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박진호 기자]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제네바 모터쇼, 디트로이트 모터쇼, 도쿄 모터쇼와 함께 세계 5대 모터쇼 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 파리 모터쇼((Mondial de l’Automobile)가 지난 4일부터 프랑스 파리의 베르사유 전시장(Paris Expo, Porte de Versailles)에서 진행되고 있다.
지난 1898년 ‘파리 오토살롱’이라는 이름으로 첫 회를 시작했고, 1976년 이후 격년제로 바뀌며 2년에 한 번씩 개최되고 있다. ‘슈퍼카’와 ‘드림카’로 불리는 차세대 자동차들의 화려함은 물론 곧 출시될 양산차가 가장 많이 전시되는 것으로 유명한 이번 파리 모터쇼에서는 친환경‧고효율 차량이 여전한 강세를 보이고 있다.
PHEV에 주목하라
이번 파리 모터쇼는 21개국에서 270개 브랜드가 참여했으며 무려 170여대의 신차들이 등장하며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이중 가장 주목을 끄는 차량들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Plug-In Hybrid Car) 콘셉트카다.
PHEV는 가정용 전기나 외부 전기콘센트에 플러그를 꽂아서 전기를 충전하고 주행 중 이를 모두 소진할 경우 가솔린 엔진으로 움직이는 차량이다. 하이브리드와 전기자동차의 절충형으로 친환경 적인 측면에서는 전기차보다 부족하다는 평가지만, 현실성에서 제한이 많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전기차에 비해 활용도와 실용성은 훨씬 더 높게 인정을 받고 있다.
이미 르노는 ‘꿈의 PHEV’, 혹은 ‘1리터카’로 불리는 ‘이오랩’을 전면에 배치하며 기선 제압에 나섰다. 르노의 대표적인 소형차 모델인 ‘클리오’를 기반으로 제작된 ‘이오랩’은 1ℓ의 연료로 부러 119.8km를 달릴 수 있다는 압도적인 연비 효율을 자랑한다. 3도어 해치백 타입의 ‘이오랩’은 엔진룸과 차체 곳곳에 알루미늄을 적용하며 ‘클리오’보다 차체 무게를 400kg이나 줄였다.
이러한 경량화와 함께 우수한 공기역학성과 무배출 하이브리드 기술을 집중시켰다. 특히 사이드미러와 백미러 없애고 카메라를 설치하여 좌우 모니터와 중앙모니터로 기존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약 100개 이상의 혁신 기술을 집약하여 ‘이오랩’을 완성시켰다고 밝힌 르노 측은 향후 10년 내에 ‘이오랩’이 양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며, 새롭게 선보인 기술은 부분적으로 새롭게 출시되는 차량에 적용될 것이라고 전했다.
르노가 선제공격을 시작한 PHEV시장에 다른 브랜드 역시 맞불을 놓고 있다. BMW는 영화 ‘미션 임파서블:고스트 프로토콜’에 등장했던 스포츠카 ‘i8’을 PHEV 모델로 꺼내들었고, 폭스바겐은 ‘골프 GTE’를 선보였다.
이러한 흐름에 현대기아자동차도 동참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내년 초 신형 쏘나타에 PHEV모델을 추가할 예정이며, 기아차 역시 쏘렌토에 PHEV가 적용할 예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08년 8월부터 정부와 업계가 미래형 친환경차량인 ‘그린카’ 부문에서 세계 4대 강국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PHEV 차량용 베터리 공동개발에 나선바 있다.
파리모터쇼, 신차들의 격전지 위상 정립
우리나라에서도 서울국제모터쇼와 부산국제모터쇼가 서로 격년으로 열리며 매년 그 규모와 위상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그러나 규모의 성장과는 별개로 질적 성장과 관련해서는 항상 아쉬움이 뒤따른다. ‘월드 프리미어’는 고사하고 ‘아시아 프리미어’조차 손꼽을 만큼 신차의 출시가 적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번 파리 모터쇼에서는 엄청난 수의 신차들이 쏟아져 나오며 이벤트의 위상을 증명하고 있다.
우선 이번 모터쇼에서 독일브랜드들은 파리 모터쇼의 전통에 맞춰 양산차 위주로 새로운 모델들을 선보이고 있다. ‘자동차의 원조’ 독일은 국내에서도 확고한 자리를 구축하고 있다. 올해들어 꾸준한 인기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국내 시장에서의 외제차 인기를 견인하고 있는 것도 독일 브랜드 들이다. 이미 지난 9월까지 14만대가 넘는 수입차가 등록되며 전년 대비 25.6%의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올 한해 20만대 이상이 등록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수입차의 증가세의 중심에는 독일차가 있다.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BMW,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아우디 등은 모두 독일 브랜드다.
