 규모도 문제가 있다. 부동산에 있어서 돈 많고 시간 많은 사람이 가장 강한 사람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예전에 전세가 대부분일 때는 돈(전세보증금)을 미리 받아놓은 임대인이 시간만 느긋하게 마음먹고 있으면 무조건 강자가 될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임대보증금이 “돈 많고 시간 많은 사람”이 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미납이 계속되면 명도소송을 해야 하는데 외국에 비해 명도 기간이 매우 길다. 원상복구를 임차인이 안하고 나가는 경우 그 비용도 감당해야 한다. 적극적으로 임대관리를 하지 않는 경우 이익의 감소가 아니라 손실의 증가로 이어지기 쉬운 것이다.


임차인들 중 선수 임차인(본업보다는 단기간 권리금장사에 더 관심 있는 그리고 임차에 있어 남다른 노하우를 갖고 있는 임차인) 비중은 최근 몇 년간 급속도로 늘었다. 임대인은 과연 선수 임대인이 많을까 아니면 초보 임대인이 많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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