독일차, 양산차 전쟁의 선두에
우선 메르세데스-벤츠는 이번 모터쇼에서 ‘AMG GT’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새로운 4.0리터 V8 터보 엔진이 탑재되어 기본 모델은 462마력, 고성능 모델은 510마력의 최고출력을 자랑하는 ‘AMG GT’는 ‘포르쉐 911 터보’에 맞불을 놓는 모델로 ‘SLS AMG’의 후속이라고 볼 수 있다. ‘AMG GT’를 필두로 벤츠는 다양한 페이스리프트(Face Lift)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페이스리프트는 신차의 전체적인 부분과 기본적인 틀을 유지하면서 전면부와 후면부의 디자인을 신차에 가깝게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메르세데스-벤츠는 ‘B클래스’에 가솔린과 디젤, 천연가스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적용하여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한편, ‘CLS 페이스리프트’와 ‘V250 블루텍 4매틱’을 내세웠다.
아우디는 다양한 라인업의 페이스리프트 모델들로 승부수를 걸었다. ‘A6’는 ‘아반트’와 ‘올고드’, ‘S6’, ‘RS6’ 등을 공개하며 가솔린 엔진과 다섯가지의 디젤 엔진이 탑재하는 등 파워트레인이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TDI 엔진 개발 25주년을 기념한 컴페티션(Competition)모델도 선보이고 있다.
연비 효율을 앞세워 국내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폭스바겐은 신형 ‘파사트’와 함께 ‘폴로 GTI’를 공개했다. ‘폴로 GTI’는 192마력의 1.8리터 4기통 엔진, 6단 DSG 변속기가 탑재되어 있으며 내년 1월부터 시판에 들어간다. 폭스바겐은 이외에 3.0리터 디젤 엔진이 적용된 ‘투아렉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공개했다.
‘남자의 로망’으로 불리는 포르쉐는 ‘카이엔’의 2015년 형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일반인에게 처음으로 발표했다. ‘카이엔 디젤’은 3.0리터 V6 터보 디젤 엔진이 장착하여 최고출력 240마력의 힘을 발휘하며, ‘카이엔S’는 3.6리터 V6 가솔린 엔진으로 최고출력 420마력의 성능을 발휘한다. 고성능 모델인 ‘카이엔 터보’는 4.8리터 V8 트윈 터보 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은 520마력이다.
한편 BMW는 세계 최초로 ‘2시리즈 컨버터블 모델’을 선보였다. 미니는 ‘쿠퍼 5도어 해치백’을 공개하는데 쿠퍼로서는 사실상 최초의 5도어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미니는 5도어 모델을 통해 늘어난 휠베이스로 뒷좌석과 트렁크 공간을 강화하고 실용성을 강화했다. ‘쿠퍼 5도어 해치백’은 올해 내에 국내에 선보일 것으로 전해졌다.
다국적 브랜드의 ‘기술 전쟁’
안방에서 열리는 모터쇼인만큼 프랑스 브랜드들도 적극적이다. 이미 디젤 차량에 대해서는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프랑스 브랜드들은 많은 신차와 콘셉트 카를 선보이며 모터쇼의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푸조는 1.6리터 가솔린 엔진과 2.0리터 디젤 엔진, 그리고 하이브리드 모델까지 라인업을 구축한 ‘508 페이스리프트’를 중심으로 ‘308GT’, ‘208 GTi’ 30주년 한정 모델 등을 선보이고 있다.
반면 제네바 모터쇼에서 여러 신차를 선보였던 시트로앵은 ‘C4 칵투스 에어플로우 2L’를 통해 에어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우수성 증명에 나선다. ‘C4 칵투스 에어플로우 2L’은 1.2리터 3기통 가솔린 엔진과 압축공기를 이용해 유압모터를 운용하는 에어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통해 리터당 60km에 가까운 연비효율을 나타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차체도 ‘C4 칵투스’보다 100kg 이상 가볍다. 또한 DS라인의 차세대 모델인 ‘디바인 DS 콘셉트’를 선보였다,
이 밖에 유럽 브랜드들도 각종 신차를 대거 전면에 포진시켰다. ‘영국 왕실 마차’로 불리는 제규어는 소형 프리미엄 세단인 ‘XE’를 2.0리터 디젤, 2.0리터 가솔린, 3.0리터 V6 슈퍼차저 엔진까지 다양화시켰다.
랜드로버는 7인승 시트 구조와 9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한 콤팩트 SUV ‘디스커버리 스포츠’와 함께 역대 랜드로버 모델 중에서 가장 빠른 속도를 기록한 ‘레인지로버 스포츠 SVR’, ‘이보크 SW1’등을 내세웠다. 볼보는 12년 만에 풀 체인지 된 야심작 ‘올 뉴 XC90’을 선보였다. 피아트는 ‘500X’를 통해 SUV의 느낌을 강조했다.
미국 브랜드 중에서는 포드가 다양한 라인업으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차체 크기를 넓히고 2.0리터 및 2.7리터 에코부스트 엔진과 3.5리터 V6 엔진을 장착한 ‘2세대 신형 에지’를 내세운 포드는 ‘몬데오’를 기반으로 선보인 ‘S-맥스’와 ‘포커스’를 기반으로 제작한 ‘C-맥스 페이스리프트’ 등을 앞세우고 있다. 지프는 자사의 첫 소형 SUV인 레니게이드에 16개의 파워트레인을 준비했다.
캐시카이를 통해 유럽에서 확실한 영역을 구축한 닛산은 ‘펄사’를 통해 해치백 시장까지 영향력 확대에 도전한다. 닛산과 같은 일본 브랜드인 도요타는 스형 크로스오버 콘셉트라고 할 수 있는 ‘C-HR 콘셉트’를 선보였다. 혼다는 CR-V보다 작은 소형 크로스 오버 ‘HR-V’를 공개했고, 인피니티는 새로운 플래그십 모델인 ‘Q80 인스퍼레이션’ 콘셉트를 공개했다. 인피니티는 이 외에도 ‘Q70 페이스리프트’를 내세우고 있다. 또한 마쯔다는 이전 세대 모델보다 경량화에 성공한 신형 ‘MX-5’를 등장시켰다.
국내 브랜드, 유럽 공략 본격화
유럽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국내 브랜드들도 야심찬 계획 속에 이번 모터쇼에 나서고 있다. 우선 현대자동차는 신형 ‘i20’을 공개하며 유럽의 주력 시장인 B세그먼트 시장을 더욱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선언했다.
현대차는 이번 파리 모터쇼에서 신형 i20 공개를 시작으로 다음달부터 판매에 들어가며, 판매가 본격화되는 내년부터는 매년 10만대 이상을 판매함으로써 유럽 B세그먼트 시장에서 점유율을 3%대로 끌어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i30 CNG 바이퓨얼’, ‘i40 48V 하이브리드’ 등 연비개선 쇼카와 수소연료전지차 등을 선보이고 있다. 아울러 지난달 24일, ‘2014 하노버 모터쇼’에서 공개하며 벤츠의 스프린터와의 맞대결을 선언했던 ‘H350’도 이번 모터쇼에 등장시켰다. 터키 카르산사(社)에서 CKD(Complete Knock Down) 방식으로 생산할 예정인 ‘H350’은 독일, 이탈리아, 러시아 등 주요 유럽 국가에서 2015년 상반기부터 판매할 계획이며, 최대 170마력의 A엔진(디젤 2.5ℓ)과 고장력강판을 적용해 안정감 있는 주행성능을 자랑한다.
현대차 측은 ‘H350’에 대해 동급 최고 수준의 적재능력을 갖춘 세미보닛 타입의 소형 상용차이며, 유럽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 차종임을 이미 밝힌 바 있다.
기아자동차는 이번에 ‘올 뉴 쏘렌토’를 유럽 프리미어로 선보였다. 또한 ‘벤가’와 ‘프라이드’의 상품성 개선 모델을 배치했다. 기아차의 유럽 전략 차종인 ‘벤가’는 2009년 말 출시된 후 누적 15만대 이상이 판매됐다.
쌍용자동차는 내년 초 출시를 앞둔 글로벌 전략 모델 ‘X100(프로젝트명)’의 양산형 콘셉트카 ‘XIV-Air(에어)’와 ‘XIV-Adventure(어드벤처)’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쌍용차는 두 콘셉트카에서 서로 다른 개성을 강조하면서, 어떠한 환경도 자신만의 스타일로 소화해 내는 ‘X100’의 완성도 높은 디자인과 차급을 뛰어넘는 활용성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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